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소비 회복세 접어들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주목되는 제품 ‘변화’

 
 

[뷰티한국 최지흥 기자]코로나19 확산 여파가 국내는 물론 전세계 화장품 시장에 어려움을 가져오는 것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대응으로 큰 변화를 불러 오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 화장품 시장인 중국 역시 새로운 트렌드가 자리 잡히고 있어 주목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위축되었던 중국 화장품 시장이 5월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요 트렌드의 변화로 새로운 화장품 시장 도래가 예고되고 있는 것.

 
 

코트라 중국 베이징무역관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따른 재택근무 및 외출자제로 3월까지 두 자릿수의 낙폭을 보였던 중국 화장품 소비가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일상이 정상을 찾아가며 4월 화장품 소매 증감률이 플러스로 전환된 데 이어 5월에는 두 자릿수에 도달했다. 이는 화장품이 일상생활에서 생필품만큼이나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는 방증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 화장품 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경기둔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고용 불안까지 겹쳐 화장품 소비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이미 중국산과 수입산 화장품 간 과열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업계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화장품시장은 최근 몇 년간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왔고, 2019년 소매규모가 3000억 위안에 육박할 정도로 몸집을 불렸다.

수입시장은 2014년 이후 30% 이상의 성장세를 유지하며 지난해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한국은 2019년 중국 2위 화장품 수입대상국으로 대한 수입규모는 전년대비 15.9% 증가한 30억5000만 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악재로 중국 내 화장품 소매액이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1~4월 화장품 수입도 전년동기대비 1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13년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지난해까지 30%를 상회하던 상황과 대조를 이룬다. 상위 3개국의 증가율이 5%, 한국은 3%를 밑도는 수준이다.

최근 C-뷰티(중국) 약진, J-뷰티(일본) 수입 급증, 글로벌 브랜드들의 가격 인하, 온라인 매장 신설 등으로 중국 화장품시장 경쟁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C-뷰티는 매스티지와 매스시장에서 트렌디한 감성과 디자인, 가성비로 90허우('90년대 이후 출생자)와 3, 4선도시 소비자의 수요에 적극 대응해 왔다.

 
 

또한 중국 전통 중의학을 활용한 제품력과 가격경쟁력으로 40대 소비자를 공략했다. 현지 온라인시장조사기관 Quest Mobile에 따르면 아이섀도와 아이브로펜슬 등 색조 화장품과 로션, 핸드크림, 크렌징용품 등 기초화장품 분야에서도 C-뷰티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에센스, 파운데이션, 에어쿠션 등 분야에서는 프랑스, 미국계 등 글로벌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가 높으며 한국계와 일본계는 스킨과 마스카라 품목에서 타 국가에 비해 우위를 보이고 있다.

럭셔리, 프리미엄시장에서 브랜드 파워와 품질로 승부하던 글로벌 브랜드들이 최근 각종 온라인 판촉행사에서 파격적인 할인을 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지 바이어들은 2019년 광군제 쇼핑 페스티벌에서 글로벌 브랜드들이 판매순위에서 상위권을 휩쓴 이유가 큰 할인폭에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중국에도 새로운 트렌드가 자리매김 하고 있다. 우선 첫 번째는 마스크 착용의 일반화에 따른 아이 메이크업 시장의 성장세다.

마스크 착용이 생활화되면서 마스크에 가려지지 않는 눈 메이크업과 화장 지속력을 높여주는 등 ‘마스크 메이크업(口罩妆)’에 필요한 아이템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시장조사기관 KANTAR WORLDPANEL에 따르면 마스크 메이크업의 필수템인 아이섀도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1월에는 색조화장품 판매순위에서 3위였으나 3월에는 1위를 차지해 3월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8%나 급증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마스크를 착용해도 화장이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관심도 급상승하고 있다.

'메이크업 고정력 향상', '마스크에 화장이 묻는 것을 방지', '투명 메이크업' 등이 최근 화장품시장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함께 무더위 속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므로 ‘피부트러블’이 마스크의 연관 검색어로 등장한다.

올 1분기 기초화장품시장의 키워드는 ‘피부 복원’이다. KANTAR WORLDPANEL의 조사에 따르면 1분기 ‘피부복원용 기초화장품(스킨과 에센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5% 증가했다.

마스크 착용으로 턱과 뺨 주위에 나는 여드름, 뾰루지 같은 트러블을 진정시키는 기초화장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또한 최근 중국에서는 외출이 제한되고 오프라인 매장의 정상적인 영업이 지연되자, 온라인 채널, 특히 소셜 라이브 커머스가 소비자들이 신제품을 파악하고 구매를 결정하는 주요 채널로 자리 잡았다.

라이브 커머스는 타오바오 라이브(直播), 틱톡 등 소셜 채널을 활용해 소비자가 판매자와 실시간으로 대화하며 쇼핑하는 방식이다. 제품 특성을 즉각 파악할 수 있고 소비자들이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 색조화장품의 경우에는 메이크업 효과를 바로 확인할 수도 있어 대세로 떠올랐다.

 
 

실제로 소셜 라이브 마케팅은 최근 중국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쇼핑채널이다. 전통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조회수 대비 구매 전환율은 0.37%에 불과한 데 반해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6~10%, 최상급의 왕훙(网红, 온라인 유명인)이 라이브로 방송을 진행하면 구매전환율이 20%에 달하기 때문이다.

업계는 소셜 라이브 커머스가 화장품, 특히 색조화장품의 주요 쇼핑 채널로 자리 잡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중국 현지 화장품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확산된 언택트(비대면) 소비경향과 90허우('90년대 이후 출생자)의 요구를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현지 대표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 관계자는 “90허우가 중국 화장품 시장, 특히 색조화장품 시장의 주력군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90허우의 수요를 파악하고 혁신능력과 제품 출시속도의 향상이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 화장품시장에서 살아남는 관건”이라고 밝혔다.

 
 

또한 신1선 도시와 2~3선 도시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Quest Mobile에 따르면 중국 색조화장품의 주력 소비군은 1선 도시에 약 13% 분포된 반면, 50% 이상이 신1선 도시와 2~3선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베이징, 상하이와 같은 1선도시보다 항저우, 쑤저우 등 신1선 도시와 2~3선 도시 시장을 면밀히 분석해봐야 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뷰티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