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와 강자의 결정은 노예도덕과 주인도덕 중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

헤겔에서 정점을 찍은 관념철학 이후 과거의 전통적인 철학을 거부하면서 망치로 철학하는 독특한 철인이 등장했는데 그가 바로 니체(F. W. Nietzsche, 1844~1900)다. 이번 기회에 스스로 '나는 다이너마이트다'라고 고백하면서 하나의 논박서로 쓴 <도덕의 계보학>을 중심으로 니체의 사유 세계와 그 의의를 살펴보고자 한다.

도덕적 선입견에 대한 출처의 해체가 핵심 주제로써, 칸트의 형이상학(도덕의 기원을 신에게 요청하면서 정언명법을 세운 것)과는 달리, 니체는 신학을 해체하고 온전히 인간학의 관점에서 역사적, 사회적으로 선악의 기원을 풀고자 했다. 흥미롭게도 이솝 우화 중의 하나가 깊이있게 사유해볼 만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 “천국에 보내주겠다”며 교회가 천당행 면죄부를 팔던 중세시대 강자들의 도덕관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현실을 보고 “신은 죽었다”고 선언했던 니체. 그는 生철학적 관점에서 타인을 악한 사람으로 심판하지 말 것을 강조한다. 자신이 선한 양, 피해자가 되는 노예감정에 사로잡히면, 스스로 약자로 전락해 노예의 삶을 살게 된다는 경고다. 이 같은 선과 악. 미와 추, 흑과 백의 대립감정을 치유하는 사회약료(방안)가 바로 당신(U)이 최고(VIP)라는 유빕(UVIP)사회다. (편집자註)
▲ “천국에 보내주겠다”며 교회가 천당행 면죄부를 팔던 중세시대 강자들의 도덕관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현실을 보고 “신은 죽었다”고 선언했던 니체. 그는 生철학적 관점에서 타인을 악한 사람으로 심판하지 말 것을 강조한다. 자신이 선한 양, 피해자가 되는 노예감정에 사로잡히면, 스스로 약자로 전락해 노예의 삶을 살게 된다는 경고다. 이 같은 선과 악. 미와 추, 흑과 백의 대립감정을 치유하는 사회약료(방안)가 바로 당신(U)이 최고(VIP)라는 유빕(UVIP)사회다. (편집자註)

◇ 이솝 우화 : '여우와 신 포도' 

여우가 길을 가다가 담장이 높은 곳에 있는 포도나무를 보았다.

포도나무에 포도가 주렁주렁 달려 있지만 여우의 키보다 높은 곳에 포도가 달려 있어 따 먹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여우는 주변 친구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하고 돌아다닌다.

"저기 달린 포도는 틀림없이 실 거야. 시어서 먹을 수가 없을 거야.”

즉 자기 능력이 부족해서 얻지 못한 것을 원치 않아서 갖지 않는 것처럼 변명을 하고 다닌 것이다.

◇ 도덕의 계보학 : '도덕은 해석이다' 

니체는 도덕을 주인도덕과 노예도덕으로 구분한다. 그리고 좋음과 나쁨이 주인도덕에서, 선과 악이 노예도덕에서 나온 것임을 주장한다.

예컨대 지배자(주인)-피지배자(노예)의 관계에서, 하이픈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의미한다. 즉 피지배자에 대한 지배자의 파토스('거리의 파토스' 혹은 지배의 가치평가)가 작동하였기에, 힘 있는 자들에게 유리하도록 일상에서 좋음과 나쁨이 구분되었다고 본다.

특히 니체가 주력한 어원 분석에 따르면 좋은 말은 죄다 힘 있는 자들에게 속한 것이었다. 고로 주인도덕에 의하여 지배자가 곧 선한 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오늘날 정의란 강자의 이익처럼. 이는 지배의 논리에 의하여 교묘하게 좋음과 나쁨, 선악의 사이에 억압과 은폐가, 나아가 존재 배후에 비존재가 있음을 폭로한 것이다.

한편 고대 로마 시대에 로마 제국의 지배를 받던 유대인은 줄곧 빈곤에 허덕였고 부와 권력을 거머쥔 로마인을 선망하면서도 증오했다. 그들은 복수를 하기 위해 神을 만들었다. 그리하여 로마인은 풍요로운데 그들은 가난으로 고통 받고 있지만 외려 천국에 갈 수 있는 것은 자기들 쪽이라고 믿었다.

부자와 권력자들은 神에게 미움을 받고 있기에 천국에 갈 수 없다는, 결코 善하지 않은 논리를 세웠다. 즉 니체는, 약자인 유대인들이 강자인 로마인보다 상위에 있는 가공의 神을 창조함으로써 현실 세계의 강자와 약자를 역전시켜 심리적인 복수를 꾀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처럼 유대교의 종교도덕을 따르는 약한 자들이 '원한감정'(르상티망 ressentiment)을 바탕으로 한 노예도덕을 산출함으로써 도덕의 가치가 전도되었기에 그 "전율할 만한 역설(모순)"을 밝히는 <도덕의 계보학>을 저술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요컨대 이 책은 도덕의 기원에 대한 많은 가설적 성격의 주장 때문에, 사회학·정신분석·실존철학·경제학 등의 관점을 서로 교차시키고 보완ㆍ적용하며, 이론 수립을 위한 증거들을 이 영역의 지식들로부터 찾아보려고 했지만 계통의 복잡성으로 인해 끝까지 가설적 특징을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사실이라고 말하는 모든 것들이 실제로는 당대의 사람들이 사실에 대해 접근하는 관점과 그러한 관점을 결정하는 무수한 중층들에 달려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도덕이란 삶의 모든 부분에서 강한 자라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기는 자가 강한 것임을 나타내는 '힘에의 의지의 상승활동'이란 점을 시사하고 있다.

◇ <유빕사회>는 월드클래스 칼럼 

오늘날 개인의 생각이나 아이디어가 보편적임을 증명하는 방법은 기술에 관한 것이면 특허를 내는 것이고, 순수 사유라면 책이나 논문 혹은 칼럼으로 세계적 권위가 있는 출판사나 국제 학술지에 등재하는 일이다.

2015년, "보이지 않는" 사회약(Social Medicine)과 그 치료의 방법론을 주창한 <사회약료(Therapy of Social Medicine)>가 영문판으로 처음 국제사회에 등장한 이후, 5년만인 올해에 사회약료를 바탕으로 전개한 필자의 칼럼이 다시 영향력 있는 국제학술지에 게재되는 일이 일어남으로써 필자의 생각이 보편성을 지녔고 일회적 성격의 우연이 아니라는 사실을 재확인시켜주는 낭보가 지난 주에 들어왔다.

즉 <유빕사회 1호>가 영문으로 번역되어 WJPLS(세계약학생명과학저널 World Journal of Pharmaceutical and Life Science) 7월호의 종설 논문(Review Article)에 등재됨으로써 전 세계적으로 보급될 전망이다.

필자가 뷰티한국에 칼럼을 시작하면서 나름대로 '한국사회에 고함'이라는 부제를 달았는데 이는 사회약료를 집필할 때처럼 처음부터 인아사건('인류를 아름답게 사회를 건강하게')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경험과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현대의료를 핵심(현상계)으로 보고 이론중심의 사회약료를 여백(초감성계)으로 하여 필자가 그린 한 장의 그림('사회약료')은, 2015년 당시만 해도 어렴풋이 보였으나 이번 코로나19로 현대의료가 한계를 드러내면서 더욱 선명해졌다.

니체(푸코)가 주장하듯이, 각 시대마다 "보이지 않는" 더 큰 힘('역사의 무의식')이 작동한다고 보았을 때, 16~17세기의 과학혁명 이후 질주해온 과학만능주의라는 우물안 개구리식의 닫힌 시각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함을 경고 받은 것이다. 고로 '포스트 코로나19'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칸트의 명제를 되새겨 보아야 한다 : '직관 없는 개념은 공허하고,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

특히 칼럼 첫 호의 내용은 '막힘없이 전 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다(觀基會通.관기회통)'고 보았기에 국제학술지의 문을 두드렸고, 소위 '인정투쟁'에서 타자의 인정을 확보함으로써 월드클래스의 칼럼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된 것이다. 고로 이제는 말할 수 있다 : '한국사회에 고함'에서 '지구촌에 고함'까지 유빕사회를 향한 목소리를 내보내는 영혼의 송신탑이 훨씬 드높아지고 푸른 빛이 더해졌다고.

강자도 약자도 아닌, 위대한 자는 본질을 꿰뚫고 시간을 창조한다. 욕망의 현대사회에서 르상티망이 아닌 푸르름으로 도전하는 자의 삶은 늘 '비긴 어게인'이고 청춘이다. 中正之道 恒心恒身(중정지도 항심항신)

▲ 필자 한병현 : 서울대 약학대학 및 동 대학원 졸. 미국 아이오와대 사회약학 박사. 前한국보건산업진흥원 사업단장. 前아시아약학연맹(FAPA) 사회약학분과위원장. 前사회약학연구회 회장. 前대통령자문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 위원. 국제학술지 ‘AIMS Medical Science’ 前객원편집장. 現유빕공동체 대표. 現압구정 예주약국 대표. 現BOC(방앤옥컨설팅) 감사.
▲ 필자 한병현 : 서울대 약학대학 및 동 대학원 졸. 미국 아이오와대 사회약학 박사. 前한국보건산업진흥원 사업단장. 前아시아약학연맹(FAPA) 사회약학분과위원장. 前사회약학연구회 회장. 前대통령자문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 위원. 국제학술지 ‘AIMS Medical Science’ 前객원편집장. 現유빕공동체 대표. 現압구정 예주약국 대표. 現BOC(방앤옥컨설팅)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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