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폐기물 배출 금지법 제정, 폐기물 배출 최소화 화장품 시장 변화

 
 

[뷰티한국 최지흥 기자]프랑스에서는 지난 2월 폐기물 배출 금지법이 제정되면서 무(無)폐기물 운동이 화장품 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프랑스 화장품 시장 동향 자료를 분석한 결과 프랑스에서는 소비자와 기업 모두 폐기물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용량 제품이나 고체 형태의 제품을 적극적으로 생산 및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사용 후 빈 용기를 매장에 가져가 벌크 기계로 제품을 리필하는 방식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전 세계적으로 환경 보호를 위한 무폐기물(zero waste) 운동이 확산되어 왔고, 프랑스 역시 폐기물 감소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고자 하는 움직임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으며, 유럽연합(EU)이 ‘순환경제를 위한 유럽의 플라스틱 배출 전략 2018’을 채택한 이후 프랑스도 ‘폐기물 배출 금지법(LOI ANTI-GASPILLAGE)’을 제정, 2월 10일 공포했다.

화장품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주요 내용으로는 2025년까지 100% 재활용 가능 플라스틱 사용(재사용, 재활용에 대한 지침 설정), 2027년까지 화장품, 세제, 의료기기에 미세 플라스틱 함유 금지, 2040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 금지, 재활용 물질 비율에 대한 제품 라벨링 표시, 재고 상품(화장품 포함)에 대한 매립 및 소각처리 금지(기부나 재활용 처리), 각종 인센티브와 벌금 부과 기준 설정 등이다.

이와 함께 최근 프랑스 소비자들은 세탁, 다목적 케어가 가능한 고체비누를 사용하거나 대용량 제품을 구매하는 등 자발적 참여로 무폐기물 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플라스틱 소비를 대폭 감소하고 비용 절약도 가능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샤워 젤, 샴푸, 치약 등 품목에서 대용량 구매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프랑스의 폐기물 배출 금지법으로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와 판매하지 못한 화장품 재고 처리, 화장품 내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제재가 가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플라스틱 재활용 및 친환경 포장재 사용, 무폐기물을 표방한 화장품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폐기물 화장품으로 가장 보편화된 것이 ‘고체화’한 제품이다. 향수를 비롯해 샴푸, 치약 등 다양한 품목에서 고체 제품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고체제품은 대부분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지 않고 종이 포장되어 있어 친환경적이고, 농축되어 있어 장기간 사용이 가능해 액체 제품보다 가격이 높아도 장기적으로 볼 때 경제적인 가격이라는 것이 업계 의견이다.

최근에는 동물, 꽃, 그래픽 디자인, 패턴 디자인 등 화려하고 다양한 고체 제품이 등장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프랑스 고체 화장품 시장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브랜드는 러쉬(Lush)다. 수제로 만들어지는 러쉬의 고체 화장품들은 화려한 포장을 없앤 네이키드 패키징(Naked Packaging, 불가피한 경우 환경피해 적은 포장재 사용)으로 판매되고 있다.

또한 고체 화장품으로 알려진 주요 브랜드로는 비건 화장품으로 유명한 라마주나(Lamazuna), 시멘트 타일 디자인과 다채로운 마블링 제품으로 알려진 시몽 파리(Ciment Paris), 뛰어난 향으로 인기 있는 브라질 브랜드 그라나도(Granado), 독특한 캐릭터 패키징으로 눈길을 끄는 시크릿 드 프로방스(Secrets De Provence) 등이 있다.

 
 

포장 폐기물이 전혀 나오지 않는 소비 중 하나로 프랑스 화장품 업계는 리필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는 코지(CoZie)로, 페이스 크림, 바디 로션 등 9가지 제품을 리필형태로 판매하고 있다. 1.5유로의 비용으로 재사용 가능한 유리병을 ‘빌려’ 계속 리필할 수 있고 사용한 병은 회수해 세척 센터로 이동, 세척, 건조, 살균 과정을 거쳐 다시 매장으로 보내진다.

2년여의 개발을 통해 탄생한 벌크 기계 ‘라 도즈스(La Dozeuse)’는 현재 유기농 판매점, 무폐기물 운동을 전개 중인 매장 등지에 50여대가 설치되어 있으며 향후 드럭스토어, 화장품 판매점에도 설치할 예정이다.

그밖에 록시땅(L'Occitane)은 일부 프랑스 매장에서 샤워젤을 리필하는 테스트 판매를 진행하고 있으며 유기농 메이크업 브랜드 자오(Zao)는 플라스틱이 아닌 대나무 케이스를 사용하고 리필 가능한 형태로 제작해 무폐기물 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랑콤(Lancôme), 샤넬(Chanel), 뮈글러(Mugler) 등 고급 향수브랜드 또한 프랑스 일부 매장에서 향수 리필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국내 화장품 업계도 친환경 용기사용으로 세계적인 무폐기물 흐름을 같이 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코스맥스 등 주요 국내 화장품 기업은 친환경 플라스틱 개발을 시작하면서 점차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가는 추세다.

화장품 업체들은 100% 재활용 플라스틱, 식물 자원 유래 플라스틱뿐만 아니라 재활용이 용이한 재질로 대체하거나 플라스틱을 대체할 유리 용기, 특수 종이, 틴케이스를 활용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은 “프랑스 진출 시 성분과 효과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이러한 무폐기물, 친환경 용기에 대한 부분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면서 “대다수의 프랑스 소비자들이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화장품 소비에도 친환경을 선호하고 있어 마케팅 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뷰티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