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한국 이상민 기자]계속해서 심화되고 있는 기후 변화와 더불어 겪은 적 없는 신종 감염병의 유행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도 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중요한 화두로 주목받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ESG관련 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ESG경영이 기업운영의 필수 요소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패션업계도 ESG경영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웃도어부터 명품브랜드까지…ESG경영 강화하는 패션업계

 
 

기능성 소재인 ‘고어텍스’로 유명한 고어사 섬유사업부는 매년 지속가능성 성과가 담긴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지난 2월 발간된 보고서에 따르면 고어사는 기후 변화를 완화시키려는 전 세계적인 노력에 기여하기 위해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또한 지난 2017년 발표한 ‘환경 및 화학 물질 관리 목표’ 였던 일반 소비자 의류용 원단의 85%에 대해 섬유 산업 내 가장 엄격한 기준 중 하나인 블루사인(bluesign®)을 승인 받았고, 일반 소비자 의류용 원단의 100%에 대해 국제 친환경 섬유 인증인 오코텍스 스탠다드 100(OEKO-TEX® Standard 100)를 인증 받는 목표를 달성했다.

고어 섬유사업부는 2023년까지 일반 소비자용 원단 제품의 전체 제조 과정에서 환경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는 PFCEC(Poly- & Per-fluorinated Compounds of Environmental Concern, 과불화화합물)를 제거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랜드의 SPA 브랜드 스파오는 터키산 친환경 원단을 사용한 리사이클 데님을 판매하고 있다. 사용된 터키산 이스코(ISKO)와 키파스(KIPAS) 원단은 자연 친화적인 재료를 사용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데님 소재로 통한다. 컬러감이 우수하고 물이 잘 빠지지 않아 프리미엄 데님 브랜드에서 주로 사용하는 원단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기업인 한섬은 올 초 국내 패션업계 최초로 재고 의류를 불태워 폐기하는 대신 친환경 인테리어 마감재로 재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재고 의류를 '업사이클링'(Up-cycling·폐기물에 새로운 디자인이나 활용도를 더해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작업)하는 '탄소 제로(0)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한섬은 매년 신제품 출시 후 3년이 지난 재고 의류 8만여 벌을 소각해왔는데, 의류를 소각하지 않아도 되면서 연간 약 144t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친환경 바람은 명품업계에도 불고 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는 최근 버섯 가죽으로 만든 ‘빅토리아 백’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친환경 스타트업 기업 마이코웍스와 협업하여 버섯 균사체로 만든 가죽으로 가방을 만들 계획이다.

또한 이탈리아 명품 시계 브랜드 ‘파네라이’는 재활용 티타늄으로 제작한 ‘섭머저블 마이크 혼 에디션’을 지난 3월 출시했다. 럭셔리 브랜드 최초로 도입한 재활용 티타늄 소재는 시계의 케이스, 와인딩 크라운 보호장치, 베젤, 케이스 백 등에 적용됐고, 검은색 스트랩도 재활용 페트병으로 만든 소재를 사용했다.

“예쁜 쓰레기 줄이자” 버리는 패키지까지 고민하는 뷰티업계

환경보호에 대한 고민은 뷰티업계에서도 주요 화두다. 코로나19 장기화와 배달 문화 확산 등 다양한 요인으로 급격하게 증가한 플라스틱 쓰레기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뷰티업계도 예쁜 쓰레기로 취급받던 화장품 패키지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감소시키기 위해 소재 개발에서부터 제품 생산 과정, 포장, 배송 등에 걸쳐 환경을 고려한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클린&비건 브랜드 ‘티엘스(T’else)’는 업계 최초로 생분해성 투명라벨을 선보였다. 화장품 용기는 투명라벨을 제거하고 물로 깨끗하게 헹구면 간편하게 분리 배출할 수 있으며 특히 제품 단상자는 국제산림협의회(FSC) 인증받은 녹차 재생용지를 사용하고 소이잉크로 인쇄해 재활용이 용이하다.

뿐만 아니라 동물성 성분, 인공 향료, 인공 색소 등 피부에 부담을 주기 쉬운 성분을 배제하고, 차(茶) 원료를 바탕으로 한 식물성 원료와 피부 친화적인 성분 배합으로 비건 인증을 완료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유기농 화장품 ‘닥터 브로너스(Dr. Bronner’s)’는 품 용기에 100% PCR 플라스틱(사용 후 버려진 플라스틱을 재가공한 친환경 재활용 수지) 및 재활용 종이 포장을 선도적으로 적용해 왔다.

사람과 동물 그리고 지구의 공존을 뜻하는 브랜드 철학 'ALL-ONE!(올원)'에 따라 합성 화학 성분을 배제하고 유기농 원료를 담아 자연에서 무해 분해되는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또한 이 같은 브랜드 철학에 발맞춰 지난 3월에는 비닐 완충재나 비닐 테이프 대신 펄프 종이 완충재와 종이 크라프트 테이프를 사용한 ‘제로 플라스틱 친환경 배송 패키지’를 도입했다.

배송 중 제품이 파손되지 않도록 고정하는 몰드 역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스티로폼이나 비닐 에어캡등의 플라스틱 소재가 아닌 재생지 펄프 몰드로 제작 됐다. 박스를 포함한 모든 완충재는 친환경 종이 소재로 일괄 재활용 분리 배출이 가능하다.

 
 

비건 스킨케어 브랜드 ‘멜릭서(Melixir)는’ 유통과정에서 환경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포장재에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을 통해 생산된 국제산림협의회(FSC) 인증 및 생분해 지류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재활용 전문 기업 ‘테라사이클(Terracycle)’과 파트너십을 맺고 자체적으로 공병을 재활용하는 미사이클(me:cycle) 환경캠페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멜릭서는 연간 100kg 이상의 탄소배출량 감축을 예상하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 5월 31일 마무리된 멜릭서의 팝업 매장 ‘더 플라스틱 프리 스토어(The Plastic-free Store)’는 브랜드의 친환경 이념에 따라 진열대와 디스플레이, 계산대까지 재활용 가능한 골판지와 폐자재로 만들어 선보였다.

오프라인 매장을 플라스틱 없이 100%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구성한 것은 화장품 업계로서는 최초의 시도로 소비자들로부터 큰 공감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뷰티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