◇ 길 잃고 방황하는 사람은 함께 모였던 출발지로 되돌아가는 것이 상책

 

▲ 등산길에서 일행과 떨어지면 낙오자가 될 수 있다. 그럴 경우 당황하지 말고 처음 출발했던 장소로 되돌아오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 <사진=영화 ‘조난자들’의 한 장면>
▲ 등산길에서 일행과 떨어지면 낙오자가 될 수 있다. 그럴 경우 당황하지 말고 처음 출발했던 장소로 되돌아오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 <사진=영화 ‘조난자들’의 한 장면>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창립자>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창립자>

등산하는 사람이 가끔은 길을 잃습니다. 함께 떠난 일행에서 이탈해 개인행동을 하게 되는 경우지요.

산길을 걷다 잠깐 한눈을 팔면 도시에서 못 보던 물체들이 유혹을 합니다. 산딸기나 머루, 다래, 아름다운 낙엽, 버섯, 도라지, 다람쥐도 보이고, 더러는 산삼처럼  보이는 희귀한 약초도 눈앞에 홀연히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게 문제입니다. 그런 것들을 보고 자꾸 따라가다 보면 일행과 멀어지게 되고, 낯선 환경에서 방향을 잃어 동서남북 어디가 어딘지 구분이 안 됩니다. 그게 조난사고입니다. 더 심해지면 119헬기가 출동하는 사례까지 발생합니다.

“깊은 산에서 길을 잃으면 어떻게 해야 살아서 돌아올 수 있을까요?”

연세대 교수로 유명한 김동길 박사의 질문입니다. 그는 다시 해답을 제시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모르는 길로 자꾸 들어가지 말고 되돌아 나오라는 것입니다. 처음 출발했던 “원점으로 되돌아가라”는 것입니다. 그것이 초심(初心)으로 회귀하는 길이라고 합니다.

초심은 동료들과 함께 반드시 지리산 정상에 서겠다는 마음의 출발지였습니다. 식량과 텐트, 구급약품과 방한복 등 여러 가지 무거운 짐을 서로 나누어지고, 서로를 격려하며 파이팅을 외쳤던 순간입니다.

하지만 초심을 잃으면 동료들과 떨어져 고생하게 됩니다. 본인의 개인행동이 전체에 피해를 주기도 합니다. 어르신들의 해외관광에서도 조난사고가 가끔 일어난다는 군요. 그래서 현지 관광가이드들은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전 어르신들에게 다음과 같은 안내 멘트를 꼭 한다고 합니다.

“만일 한눈팔다 일행과 떨어지셨을 때 당황해서 여기저기 찾아다니시면 더 못 찾습니다. 그럴 때는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셔서, 지금 이 자리에 그대로 서계셔야 해요. 아시겠지요?”

그렇습니다. 그래야 가이드가 잃어버린 여행객을 찾을 수 있습니다. 조난자가 일행을 찾아 이리저리 움직이면 더 못 찾게 됩니다. 부모가 어린아이를 잃어버리는 경우 역시 아이가 한 곳에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 협동은 함께 걸어가는 길이다. 그것이 인생 여행길의 초심을 잃지 않는 자세다. <사진=블로그 ‘대박 여행속으로’>
▲ 협동은 함께 걸어가는 길이다. 그것이 인생 여행길의 초심을 잃지 않는 자세다. <사진=블로그 ‘대박 여행속으로’>

이유야 어찌되었든 우리 모두는 인생길에서 길을 잃는 경우가 있습니다. 혼자 산삼을 캐러 갔든, 옹달샘으로 물 마시러 갔든 일행과 멀어져 어느새 외톨이가 되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협동과 협력의 기회를 잃게 되는 사례가 나오는 것입니다.

그때 당황하면 정말 길을 잃게 됩니다. 그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게 됩니다. 그럴 때일수록 다시 제 자리로 돌아와 원점에서 새 출발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사람은 함께 살아야 해서 사람입니다. 어떤 일을 하든지 어느 누구와 함께 해야 합니다. 독불장군은 없다는 인식은 공동체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지요.

SNS상에서도 툭하면 단톡방을 나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중심(中心)이 없는 그런 행동이 전체 분위기를 썰렁하게 만듭니다.

‘나가기’를 되풀이하는 ‘떴다방’은 어느 모임에서든 환영받지 못합니다. 누가 내 맘에 안 드는 글을 올렸다고 해서 그때그때마다 ‘나가기’를 한다면 누가 어떤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 사람일수록 ‘집 떠나면 개고생’이라는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혼자는 외롭습니다. 단톡방에서의 가출은 사춘기 청소년 시절에나 하는 일입니다. 따라서 누군가가 <초대하기>를 눌러 불러주면 'ㅇㅋ'하고 되돌아와야 됩니다.

2020년 1월도 이제 중반을 지나고 있습니다. 늦어도 열흘 앞으로 다가온 설날까지는 마음을 다잡을 때입니다. 힘들고 어렵거나 길을 잃고 방황하는 분이 있다면, 처음 길을 떠났던 그 지점으로 다시 와서 생각해보면 길이 보이게 됩니다.

초심으로 함께 돌아갑시다. 지금까지 산길을 헤맸다면 정상을 오르기 위해 함께 모였던 산 아래 그 자리로 되돌아가 2020년 상생협력의 계획을 다시 세웁시다.

협동의 힘은 언제나 위대합니다. 하지만 협동은 혼자 할 수 없습니다. 정상을 향해 길을 함께 걷는 그 자체가 협동의 출발이라는 사실을 곰곰 되새겨볼 때입니다.

독자 여러분! 새해에는 꼭 정상에서 만납시다. 복 많이 받으십시오.

 

◇필자 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국제BM발명특허 취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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