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한국 이상민 기자]2013년 미스코리아 서울 미. 현재 미스코리아 본선 진출자 모임인 미코리더스에서 임원으로서, 배우와 광고모델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서혜윤(본명 박혜윤). 그녀의 첫 예능 '고디바SHOW' 출연 소감을 들어보았다.

▶ ‘고디바SHOW’ 출연 계기는?
프로그램 총괄PD님께서 제 프로필을 보고 직접 연락을 주셨어요. 사전에 프로그램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해주시고 출연을 적극 권유해 주셔서, 두 차례에 걸친 오디션을 보게 되었습니다.

고디바쇼 촬영 전, 감사하게도 ‘토정로맨스’라는 웹드라마 주인공으로써 호흡 또한 맞춰 보았거든요. 예능은 처음이라 걱정이 많이 되었지만, 연기자로서 성실하게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되겠다 마음먹고 출연을 결심했어요.

고디바쇼가 추후 대만과 일본의 아마존프라임으로도 방영된다기에 마침 제 첫 주연작인 영화 ‘전설의 파이터’도 일본의 라이징선 국제 영화제에 출품되어 개봉 시기가 겹쳐서 이 또한 좋은 기회라고도 생각했죠.

▶ ‘고디바쇼’에 대한 본인의 생각?
‘빅브라더’라는 해외 유명 관찰 예능을 모티브로 한 100% 리얼 무대본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거든요. 핸드폰과 인터넷 사용이 불가하고, 외부와 차단된 상태에서 카메라가 24시간 돌아가는 환경에서 촬영을 했어요. 그 안에서 무려 100일을 견디고 살아남아야 최후의 1인에게 우승상금을 주는 컨셉의 프로그램이었죠. 한국에서는 최초로 시도하는 도전이기에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탈락자 투표가 불가피하고, 심지어 그 투표가 같이 동고동락하는 멤버간의 내부투표로 탈락자를 선정하는 룰이 있기에 그 점이 오징어게임과 매우 흡사하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살아남으려면 남을 탈락시켜야 했거든요. 1억원의 우승상금 이전에, 회 차당 상당한 출연료가 걸려있는 게임이죠.

때문에 타인을 존중하거나 혹은 이타적인 모습을 보이는 순간 아이러니하게도 약자로 인식되어 표적이 될 수 있는, 어찌 보면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본성과 생리가 적나라하게 드러날 수 있는 양날의 검을 지닌 프로그램이라고도 생각합니다.

▶ 제주도 합숙 촬영 현장 분위기는 어땠는지?
전반적으로는 대학교 신입생 MT처럼 유쾌하고 밝은 분위기였어요. 그러나 참가자들 사이에 서로 보이지 않는 경쟁심리와 스트레스 또한 심했죠.

고디바쇼는 단순 연애프로가 아닌, 상금을 향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취지가 가장 크기 때문에, 저는 썸이나 연애감정도 진심보단 생존을 위한 수단이 될 수밖에 없겠다고 생각했어요. 마치 오징어게임의 한미녀와 장덕수처럼요. 때문에 저는 초반에 남자 출연진들과 철저히 거리를 뒀죠.

대신 모든 멤버들과의 연기 스터디를 제가 적극적으로 주도했어요. 멤버들과 연기 연습한 시간이 대부분인데, 본방송에선 그 내용이 전부 통편집되었지만요. 제가 방송 화면에서 내내 들고 다녔던 책들이 대부분 대본집이었거든요.

▶ 서혜윤은 처음부터 끝까지 여리고 순수한 캐릭터라고 언급되던데?
제가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이 많고 평소 눈물도 많은 편이에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인물에 대해 감정 이입도 곧잘 하고요. 외부와 일절 차단된 상태에서 생활을 하니, 더 제 본연의 모습이 많이 드러난 것 같아요.

▶ 가장 친했던 출연자는?
송현찬이요. 치열한 아귀다툼 속에서도 남을 깎아내리지 않고, 늘 한결같이 밝은 에너지로 사람을 대하는 유일무이한 인간 비타민이었죠.

▶ 마지막 탈락자 투표때 기권을 한 이유는?
처음엔 고디바쇼의 탈락자투표 라는 룰은 프로그램 컨셉일 뿐이고 하나의 게임일 뿐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외부와 차단된 상태에서 합숙 생활이 길어지다 보니, 방송 전과는 체감하는 정도가 다르더라고요. 내가 살아남기 위해 누군가를 탈락자로 지목하고 그 이유를 합리화하는 과정이 너무나도 힘들고 괴로웠어요. 고디바쇼의 내부 투표는 사실, 출연자들 입장에선 그 어떤 질문이 들어와도 ‘누굴 뽑으면 내가 생존하는데 유리한가?’ 가 본질이거든요.

그래서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요. 가장 나 다운 선택이 뭘까. 저는 제가 소중한만큼, 남에게도 상처를 주고 싶지 않은 사람이거든요. 아무리 고민해도 머리속에 떠오르는 게 기권표밖엔 없더라고요.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그게 비로소 제가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진심이자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제작진 인기투표 결과를 발표했을 때, 생각지도 못했었는데 거의 압도적인 몰표를 받았어요. 당시 출연자들 내부투표와는 굉장히 대조되는 상황이었죠. 현장 스텝분들께 너무나도 과분한 사랑을 받았어요. 서혜윤이야말로 고디바하우스에서 가장 사랑스럽고 열정적인 캐릭터라고요.

그 분들은 저뿐만 아닌 모두의 생활을 지켜보셨잖아요. 본방송에 전부 나가지 않은 부분들까지 도요. 제가 생활하는 내내 구석에서 홀로 책만 읽거나 설거지만 하고 있었다면, 제작진 투표에서 그런 결과는 나오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만약 멤버 간의 직접투표가 아닌 시청자투표를 한다면 가장 기대되는 후보라는 얘기를 생활하는 내내 들었거든요. 그래서 탈락할 당시 일말의 후회가 없었고, 오히려 더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

▶ 고디바쇼가 끝나고 변한 점이 있다면?
일에 대한 관점이요. 예능을 한번 경험해보고 나니 이젠 연기자로서 영화, 드라마 뿐 아니라 예능까지 다방면으로 마음의 문을 열고 활동하고 싶어요. 기회가 된다면, 솔로지옥이나 하트시그널같은 연애프로그램에도 나가보고 싶고요. 그동안은 일 욕심에 홀로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오랜 기간 연애를 못했어요. 물론 그 무엇보다도, 가장 우선순위는 당연 연기활동이지만요.

▶ 힘든 배우 생활을 견디는 원동력은?
연기자로서 정식 데뷔를 하자마자 감사하게도 드라마, 영화를 넘나들며 쉴 틈 없이 일했어요. 너무나도 좋아하는 일인지라, 일하면서 힘들다고 생각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거든요.

오히려 코로나가 터지고 처음으로 공백기라는 걸 경험했을 때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죠. 지금은 스스로를 더 단단하게 채우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 시간을 이번 예능 프로 출연 경험으로 채우며, 많이 배우고 단단해진 것 같아요.

▶ 배우 뿐 아니라 아트딜러로서도 활동하던데, 아트딜러에 대한 소개?
아트딜러는 ‘사람과 미술 세계를 연결시켜주는 중매자’예요. 연기와 미술은, 분야는 다를지언정 같은 예술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이바지하는 일이어서 그런지, 이 직업에 유독 사명감이 생기더라고요. 그림을 그리는 작가님들의 삶이 배우의 삶과 비슷한 점이 너무 많거든요. 평소 그림에 관심이 많았고, 저 역시 예술계 종사자로서 느끼는 공감대도 큽니다. 저처럼 꾸준히 노력하는 신진 작가를 발굴해서, 세상에 알리는 일도 언젠가는 꼭 해보고 싶어요.

▶ 배우로서의 최종 목표는?
카멜레온처럼 스펙트럼이 넓은 연기자요. 토정로맨스의 여진이는 제 안의 밝고 따뜻한 부분을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이어서 촬영하는 내내 행복했었거든요. 허당이면서도 좀 코믹한 역할에도 도전해보고 싶고요. 저만의 도회적이고 차가운 이미지를 살릴 수 있는, 피도 눈물도 안나올것같은 매력적인 악역도 해보고 싶어요. 김갑수 선배님처럼 선역 악역을 넘나들며,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는 그런 배우가 되는게 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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