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수입화장품, 이제는 한국 내 사회 환원 생각할 때...

기업이 사회적으로 외면당하는 것에는 늘 이유가 있다. 작은 실수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의 목적은 수익 창출이지만 수익에 따른 사회적 책임 역시 중요하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재투자 개념에서 사회공헌 등의 활동은 최근 기업들의 마케팅 방법의 일종으로도 활용되고 있어 사회 환원 업무는 오늘날 기업들에게 꼭 필요한 주요 요소가 되고 있다.

과거 바티칸에서 유래된 한 환전소의 이야기는 이를 대변해주는 좋은 사례다. 과거 한 사람이 세계의 많은 이들이 모이는 바티칸에서 환전 사업을 진행했다. 탁월한 아이디어였고, 그는 곧 부자가 되었다. 하지만 경쟁 상대들이 생겨났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던 그는 결국 망할 위기에 처했다.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게 한 것은 사회 환원 사업이었다. 당시 그는 수익의 일정 금액을 불우한 이웃들에게 제공했고,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해 인지도를 높여 다시 성공할 수 있었다.

최근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모습만 보아도 오늘날 사회공헌 활동이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알 수 있다. 오늘날 소비자들은 단순히 브랜드 가치에만 열광하지 않는다. 간접적으로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유익한 제품을 구매하고 싶어 한다.

또한 경기 침체로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가격은 낮지만 품질은 좋은 합리적인 제품을 구매하길 원한다.

이에 따라 소위 명품이라고 불리는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역시 바뀌고 있다. 명품이라고 불리는 제품은 이제 더 이상 상위 1%만이 쓰는 값비싼 제품을 의미하지 않는다.

장인이 만드는 명품의 자리를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대량으로 생산된 제품에 라벨만을 붙여 명품이라고 판매하는 시대에서, 진정한 명품이란 ‘명품다운’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 가는 기업들로 변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이른바 ‘명품 화장품’이라고 불리는 수입 화장품들이 최근 매출 감소를 보이고 있는 것과도 연결시켜 볼 수 있다.

국내 화장품 제조 기술이 높아지고, 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나빠진 것도 하나의 원인이겠지만 소위 명품 화장품이라고 불리는 기업들의 모습에 고객들이 가치를 부여하지 못하는 것도 큰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FTA로 인해 관세가 인하되었음에도 오히려 가격대를 올리고, 자신들의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나라에 사회 환원을 하지 않는 모습 속에서 소비자들은 더 이상 가치를 부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명품 화장품이라고 불리는 수입화장품들이 연간 백화점에서 벌어들이는 매출 규모는 1조3000억원이 넘는다. 이는 국내 전체 화장품 시장의 20%에 달하는 금액이다. 그럼에도 이들이 한국 내에서 환원하는 금액은 전체 매출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아예 사회 환원을 하지 않는 기업도 있으며, 유한회사로 설립되어 사회 환원조차 확인 할 수 없는 기업도 많은 상황이다.

최근 소위 ‘개념 마케팅’이라는 이름으로 제품 구매시 일정 금액을 사회 공헌 단체에 기부하는 마케팅도 한국 내 환원 되는 사례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자국 내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행사에 수입 화장품사가 참여하는 사례는 극히 제한되어 있다.

일례로 오는 5월3일부터 5월26일까지 충북 오송에서 개최되는 ‘2013 오송 화장품·뷰티 세계 박람회’에 단 한 곳의 백화점 수입 브랜드도 참가하지 않았다.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큰 화장품 박람회고, 지자체와 정부 차원의 행사임에도 수입 화장품사들에게는 외면당한 것이다.

물론, 10여년 동안 대한화장품협회에서 매년 진행해 온 박람회에서도 수입 화장품들은 찾을 수 없었다.

박람회 참여 유무는 해당 기업들이 결정할 문제다. 또한 벌어들인 수익을 일정 금액 기부나 환원하는 것 또한 기업의 몫인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적어도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진출 국가 차원의 행사, 그리고 많은 소비자들과 만나는 기회라면 사회 환원 차원에서라도 참가하는 기업이 1, 2개 정도는 있어야 한다.

이런 문제는 비단 화장품 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고가의 시계 업체들, 가방 등 패션 잡화에서 소위 명품이라고 불리는 수입사들의 고가 배당 대비 낮은 기부금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지적될 문제다.

이제 명품이라는 의미는 브랜드만의 가치에 머물지 않는다. 소비자의 트렌드가 변화됨에 따라 소위 명품이라고 불리는 제품의 가치도 변화되고 있다.

명품은 명품다운 매너가 필요하다. 가격만 올린다고 해서, 매장만 화려하다고 해서 명품이라고 불릴 수 없다. 다이아몬드는 진흙탕 속에서도 빛이 난다. 대한민국 소비자들에게 진정한 명품의 품격을 보여줄 수 있는 ‘명품 수입화장품’이 등장하길 기대해 본다.

 
 

 

 

 

최지흥 기자 jh9610434@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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