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화장품 위생행정 허가 규정과 미국, 일본의 원료 규정 변화 등 난제

▲ 3월21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개최된 국회 토론회
▲ 3월21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개최된 국회 토론회
지난 3월11일 EU가 동물실험을 거친 원료가 들어간 화장품의 판매와 수입까지 전면 금지하는 법안이 발효되면서 국내에서도 화장품 업계의 동물실험을 금지하는 법안 발의가 조만간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업계에서 선결 과제에 대한 반론이 제기돼 주목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실과 동물자유연대가 3월21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유럽 연합의 동물 실험 금지법 제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동물실험반대단체인 크루얼티 프리 인터내셔널의 정책 전문가이자 전 영국 하원의원인 닉 팔머(Nick Palmer)박사를 초청해 마련한 정책 토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발표된 것.

닉 팔러 박사와 문정림 의원에 이어 ‘화장품 동물실험금지의 선결과제’란 이름으로 주제발표에 나선 대한화장품협회 장준기 상무는 “국내 화장품시장 특성상 동물실험 금지를 위해서는 다양한 난관들이 있어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업계의 의견을 대변했다.

▲ 대한화장품협회 장준기 상무
▲ 대한화장품협회 장준기 상무
그에 따르면 먼저 기능성화장품 심사 시 일부 새로운 원료를 사용하는 경우 안전성을 위해 동물시험 자료를 요청하고 있는 것과 화장품 신원료 평가 가이드라인에서 새로운 원료의 경우 안전성을 위해 동물실험 자료를 요청하는 경우가 있어 이에 대한 법적 변화가 요구된다.

특히 현재 국내 화장품 수출 1위 국가인 중국이 화장품 위생행정 허가 시 완제품 및 새로운 원료에 대하여 동물실험을 의무화하고 있고 미국과 일본의 경우 일부 제품과 원료에 대해 안전 확보를 위해 동물실험 자료를 요구하기도해 이에 대한 대책 마련 없이 화장품 동물실험 금지는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로 국내 화장품 수출 비중은 2011년 기준 중국이 22.8%로 가장 많고 이어 일본, 홍콩 등 동남아시아가 대부분이며 EU는 1% 내외로 저조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장 상무는 아직 국내에 화장품 동물대체시험법에 의한 위해평가 방법 정립이 되어 있지 않고 동물대체시험법 개발 및 적용 방안 마련이 미흡한 상황이기 때문에 우선 동물대체시험법 개발 등에 따른 예산 확보 및 집행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장 상무는 “EU의 경우도 몇 가지 예외 규정을 두고 동물실험금지 법안을 만들었듯 대한민국 역시 시장 특성에 따라 적용 범위를 검토해야하며 무엇보다 국내 화장품 산업계의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원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경우는 중국 수출 문제뿐 아니라 동물실험을 진행하는 미국과 일본의 원료 수입 부분에 대한 대응책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 닉 팔머(Nick Palmer)박사
▲ 닉 팔머(Nick Palmer)박사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닉 팔러 박사는 첫 주제발표자로 나서 아시아 최초로 한국이 동물실험 금지 법안을 만들길 희망하면서 자신이 몸담고 있는 크루얼티 프리 인터내셔널에 대한 소개와 EU 동물실험 전면 금지 법안 발효까지의 과정, 동물실험 금지를 추진하고 있는 인도 등 다른 국가 현황을 설명했다.

이어 진행된 문정림 의원 주제 발표에서는 국내 동물실험 현황 및 그동안의 입법 노력, 앞으로의 입법 계획 및 제안에 대한 설명이 진행됐다.

문 의원은 동물실험 금지 입법 계획 및 제안에 대해 동물실험 금지에 대한 예외 규정 필요성 여부와 해당항목 검토, 동물실험을 거친 원료, 합성원료, 화장품에 대한 대체실험 방법 마련을 위한 유예기간, 정부의 지원여부 등에 대한 방안을 설명해 국내 화장품 업계의 특성을 고려한 법안 제안을 시사했다.

▲ 문정림 의원
▲ 문정림 의원
주제발표에 이어 진행된 패널토론 및 자유토론에서는 김효정 식품의약품안전청 화장품정책과 사무관과 최기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특수독성과 과장, 임두현 대한화장품협회 제도위원, 이형주 동물자유연대 정책기획국 팀장이 참여해 의견을 나누었다.

정책 토론회를 주최한 문정림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동물실험 대체, 감소, 개선 등 동물실험의 3R 원칙이 동물의 생명권 보호 및 동물실험의 윤리적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세계적 추세 속에서 미를 추구하는 사람의 욕구 충족을 위해 희생되는 동물을 최소화하기 위한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화장품 동물실험 문제는 업계와 시민사회단체의 입장, 정부의 의지, 그리고 국회 차원의 입법 활동, 소비자들의 인식 전환 등이 함께 반영되어야 하는 과제로, 이번 토론회가 화장품 동물실험 관련 입법 및 정책방안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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