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대선에 던지는 ‘YS의 세계화’와 ‘DJ의 민주화’ 메시지는?

 

▲ YS와 DJ는 민주화 투쟁의 쌍끌이 지도자로 인정받고 있다. YS는 “DJ의 인내와 집념, 끈기를 높이 산다”고 말했고, DJ는 “YS의 용기와 포용력을 높이 산다”고 말했다는 언론보도가 있다.(평전 『김영삼재평가』중에서. 사진=선거로 읽는 한국정치사 김영삼 VS. 김대중)
▲ YS와 DJ는 민주화 투쟁의 쌍끌이 지도자로 인정받고 있다. YS는 “DJ의 인내와 집념, 끈기를 높이 산다”고 말했고, DJ는 “YS의 용기와 포용력을 높이 산다”고 말했다는 언론보도가 있다.(평전 『김영삼재평가』중에서. 사진=선거로 읽는 한국정치사 김영삼 VS. 김대중)

 

◆서점가와 극장가에 소환된 전직 대통령들

 

[뷰티한국 유승철 편집위원]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철에 YS(김영삼)와 DJ(김대중)가 부활했다. 대선 경쟁으로 시끄러운 정치판이 아니다. 서점가와 극장가가 자리 잡은 문화계 현장이다. 이들이 출현한 이유는 무엇인가? 

제14대 대통령 YS를 서점가로 이끈 사람은 언론인 출신 오인환이다. 그가 쓴 평전 『김영삼재평가』(조갑제닷컴 출판)가 지난해 11월부터 책방에 진열되기 시작한 것. 

제15대 대통령 DJ를 극장가로 불러낸 사람은 영화감독 김진홍과 최바울 목사다. 이들은 DJ의 다큐멘터리 영화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메이플러스 제작)을 1월27일 개봉시켰다.

 

▲ 평전 『김영삼재평가』 표지 및 저자 오인환 씨. 저자는 언론인 출신으로 1993년부터 1998년까지 YS임기 내내 공보처장관을 역임했다.(저자사진=한국일보)
▲ 평전 『김영삼재평가』 표지 및 저자 오인환 씨. 저자는 언론인 출신으로 1993년부터 1998년까지 YS임기 내내 공보처장관을 역임했다.(저자사진=한국일보)

 

◆한류 콘텐츠 개발과 정보화를 기획한 YS

 

필자 오인환은 책 『김영삼재평가』에서 YS가 코리안드림 실현을 위해 제시한 ‘세계화’의 영어 표현이 ‘Globalization’이 아닌 ‘Segeiwha’였다는 비사를 소개했다. 

‘글로벌리제이션(Globalization)’이 문호개방과 국제교류에 중점을 둔 단어겠지만, ‘세계화(Segeiwha)’는 1993년 취임과 함께 OECD가입을 추진하면서 당시 선진국을 따라잡아야 하는 한국적 시스템개혁에 방점을 두자는 의미로 채택하게 됐다는 설명. 

이를 위해 YS가 승부수를 던진 것은 1995년 착수한 전국적인 광케이블 연결망 ‘초고속 정보통신 기반구축’ 프로젝트와 1996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디지털방식 CDMA기술의 적용. 

미국 등 선진국의 아날로그 기술에 갇혀있던 한국이 이때부터 독자적인 IT강국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고, 1995년 케이블TV(종편) 개통, 지역민방 출범, 무궁화위성 운용으로 다채널 시대에 진입하게 됨으로써 확대 재생산 된 한국적 콘텐츠가 이후 한류의 원천으로 작용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 DJ 다큐멘터리 영화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시사회장에 설치된 포스터 앞에 선 최바울 목사(왼쪽)와 김진홍 감독.
▲ DJ 다큐멘터리 영화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시사회장에 설치된 포스터 앞에 선 최바울 목사(왼쪽)와 김진홍 감독.

 

◆민주화에 목숨 건 DJ의 투쟁 기록

 

영화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을 스크린에 올린 김진홍 감독과 최바울 목사는 목숨을 건 DJ의 민주화 투쟁과정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생생하게 보여준다.  

관객들이 우선 놀라는 것은 영화관을 휘감는 DJ의 생생한 육성. 82분 상영시간 내내 DJ가 환생해 스스로를 소개하고 있다고 착각할 만큼 최바울 목사의 음성대역은 높은 싱크로율로 인해 몰입도를 높여준다. 최 목사는 1987년 신군부에 맞선 직선제 개헌투쟁 시절의 대학 총학생회장 출신. 

영화는 “독재 정권에 맞서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 치열하게 싸운 시민들의 역사이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권 도전사”로 구성되어 있다. 1954년 목포 민의원 출마에서부터 1980년 신군부에 의한 사형선고, 1997년12월 대통령당선에 이르기까지 김대중의 민주화투쟁 과정이 잘 나타나 있다. 

DJ와 함께 했던 정치권 인사들로 이재정, 유시민, 문성근, 권노갑, 장영달 등이 인터뷰 형식으로 출연하고 있다. 60년대 이후 희귀한 정치현장의 영상들이 굴곡 많은 정치사를 생동감 있게 전달하고 있다는 평이다.

 

◆“YS와 DJ의 유효기간은 만료되지 않았다”

 

하지만 현 대선 판에서는 80~90년대의 국가적 어젠다였던 YS의 ‘세계화’나 DJ의 ‘민주화’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는 담론은 아직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문화계의 시각은 다르다. 흘러간 옛 노래일지라도 오늘에 맞는 가락이라면 리바이벌은 언제든지 가능하다는 입장. YS와 DJ가 던진 ‘콘텐츠’의 유효기간은 아직 만료되지 않았으며, 두 '전직'이 완성하지 못한 ‘미완성 작품’의 마무리는 이제 후배 정치인들의 몫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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