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 뉴트럴부터 비건, 윤리 경영까지, 특별한 브랜드 철학으로 차별화 공략 나선 유통업계

[뷰티한국 박솔리 기자] 완성된 제품을 광고만 믿고 무작정 구매하거나 시즌 한정 트렌드에 얽매였던 시대는 저물고 있다. 최근 자신의 가치 판단을 토대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가치소비’가 MZ세대의 소비 경향으로 자리잡았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MZ세대 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MZ세대 친환경 실천 및 소비트렌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71%는 가격과 조건이 같다면 친환경활동 기업의 제품을 고르겠다고 답했다. 단순히 예쁘고 저렴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아닌, 해당 제품을 파는 기업의 경영 활동과 이념 등을 살펴보고 결정한다는 것.

이에 유통업계는 주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의 가치소비를 이끄는 경영 활동을 펼치고 있다. 친환경 원자재나 포장재 등을 사용하고, 젠더리스, 비건, 노동자 인권 등 MZ세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투영한 브랜드 철학을 내세우거나 해당 가치가 접목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나 자체로의 삶을 영위”라카(Laka), 국내 최초 ‘젠더 뉴트럴’ 뷰티 브랜드로 차별화

▲ 사진제공=라카(Laka)
▲ 사진제공=라카(Laka)

트렌드에 민감한 패션ㆍ뷰티업계에서 성별 구분이 사라진 지는 오래다. 특히 개성과 자아정체성을 중요시하는 MZ세대 사이에서는 남성스러움, 여성스러움이 아닌 ‘나 다움’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 라카(Laka)는 ‘뷰티는 원래 모두의 것’이라는 브랜드 철학을 바탕으로 성별 구분 없는 메이크업 룩을 돕는 국내 최초의 젠더 뉴트럴 뷰티 브랜드다. 단순히 성별 구분 없음을 의미하는 ‘젠더리스’를 넘어 성에 고정되지 않은 나 자체로의 삶을 영위한다는 의미의 ‘젠더 뉴트럴’을 내세운 라카는 독보적인 브랜드 컨셉으로 눈길을 끌었다. 모든 색조 제품에 여성과 남성 성별의 룩을 제시하는 등 신선하고 독특한 크리에이티브를 선보였으며, ‘뷰티’에 관한 오랜 관성을 깨는 선도적 브랜드로 주목받았다. 최근에는 틴트, 브로우, 섀도우 등 총 9가지 품목 중 7가지 품목을 동물 실험이 배제된 친환경 비건 제품으로 생산하기도 했다. 지난 2018년 론칭 이후 라카는 꾸준히 입지를 넓혀오고 있으며, 현재는 국내를 넘어 일본, 중국 등 다양한 국가에 진출해 K-뷰티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리사이클링 친환경 소재로 가치소비 이끄는 패션 브랜드 빈폴&휠라

▲ 사진제공=삼성물산 패션부문
▲ 사진제공=삼성물산 패션부문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심각해짐에 따라 일상 속 친환경 활동을 실천하는 MZ세대가 증가하면서 업계에서도 친환경을 강조한 제품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캐주얼 브랜드 빈폴의 온라인 전용 상품 라인인 ‘그린빈폴’을 친환경 상품으로 구성된 지속가능성 라인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버려진 페트병과 의류 등을 재활용한 재생 소재, 오가닉(유기농) 소재, 비료와 살충제 사용을 최소화하고 노동 환경과 인권을 존중하는 BCI(Better Cotton Initiative) 인증을 받은 면, 물 절약 워싱 등 환경 친화적인 소재와 방식으로 제작한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 사진제공=휠라코리아
▲ 사진제공=휠라코리아

휠라코리아 또한 바캉스 시즌에 맞춰 패션에 해양 보호의 메시지를 담은 ‘비치코밍 컬렉션’을 출시했다. 그래픽 반팔 티셔츠 2종·가방 1종으로 구성되며 티셔츠의 경우 면 75%에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리사이클 원사인 '리젠'을 25% 포함했다.

# “노동자의 인권 중요”CUㆍ파타고니아, ‘공정무역’ 인증 제품으로 착한 소비 확산

▲ 사진제공=BGF리테일
▲ 사진제공=BGF리테일

노동 환경, 노동자의 삶의 질 또한 MZ세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중 하나다. 회사보다는 노동자의 인권을 더 중시하고, 불합리한 대우를 참지 않는 것이다. 이에 개발도상국 생산자의 경제적 자립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상호 간 동등하게 거래하는 ‘공정무역’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으며, 업계에서도 공정무역 인증을 받은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BGF리테일 편의점 CU는 최근 공정무역 인증을 받은 와인 ‘고트 두 롬 화이트와인’을 출시했다. 공정무역 상품인 만큼 근로자가 직접 재배, 수확, 유통하는 과정에서 받아야 할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국제공정무역기구가 정한 생산 기준을 준수하면서 외부 기관의 철저한 모니터링으로 투명성을 확보했다.

▲ 사진제공=파타고니아 코리아
▲ 사진제공=파타고니아 코리아

환경보호를 브랜드 철학에 반영한 기업으로 잘 알려진 글로벌 아웃도어 스포츠 브랜드 파타고니아도 공정무역 인증 공장에서 생산한 ‘GPIW 컬렉션(Great Pacific Lron Works Collection)’을 출시해 젊은 층의 눈길을 끌었다.

박솔리 기자 solri@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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