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팀에서는 클린업 트리오를 위해 다섯 번째의 강타자가 중요... 5번 타자로 뛰는 당신도 유빕(UVIP)이다

 

원초세계(原初世界)란 인간과 자연이 분리되기 ‘이전’의 순수 자연의 세계를 말한다. 즉 자연과 인간이 미분화된 상태에서 조화를 이루는, 무질서한 본질의 세계다. 

이처럼 원초세계를 천착하여 현대 철학에서 라캉의 전제(專制. 독재)로부터 벗어난 철학자가 있다. 

 

▲ 줄리아 크리스테바(Julia Kristeva, 1941~ ). 언어와 주체, 그리고 사랑을 인간 실존의 근본 문제로 제기하는 불가리아 출신의 프랑스 정신분석학자, 기호학자, 언어학자. 파리7대학 교수를 역임하며 학부 과정에서는 언어학 개론을 가르치고, 대학원생들에게는 프루스트를 강의했다. 또한 종합병원에서 근무한 정신분석 의사이기도 하다. 가장 중요한 활동은 저술로 매년 문학 비평 관계 저서와 정신분석 관계 책을 출판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세미나와 강연회를 열고 있다. 폭넓은 주제를 언제나 완벽한 설득력을 바탕으로 공감을 일으키고 있어 ‘세계 지성문화계의 별’이라는 평을 듣는다. (자료=이화여자대학교 출판부 서평)
▲ 줄리아 크리스테바(Julia Kristeva, 1941~ ). 언어와 주체, 그리고 사랑을 인간 실존의 근본 문제로 제기하는 불가리아 출신의 프랑스 정신분석학자, 기호학자, 언어학자. 파리7대학 교수를 역임하며 학부 과정에서는 언어학 개론을 가르치고, 대학원생들에게는 프루스트를 강의했다. 또한 종합병원에서 근무한 정신분석 의사이기도 하다. 가장 중요한 활동은 저술로 매년 문학 비평 관계 저서와 정신분석 관계 책을 출판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세미나와 강연회를 열고 있다. 폭넓은 주제를 언제나 완벽한 설득력을 바탕으로 공감을 일으키고 있어 ‘세계 지성문화계의 별’이라는 평을 듣는다. (자료=이화여자대학교 출판부 서평)

 

라캉이 주창한 무의식 3계(상상계ㆍ상징계ㆍ실재계)를 독창적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의식과 무의식으로 구분되기 ‘이전’의 원초세계인 '기호계(the semiotic)'를 발견하여 자신의 독특한 사유를 전개한 철학자이자 문학 이론가요, 정신분석 의사가 바로 줄리아 크리스테바이다. 

크리스테바는 경계인이다. 프랑스어를 사용하고 프랑스에서 활동하지만 그녀는 불가리아 태생이며 남성이 아닌 여성이라는 점,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사유하는 점 등에서 크리스테바의 경계인적 기질을 잘 드러낸다. 

우리는, 본질적으로, 어머니의 몸에서 태어난다. 여성으로서 이에 주목한 그녀는, 남성 중심의 사유체계를 확립한 라캉(무의식계의 4번 타자. 프로이트, 소쉬르, 야콥슨의 다음 순서)의 상상계와 상징계를 재구성함으로써 모성중심의 기호계를 주창, 5번 타자로 등장하여 현대철학의 중심이동을 시도하고 있다. 

 

◇ 기호계는 원초세계다 

 

크리스테바는 라캉을 공유하나 라캉을 넘어선다. 그녀는 기호학을 바탕으로 라캉의 정신분석, 헤겔의 변증법, 바흐친의 대화주의, 그리고 페미니즘 등 서로 분리되어 이질적인 사유들을 융ㆍ복합시킨, 특유의 사유 체계를 가지고 있다. 

즉 그녀의 주체 이론은 라캉의 그것과 유사하나 라캉의 거울자아 이론과 3계 도식(상상계ㆍ상징계ㆍ실재계)을 비판적으로 수용하여 거울자아 이론에 아브젝시옹(abjection)을 추가하고, 3계 도식을 기호계와 상징계로 대체함으로써 '섬뜩함과 이끌림'의 반전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기호적인 것은 여성적이고 상징적인 것은 남성적이다. 단적으로 라캉의 상징계는 가부장적 아버지의 질서를 대변한다. 

반면에 기호계는 원초적 충동들이 모여있는 상징계 "바깥"의 세계로서, 前 오이디푸스 단계에서 주체가 자신의 리비도적 에너지와 (욕망 "이전의") 충동을 표현하고 방출하는 의미작용의 한 방식을 말한다. 

가능성이란 이미 하나의 방향성으로 선택된 경우이나, 잠재성이란 아직 방향이 결정되지 않은 모든 가능성이다(들뢰즈). 기호계는 그녀에게 그런 잠재성을 지닌 카오스모스(chaosmos)로 보인다. 

문제는 이 기호계가 주체의 언어적 실천과정에 지속적으로 개입하여 상징계와 변증법적ㆍ상호텍스트적 관계(융ㆍ복합화)를 형성하면서 의미를 생산한다는 데 있다. 

고로 그녀는 '코라'(chora. 혼돈/무질서)라는 개념을 도입한다. 기호계의 핵심인 코라는 생성의 원천이자 저장소이다. 크리스테바의 주체는 기호계와 상징계가 끊임없이 얽히고설키며 생성되어 가는 역동적 주체다. 

즉 유아와 아버지와의 관계 이전에 이미 어머니와 유아의 관계가 일차적이라고 보았기에 유아가 점차 성장하여 말을 배워서 진입하는 언어, 상징계 이전에 코라가 있다고 본 것이다. 

또한 기호계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상징계의 영원한 반려로 남아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즉 기호계의 유입은 상징적인 언어의 이질적 타자로 정의될 때, '시적 언어의 혁명'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여기서 그녀가 말한 '시적 언어의 혁명'이란, (바흐친의 '카니발적 담론'처럼), 규범적 문법과 의미론에 검열되고 규제되는 상징적인 언어를 위반하고 분열시킴으로써 상징적인 언어로 작동되는 사회문화적 질서를 전복하고 혁신할 수 있음을 뜻한다.

 

 

▲ 국내의 한 출판사가 번역 발간한 줄리아 크리스테바 대표작 중의 하나인 『시적 언어의 혁명』. 프랑스의 언어학자이자 정신분석가인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시는 언어를 통해 외부와 동일시된 주체성으로부터 벗어나는 투쟁”이라는 것이다. 즉 “시란 언어를 지배하는 사회에 대한 저항이자, 그 과정을 통해 주체성을 새롭게 조정해나가는 것”이라는 입장이다.(자료=daum 블로그 나의 공간)
▲ 국내의 한 출판사가 번역 발간한 줄리아 크리스테바 대표작 중의 하나인 『시적 언어의 혁명』. 프랑스의 언어학자이자 정신분석가인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시는 언어를 통해 외부와 동일시된 주체성으로부터 벗어나는 투쟁”이라는 것이다. 즉 “시란 언어를 지배하는 사회에 대한 저항이자, 그 과정을 통해 주체성을 새롭게 조정해나가는 것”이라는 입장이다.(자료=daum 블로그 나의 공간)

  


◇ 아브젝시옹(abjection)과 아브젝트(abject) 

 

라캉에 의하면, 인간은 생후 6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확인한 후 세상과 분리된 주체로 서게 된다. 

크리스테바는 라캉의 이해가 옳지만 ‘거울자아’만으로 주체성립이 가능하지 않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아브젝시옹(abjection) 과정이 필요하므로. 

아브젝시옹은 상징계가 요구하는 적절한 주체가 되기 위해, 즉 안정된 정체성을 확보하고자 이질적이고 위협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것들을 거부하고 추방하는 심리적 현상을 의미한다. 

이처럼 아브젝시옹은 상징계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주체가 혐오하는 사물을 배격하는 과정이다. 예컨대 유아에게 응고된 우유나 똥, 시체, 토사물을 들 수 있다. 주목할 점은 어머니 역시 아브젝시옹의 대상이라는 것이 크리스테바의 주장이다. 

이처럼 유아가 아브젝시옹의 과정을 통해 세상으로부터 분리해가는 과정 속에는 어머니로부터의 독립이 포함된다. 

이 과정에서 버려진 것들 ㅡ 상징계의 기표연쇄에서 풀려난 기표들 ㅡ 경계 "바깥"으로 제외된 도착적인 것들이 아브젝트(abject)이다. 고로 이것은 라캉의 오브제아(욕망의 대상 a)가 아니다. 

즉 주체는 자신의 아브젝트를 배제ㆍ추방함으로써 그 경계를 통해 주체로서의 특권적 위치를 구현하고, 사회 역시 경계를 설정하고 반사회적 요소들을 제거하거나 억압함으로써 질서를 확립한다. 

그녀는 상징계가 경계의 "바깥"으로 몰아내려 한 바로 이 (무의식의 괴물과 같은) 아브젝트의 현존과 그것의 전복적인 혹은 도착적인 작용에 주목한다. 

그 결과, 주체의 정체성과 사회의 질서는 아브젝트의 전복적인 힘 앞에서 언제나 불안정과 무질서의 위협을 받음과 함께, 그 덕으로 자기동일적 폐쇄성과 규범화된 지배적인 삶의 억압에서 벗어날 수 있는 변화 가능성, 즉 "위협과 매력의 이중성"을 잃지 않는 것임을 역설하면서 결국 아브젝트는 '승화'로 귀결된다. 

요컨대 우리 안의 아브젝트, 숭고한 동시에 광적이고 이질적인 타자성의 수용이야말로 주체의 쇄신과 현실의 변혁에 필수임을 기억하라는 것이다. 

어느 야구팀이든지 클린업 트리오를 위하여 다섯 번째의 강타자가 중요하다. 5번 타자로 뛰는 당신도 유빕(UVIP)이다. 

 

▲ 저자 한병현 : 서울대 약학대학 및 동 대학원 졸. 미국 아이오와대 사회약학 박사. 前한국보건산업진흥원 사업단장. 前아시아약학연맹(FAPA) 사회약학분과위원장. 前사회약학연구회 회장. 前대통령자문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 위원. 국제학술지 ‘AIMS Medical Science’ 前객원편집장. 現유빕공동체 대표. 現압구정 예주약국 대표. 現BOC(방앤옥컨설팅) 감사.
▲ 저자 한병현 : 서울대 약학대학 및 동 대학원 졸. 미국 아이오와대 사회약학 박사. 前한국보건산업진흥원 사업단장. 前아시아약학연맹(FAPA) 사회약학분과위원장. 前사회약학연구회 회장. 前대통령자문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 위원. 국제학술지 ‘AIMS Medical Science’ 前객원편집장. 現유빕공동체 대표. 現압구정 예주약국 대표. 現BOC(방앤옥컨설팅)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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