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이루어진다. ‘유빕’은 어두운 욕망을 희망의 꿈으로 치유하는 인식전환 운동이다.

인류사에 빛나는 삼대 어록(三大 語錄)을 꼽는다면, '모든 것은 사랑이다'(예수), '모든 것은 투쟁이다'(마르크스), 그리고 '모든 것은 무의식이다'(프로이트)로 정리할 수 있다. 

자연만이 아니라 인간 사회나 의식도 단순하고 근원적인 요소의 영향을 받는 구조를 통해 분석 · 설명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바로 구조주의다. 

필자는 이 결정론적 구조주의에 입각하여 약(藥.Medicine)의 세계를 약물(Drug)과 사회약(Social Medicine)으로 이원화시킴으로써 6,000년간 지속되어온 약물의 독점체계를 해체하였다. 

또한 약은 약물의 영역 너머에도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의 발견과 함께, 코로나 사태와 같은 비상시국에서는 외려 약물 보다 사회약이 더 큰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거대 담론을 지구촌에 설파하고 있다. 연약한 담쟁이 넝쿨이 마침내 콘크리트 벽을 넘어선 것처럼. 

동일선상의 구조주의적 관점에서 프로이트(Sigmund Freud,1856~1939)의 사유체계는 전기와 후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전기에서는 의식, 前의식, 無의식을 주장했고(전의식과 무의식 사이에 검열이 있다고 전제함), 후기에서는 新개념인 '리비도'(Libido 性本能)를 바탕으로 이들을 이드, 자아, 초자아로 수정했다. 

사실 칸트로부터 비롯된 관념철학은 늘 이성에의 의지의 철학이었다. 단적으로 헤겔의 '정신'은 맨정신이 아닌 神적 이성이다. 달도 차면 기울듯이, 서양철학에서 이성이 극에 달하자, 주역의 일음일양지위도(一陰一陽之謂道)나 반전종시(反轉終始)처럼 니체가 나타나서 이성이라는 재료로 쌓아올린 근대의 가치체계를 무너뜨리기 시작했고 이어서 프로이트가 등장하여 가속페달을 밟았다. 

니체는 주인도덕을 설명하면서 지배의 논리에 의하여 교묘하게 좋음과 나쁨, 선악의 사이에 억압과 은폐가, 나아가 존재 배후에 비존재가 있음을 폭로했다. 평행이론처럼, 프로이트도 정신분석학의 창시자로서 의식의 '소원성취'(혹은 '소망충족')를 위한 지배논리를 통하여 교묘하게 억압과 은폐가 일어남을 밝혔는데 이로써 의식의 배후에 무의식이 존재함을 최초로 발견한 것이다: '꿈은 무의식에 이르는 왕도(王道)다.' 

 

▲ 정신분석의 창시자로 지목되는 프로이트. 오스트리아 출생의 유대인이다. 무의식과 억압의 방어 기제에 대한 이론과 정신분석학적 임상 치료 방식을 창안한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남성적인 입장에서 성욕을 인간 동기 부여의 에너지로 새롭게 정의, 삶을 향한 성의 욕구와 죽음을 향한 공격성의 본능을 제시하기도 했다.
▲ 정신분석의 창시자로 지목되는 프로이트. 오스트리아 출생의 유대인이다. 무의식과 억압의 방어 기제에 대한 이론과 정신분석학적 임상 치료 방식을 창안한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남성적인 입장에서 성욕을 인간 동기 부여의 에너지로 새롭게 정의, 삶을 향한 성의 욕구와 죽음을 향한 공격성의 본능을 제시하기도 했다.

 

◇ 꿈의 해석 : 전치와 압축 

우리는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할 수 없을 때 정신에 병이 든다. 의사로서 해부학을 바탕으로 치료할 수 없는 질병이 있다는 사실에 놀란 프로이트는, 이후 꿈을 분석함으로써 정신병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정신분석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를 무의식을 통하여 통찰했던 것이다. 

모든 사람은 꿈을 꾼다. 그리고 이것은 아주 중요한 정신적 행위다. 그러나 그 꿈이 일반화될 수 없다는 점에서 꿈의 해석은 어디까지나 보편화될 수 없는 개별 사안이다. 고로 <꿈의 해석>은 그 과정과 의미를 (의식과) 무의식을 동원하여 ‘과학적으로’ 풀고자 하는 정신분석적 접근방법의 책이지, '꿈보다 해몽'이라는 식으로 무당이 점을 쳐서 꿈을 통하여 길흉을 미리 알아보는 일과는 거리가 멀다. 

프로이트에게 무의식은 억압된 정신이고, 이것은 꿈을 통해 드러난다. 그는 꿈의 잠재적 내용(꿈사고)과 현시적 내용을 서로 다른 언어로 간주하고 번역의 문제를 제기한다. 꿈사고를 꿈내용으로 번역하는 것이 꿈작업(dream work)이며 꿈의 본질인 것이다. 

꿈에서는 하나의 개념이나 이미지 속에 이것을 대체할 수 있는 요소들이 잠재적 형태로 압축되어 있다. 의미는 이런 잠재적 요소들과의 차이에 의해 생긴다. 그는 이것을 중층결정(overdetermination)이라 불렀다. 꿈속에서 의미는 중층결정되어 있을 뿐 아니라 꿈사고와는 전혀 다른 '중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침대보다도 더 큰 빗과 잔이 꿈에 보였다면 이는 전치에 해당한다. 전치(displacement)란 이미지의 '중심 이동'을 말하며, 이미지 안에는 정동이 포함된다. 여기서 정동(affect)이란 주관적 경험, 인지적 요소 그리고 생리적 요소를 포함하는 복합적인 심리생리학적 상태를 뜻하는데 중요하지 않은 것을 중요한 것처럼 과장함으로써 검열을 피하는 꿈의 '왜곡 메커니즘' 중의 하나다. 

한편 압축(condensation)과 관련하여 그는 자신의 꿈을 사례로 들어 설명했다. 즉 꿈에서 그는 식물학 관련 연구논문을 집필했다. 그리고 그 논문을 열고 내용을 훑어보니 원색 삽화들과 말린 식물표본이 잔뜩 들어 있었다. 이것이 그가 꾼 꿈 내용의 전부이다. 

그러고보니 그 전날 그가 서점에 들러 잠깐 식물학에 관한 책을 본 기억이 떠올랐다. 그러나 프로이트는 식물학자는 아니다. 또한 천연색 삽화는 어린이용 동화책에나 나오는 것으로 학술논문에 등재되는 경우는 드물고 비웃음을 살만하다. 그리고 말린 식물표본이 들어가 있는 것도 이해하기가 어렵고 초현실적 그림으로 그려질 만하다. 

결국 프로이트는 여러 가지의 에피소드를 종합하여 이 꿈을 해석했다. 먼저 그가  오랫동안 연구해온 것은 '코카인'이었다. 

일생동안 소위 "잘 나가는" 의사 혹은 학자가 아니었던 프로이트는, 노벨상을 염두에 두고 마취제로써 신약(New Drug)을 개발하고자 의욕적으로 동료의사에게 '코카인'을 과량으로 사용했다가 사망하는 사고(실수)가 일어나는 바람에 그 꿈이 실패로 끝난 적이 있었다. 

또한 어릴 때 그는 부모로부터 아주 멋진 원색 삽화의 동화책을 선물로 받고 꿈을 키운 적이 있기에 원색 삽화는 그의 야망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게다가 꽃에 대한 이야기도 포함된다. 어릴 때 가정에서 금지옥엽처럼 특별한 대우를 받고 자란 그가 50세가 다 되도록, (돈이 없어서 6년간 연애하고 결혼한) 아내에게 꽃도 하나 변변히 사주지 못했고, 교수도 아닌데다가, 저술한 책과 발표한 논문마저도 학계의 인정을 받지 못했다. 그의 꿈속에서 화려한 원색 삽화와 식물 표본이 다수 나타난 이유는 이처럼 여러 가지가 함께 작용한 것이다. 

요컨대 헤겔이 설파한, '삶은 인정투쟁'이란 명제가 프로이트에게도 절절하게 다가왔고 "무의식적으로" 인정투쟁에서의 실패와 좌절감이 꿈('소원성취')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처럼 꿈은 전치와 압축을 자유자재로 구사하기 때문에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가면인 것이다. 그리고 전치와 압축은 무의식에서 의식으로 내보내는 가장 안전하고('검열회피') 효율적인('대용량 이미지파일 저장') 수단임을 알 수 있다. 

◇ 욕망의 시대: '중심 이동'이 필수(中正) 

현대 철학자 블로흐(Ernst Bloch)는 무의식 보다 전의식에 토대를 둠으로써 프로이트의 어두운 무의식을 밝은 전의식으로 재해석하고 스탈린 치하에서 교조주의를 비판하면서 어떠한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가질 것을 역설했다. 

오늘날 포스트모더니즘적 관점에서 욕망이 대세라고해서 야인시대나 야만사회를 소망하지는 않는다. 유빕사회라는 新개념을 '중심'으로, 우리도 어두운 욕망을 밝은 희망의 꿈으로 이동시키고 이를 '중정'(中正)으로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 꿈이 없는 개인과 사회는 미래도 없기 때문이다.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땅 위의 길과 같다.
기실 땅 위에는 본래 길이 없지만, 다니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 곳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 루쉰의 《고향》중에서 -

 

▲ 필자 한병현 : 서울대 약학대학 및 동 대학원 졸. 미국 아이오와대 사회약학 박사. 前한국보건산업진흥원 사업단장. 前아시아약학연맹(FAPA) 사회약학분과위원장. 前사회약학연구회 회장. 前대통령자문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 위원. 국제학술지 ‘AIMS Medical Science’ 前객원편집장. 現유빕공동체 대표. 現압구정 예주약국 대표. 現BOC(방앤옥컨설팅) 감사.
▲ 필자 한병현 : 서울대 약학대학 및 동 대학원 졸. 미국 아이오와대 사회약학 박사. 前한국보건산업진흥원 사업단장. 前아시아약학연맹(FAPA) 사회약학분과위원장. 前사회약학연구회 회장. 前대통령자문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 위원. 국제학술지 ‘AIMS Medical Science’ 前객원편집장. 現유빕공동체 대표. 現압구정 예주약국 대표. 現BOC(방앤옥컨설팅)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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