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코리아도전기 - 드디어 두근거리는 대회당일!

▲ 미스코리아 2010 당선자
▲ 미스코리아 2010 당선자
<미스코리아 2010 한국대회> 미스코리아도전기 - 드디어 두근거리는 대회당일!

기다리던 시간이 오고야 말았다. 오늘 모든 게 결정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갈 수도 있고, 어쩌면 좌절과 절망을 맛보고 또 다른 꿈을 향해 나아가는, 이왕이면 전자이면 좋겠다.

아침부터 미용실에 들러 헤어, 메이크업을 마친 뒤 대회 장소로 향했다. 무대 뒤에 한명의 헬퍼가 같이 들어갈 수 있어서 엄마를 데리고 갔다. 무대 뒤 좁은 곳에서 우리들끼리 하는 보이지 않는 경쟁이, 그리고 딸이 꼭 뽑히기를 바라는 엄마들의 마음이 느껴졌다.

대회가 이루어지기전 오전에 사전심사가 이루어졌다. 13명 정도 되는 심사위원들 앞에서 일대일 심사가 이루어졌는데, 얼마나 떨렸는지 모른다. 어쩌면 여기서 모든 게 결정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날 부담스럽게 했지만 최대한 여유를 잃지 않고 미소를 보이며 심사에 임했다.

저녁 7시가 되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대회가 시작되었다. 월드컵 기간이었던지라 오프닝은 월드컵 응원 댄스로 시작했다. 무대에 서는 건 떨리지 않았지만 핫팬츠, 탱크 탑, 하이힐을 신고 춤을 춘다는 게 나에게는 어색 그 자체였다.

안무가 끝나자마자 부리나케 무대 뒤로 가 드레스로 갈아입었다. 다음 순서는 한 명씩 무대 앞으로 나가서 자기소개를 해야 하는데 나는 멘트를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계속 머릿속으로 되뇌었다.

내 차례를 기다리면서 다른 참가자들의 소개를 듣는데, 떨지 않고 정말 잘해서 놀랐다. 난 학교 공연을 통해 무대에 자주 서봤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는 떨지 않고 잘하리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내가 제일 떠는 것 같았다.

드디어 내 앞 번호가 자기소개를 하기 위해 앞으로 나갔고 난 마지막으로 내 멘트를 머릿속으로 정리하는데 순간 너무 떨렸던 탓인지 갑자기 머릿속이 새하얘져 할 말이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심장은 터질 만큼 쿵쾅거리고 눈물이 곧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

짧지만 너무나 길게 느껴졌던 1분도 안 되는 그 시간동안 간신히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하며 내 소개멘트를 떠올렸다. 내 이름이 호명되기 바로 전, 너무나도 다행스럽게 내가 준비했던 멘트가 떠올라 최대한 마음을 가다듬고 앞으로 나가서 준비했던 말을 자연스럽게 했다.

겉으로는 최대한 자신 있고 당당하게 보이려고 애썼지만 속에서는 심장이 쿵쾅거리고 난리도 아니었다. 하이힐 신고 장시간 서 있는 것도, 계속 웃고 있는 것도 정말 힘들었다. 그렇게 두 시간 정도 지났을까. 1차로 15명이 호명되었고, 무대 뒤에서 내 번호가 호명되길 간절히 빌며 내 이름을 기다렸다.

‘참가번호 11번 하현정’ 아! 1차 합격이다. 너무 행복한 마음에 무대 앞으로 나갔다. 가수 알렉스가 축하공연으로 노래를 부르며 꽃다발을 나눠주는데 기분 탓인지 노래도 너무 감미롭게 느껴졌다.

노래가 끝나고 한 명씩 질문에 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 시간도 무척이나 떨렸다. 내게 받은 질문은 ‘만약 타임머신이 있다면 언제로 돌아가 무엇을 하고 싶은가’였다. 난 다른 친구들과 달리 건강한(통통하다고 내 입으로 말하고 싶지 않았다) 몸인데 대회전으로 돌아간다면 몸매관리를 한 다음 다시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 내가 다른 친구들과 가장 비교되는 건 자칫 자기관리를 안 한 것처럼 보일 수 있는 몸매였기 때문이다. 질의응답 시간이 끝나고 여섯 명을 호명하는 순간이 왔다. 앞을 바라보며 웃고 있지만 정말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었다.

사람들 사이로 보이는 큰 이모와 작은 이모. 그리고 저 멀리 맨 뒤에서 지켜보고 있는 엄마. 내 이름이 불리기를 얼마나 간절히 빌었는지 모른다. ‘참가번호 11번 하현정’! 너무나 감격스럽게도 난 지역 타이틀을 얻었고, 드디어 해냈다는 생각에 너무나 행복했다.

그 때부터 참아왔던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엄마도 나처럼 감격의 눈물을 흘리셨다. 나에게 이런 영광과 기회를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했다. 꿈인지 생시인지 몰라 집으로 돌아와서 트로피와 견장이 닳도록 계속 쳐다보았다.

 
 

*하현정 씨는 본선대회에서 미스코리아 2010 미로 선발되었습니다.
*다음회부터는 미스코리아 2010 미로 출전한 국제대회 도전기가 이어집니다.
*이 연재는 2010 미스코리아 미 하현정 씨가 2011년에 작성한 내용입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뷰티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