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비스트는 하나의 삶을 뷰티로 바라보며 이 안에서 건강한 소비를 이끄는 ESG 기업들을 짚어본다

▲ 뷰티방송작가 강이슬
▲ 뷰티방송작가 강이슬

지난 2021년, 세계적인 모델 지젤 번천은 잠에서 깬 하늘이 밝은 숨을 내쉴 때 바다로 향했다.

파도가 쓸고 간 고운 모래사장을 걷던 그는 주저앉았다. 고운 모래알이 볕에 반짝이는 그 아름다운 풍경 사이 바다거북이 폐그물에 얽혀 뒤집힌 상태로 그의 시선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는 가느다란 손으로 조심스럽게 바다거북 몸에 얽힌 그물을 제거해 갔다. 바다는 파도로 숨 쉬는 동안 바다거북은 어떤 움직임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한참을 몸에 얽힌 그물을 모두 제거했을 때 바다거북을 들어 올리자 조금씩 몸을 움직였다.

얕은 물 위에 답답한 숨을 내쉬던 바다거북은 잠시 후 힘차게 헤엄쳐 바다로 제 모습을 감췄다. 그는 이 상황을 자신의 SNS를 통해 세상에 알리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불행히도 너무나도 많은 해양 생물들이 버려진 그물에 걸려 죽어가고 있다. 오늘 나는 고통 받는 모든 동물을 보호하고 도와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했다. 변화의 기회는 단 한 번의 선택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

높은 하늘, 하늘과 맞닿은 듯 넓은 바다는 숨을 내쉴 때마다 파도를 보낸다. 바다의 숨결을 보고 느끼는 것만으로도 사람은 많은 위로를 받는다.

하지만 겉보기와 달리 바다의 염증은 점점 곪아가고 있다. 인간이 낳은 폐그물, 해양쓰레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5월 보도된 한 뉴스에 따르면 바다에 버려지는 해양쓰레기는 연간 17만7000톤이고 그중 폐그물은 무려 4만4000톤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폐그물이 해양쓰레기 전체 비중에서 25%를 차지하는 것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버려진 폐그물은 바다 밑으로 가라앉아 해양 생물의 서식지의 발목을 잡을 뿐만 아니라 바다를 항해하는 항해 어선의 안전사고 원인으로 꼽는다.

해양쓰레기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조업 도중 발생하는 쓰레기를 정작 버릴 곳이 없는 것이 가장 크다. 조업 구간의 인근 항구를 관리하는 지자체가 해양쓰레기를 받아주지 않으면 대부분 어업인은 바다에 버리고 있는 것이 실정이다.

서울의 중심에 우뚝 선 남산을 깨우는 거친 숨소리가 몰아친다. 빠른 발걸음이 용산구 회나무로 어귀에 닿을 때쯤 바다와 닮은 색을 띤 '포지티브미'의 공간으로 들어선다. 스스로 긍정의 움직임을 전하고자 하는 이곳은 개인의 긍정 힘이 모여 바다의 골칫거리인 폐그물을 스포츠웨어로 탄생시키고 있는 곳, 포지티브미의 이야기다.

보통 패션산업은 대부분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제조 공정 과정에서 수질오염의 전체 20%를 차지하며 매년 바다로 미세플라스틱을 토해낸다. 당연한 듯 행해지는 이 속에서 바다에서 구한 폐어망, 폐플라스틱을 재생해 원단으로 만들고 식물 베이스 원단과 하나 되어 친환경 스포츠웨어로 완성하고 있다.

수거한 바다 폐기물(친환경 재생 원단 '에코닐'), 지속가능한 산림에서 공급된 원료 목재에서 추출하는 원사(천연 식물성 원단 '텐셀')는 모두 환경친화적으로 정제해 원사를 추출한다.

국제 친환경 기준에 맞춰 가공, 염색해 재생 섬유로 탄생시키고 있다. 이들의 하나의 스포츠웨어를 만들기 위한 과정의 원단, 로고프린트, 브라패드, 패키지 모든 것이 친환경이다. 폐기 시 땅에 묻으면 한 달간 생분해되는 것도 특징이다.

친환경 의류는 불편하고 오래 입지 못한다는 편견은 뒤로해도 좋다. 몸에 밀착되어 운동할 때 불편함이 없는 가동범위를 내는 것에 집중해 부드럽고 탄력 있는 착용감을 느낄 수 있다. 지구를 병들게 하는 패션산업의 그늘에 한 뼘 볕을 내비쳤다면 사용자에게도 긍정적인 힘을 더한다. 단순히 입을 옷을 파는 것이 아닌 더 건강해질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전도하고 있다.

포지티브미의 구성원 중 일부는 전문적인 운동 강사로 사용자들의 참여를 유도해 함께 남산을 뛰고 산자락에 앉아 요가를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제시한다. 자유로운 움직임은 물론 깨끗한 먹거리로써 먹는 과정의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게 다양한 건강식도 끊임없이 연구하고 쇼룸에서 다양한 건강식을 즐길 수 있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건강한 사람과 지구를 만들기 위한 방법들은 제품을 사야지만 실천하는 것이 아닌 지속가능한 건강한 삶이 될 수 있는 라이프 레시피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함께 행동하는 그들의 움직임은 에코 시대에 윤리적 소비와 의미 있는 하루를 채워가는 MZ세대의 눈에 자연스럽게 들어오고 있다.

 

▲ 스스로 긍정의 움직임을 전하고자 하는 이곳은 개인의 긍정 힘이 모여 바다의 골칫거리인 폐그물을 스포츠웨어로 탄생시키고 있는 곳, 포지티브미의 이야기다./사진제공=포지티브미
▲ 스스로 긍정의 움직임을 전하고자 하는 이곳은 개인의 긍정 힘이 모여 바다의 골칫거리인 폐그물을 스포츠웨어로 탄생시키고 있는 곳, 포지티브미의 이야기다./사진제공=포지티브미

Environment

처치 곤란인 바다에 버려진 어망, 폐플라스틱을 회수하는 것을 시작으로 한다.

이 과정에서도 친환경 공정을 거쳐 재사용 원단으로 탈바꿈한다. 국제친환경 기준을 따르며 친환경 염색용법, 유칼립투스, 옥수수 추출물 등 식물성 원재료 친환경 원단을 사용하고 있다. 이들은 이 과정을 ‘RE'라고 읽는다.

모두를 병들게 하는 바다의 폐기물을 구출(Rescue)하고, 모든 가공 과정을 친환경을 따르며 재생(Revive) 섬유로 생명력을 더한다. 이렇게 완성된 재생 섬유들을 통해 친환경 스포츠웨어로 재탄생(Recreate)시키고 있다.

해외 유명 명품브랜드들은 재사용 원단을 하루가 다르게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비해 국내에서는 움직임이 더딘 편이다. 우리도 바뀌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국내 리사이클 원단 제조업체를 끊임없이 발굴하고 접촉하며 협업을 준비하고 있다.

'대량 생산된 플라스틱 섬유들은 지구를 병들게 하니 덜 사 입어라! 우리는 다르다'의 메시지가 아닌 패션 산업 전체가 달라질 수 있게 원단 제조사부터 스포츠웨어에 작지만 강한 목소리를 내며 변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Social

용산구 회나무로에 포지티브미의 베이스캠프가 존재한다. 그들의 친환경 스포츠웨어를 당장 입지 않아도 이곳에서는 건강한 음식과 몸의 긍정적인 신호를 깨우는 운동 서비스로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또한 지역사회가 건강해졌을 때 자신들의 목소리가 더 힘을 낼 수 있다고 믿어 지역 구성원들과의 이벤트를 지속해서 열고 있다. 동네 커뮤니티를 통해 요가, 명상, 러닝, 플로깅 등 다양한 캠페인들을 열어 그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활기를 더한다.

더 많은 대중을 위해서는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데 톱 셀러브리티, 인플루언서를 통해 보여주기식 홍보가 아닌 실제 건강한 삶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을 앰버서더로 선정해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캠페인을 지속해서 열고 있는 것이 돋보인다.

Governance

일명 ‘믿는 대로 된다’로 통하는 긍정의 힘은 브랜드의 철학에도 담겨있다. 김하나 대표는 브랜드 내부 구성원들부터 긍정적인 나 자신이 되었을 때 모두의 행동이 아름답게 모일 수 있다고 말한다.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게 하기 위해 구성원들 개인이 주도하는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기업은 수평적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런 환경은 자연스럽게 책임감으로 이어지고 일에 대해 적극적인 힘을 얻게 한다.

구성원들의 협력을 위해 한국 기업문화의 오래 정착된 ‘회식’보다는 ‘아웃팅’이라는 행동으로 다 함께 땀을 흘리거나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에 정기적으로 모두가 함께 참여하고 호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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