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 세대 여성들, 구매력 상승

 
 

[뷰티한국 최지흥 기자]“베이비부머 세대 여성을 잡아라”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미국 화장품 시장 동향 자료를 통해 미국 화장품 시장에서 미국 베이비 붐 세대(1946-1964 년 사이에 출생, 2017년 기준) 여성들의 구매력이 늘어나면서 타깃 연령대에 변화가 일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실제로 시장조사 기업 SIS 인터내셔널 리서치(SIS International Research)에 따르면, 향후 20년 동안 50세 이상의 사람들이 지출하는 비용은 58% 증가한 4.7조 달러, 동기간 동안 상속받는 재산은 약 15조 달러로 예상되면서 이들이 소비 시장의 떠오르는 큰 손이 될 것이라 기대되고 있다. 이에 약 7,500만명의 미국 베이비 붐 세대를 대상으로 한 뷰티 시장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19년 미국은퇴자협회(AARP)가 약 2,000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50세 이상의 여성들은 화장품 및 개인위생용품에 월 평균 29달러를 소비하며 이들의 연간 화장품 구매비용은 약 220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

특히 베이비붐 여성의 경우 매일 평균적으로 5개의 제품을 사용하고 약 30분 정도의 시간을 피부 관리에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비붐 여성은 노화방지 제품으로 시간을 되돌리려는 것보다 피부, 헤어케어, 건강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느낌과 멋을 강조하는 제품을 원하는 편으로 분석됐다.

또한 이들은 젊은 층보다 외적 아름다움보다 내적 아름다움이 더 중요하다고 느끼며,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업체들은 이러한 노년층의 화장품 소비 특성을 파악해 이들을 타깃으로 한 제품 판매 방식을 바꾸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와 미용 잡지에서도 ‘안티에이징(Anti-aging)’ 개념보다 ‘웰빙과 건강’에 맞춰 제품을 홍보하고 있는 모습이다.

일례로 로레알(L'Oréal)의 글로벌 메이크업 디렉터는 ‘웰니스(Wellness)’가 떠오르면서 피부 노화를 위해 고안된 새로운 메이크업이 더 이상 주름과 결점을 커버하는 것이 아니라 더 건강해 보이도록 피부를 가꾸는 개념으로 보아야 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번 조사 결과 노년층 여성들은 화장품 및 개인위생 업계로부터 소외된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비부머 여성의 74%가 노년층이 제품 광고에서 과소평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조사에 참여한 모든 세대에서도 노년층이 광고에 비중 있게 다루어지지 않는다고 여기는 것으로 인식됐다.

또한 베이비붐 여성의 53%는 미용 산업이 자신들의 나이 또래 소비자들을 염두에 두고 제품을 만들지 않고 ‘부차적인 소비자’로 여긴다 생각하고 있다.

이에 50세 이상의 여성들은 나이에 맞는 제품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40대 이상 여성의 44%가 본인에게 필요한 제품(복수선택)으로 폐경기 및 갱년기용 스킨케어 제품을, 33%는 모발관리 제품을 꼽았다.

그밖에 30%는 바디케어, 28%는 폐경기의 일과성 열감을 해결하는 제품, 25%는 식은땀에 맞는 제품을 찾고 있다.

이러한 니즈를 반영한 제품들도 계속해 출시되고 있다. 베러 낫 영거(Better Not Younger)는 40대 후반 이상 여성들을 위해 출시된 헤어케어 전문 브랜드다.

호르몬 변화로 머리카락과 두피를 보호하는 천연오일이 적어지면서 생기는 건조현상과 그에 따르는 모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총 12가지 제품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다고 해서 베이지색과 같은 무난한 색으로 포장하기보다 다양한 색감을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베러 낫 영거는 출시와 동시에 세포라(Sephora)와 2년 독점 유통권에 합의, 자체 온라인 마켓과 세포라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퍼즈 웰에이징(Pause Well-Aging)은 폐경기 여성의 요구에 맞춰 개발된 스킨케어 브랜드다. 안티에이징이 아닌 ‘웰에이징’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보다 건강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3단계로 구분한 폐경기 단계 모두에 해당되는 여성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제품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폐경기의 열감을 즉각적으로 낮춰줄 수 있는 냉각 미스트 제품을 출시해 주목을 받았으며, 근막 자극용 미용도구를 함께 패키지로 한 세트 제품의 인기가 높다.

한편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이 발표한 프랑스 화장품 시장 동향에 따르면 최근 프랑스에서도 노년의 화장품 구매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주요 타깃 층이 변화되고 있다.

프랑스 국가통계국(INSEE)에 따르면 2050년 프랑스에서는 65세 이상 인구가 20세 미만보다 더 많아지면서 인구의 1/4 이상이 노년층으로 분류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노령층은 평균 이상의 수입과 재력, 구매력을 갖추고 있어 프랑스 실버 산업부문의 성장이 전망되며, 화장품 업계 또한 노년층을 타깃으로 한 고가 화장품을 연달아 출시하고 있다.

시장조사 기업 NPD그룹은 프랑스의 고가(premium) 및 초고가(ultra-premium) 스킨케어 시장에 강력한 성장기회가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175유로 이상 가격의 안티에이징 스킨케어 판매는 2016-2019년 동안 11% 증가했고, 2019년 총 안티에이징 스킨케어 판매의 24%를 차지했다.

그중에서도 350유로 이상 안티에이징 스킨케어 제품 판매는 동기간 동안 59% 증가했으며, 2019년 전체 판매의 8%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고급 화장품 시장 공략을 위해 소위 명품으로 분류되는 브랜드들이 자체 핵심 성분을 앞세우며 고가 화장품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는 추세다.

샤넬(Chanel)은 수블리마지(Sublimage) 라인에서 뤼미에르(Lumière) 크림(360유로)을 출시, 프리미엄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스위스 브랜드 라프레리(La Prairie)는 화이트 캐비어(White Caviar)라인에서 아이크림인 리가드 엑스트라오디네어(Regard Extraordinaire, 499유로)를 새로 출시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라 메르(La Mer)의 르 콘센트레이트(Le Concentré, 50ml 440유로) 세럼도 신제품으로 인기가 높다.

디올(Dior)은 디올 프레스티지(Dior Prestige) 라인에서 르 마이크로-캐비아 드 로즈(Le Micro-Caviar De Rose, 390유로)를 신제품으로 선보이고 제품의 고급스러움과 안티에이징 효과를 부각하기 위해 모델을 중년에 접어든 유명 모델 지젤번천(Gisèle Bündchen)을 선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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