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주력 유통 대기업들이 장악…대형유통 상생 노력 절실

 
 
최근 국내 화장품 업계의 최대 화두는 단연 ‘유통’이다.

2002년 브랜드숍 등장 이후 자체 유통을 갖기 시작한 대기업들 속에서 중소, 중견 화장품 브랜드들이 마땅한 판매처를 찾지 못해 고민하고 있는 것.

특히 그동안 중소기업들의 텃밭이었던 온라인과 홈쇼핑 등이 대기업들 위주로 재편되면서 중소기업들이 유통을 찾지 못해 고사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이다.

최근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헬스&뷰티숍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높은 판매 수수료율과 초기 투자비용 등으로 입점을 시도조차 못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그렇다면, 중소, 중견기업들의 유통 해법은 과연 없을까. 최근 중소, 중견 기업들에게 새로운 유통 기회가 열리고 있어 주목된다. 

새로운 길 모색하는 화장품 전문점

 
 
90년대 국내 화장품시장을 주도했지만 카드 대란과 무리한 할인 경쟁, 그리고 2002년 화장품 브랜드숍 등장으로 침체기를 겪고 있는 화장품 전문점들이 새로운 변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중소, 중견기업들의 새로운 판로 개척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그동안 전문점 전용 사이트 개설, 공동 물류 사업 전개, 병행수입 화장품 및 전용 브랜드 개발 등 다양한 전략들을 선보이며 제기를 노렸지만 큰 성과 없이 중도 포기해야 했던 국내 화장품전문점들이 화장품전문점이 추진 중인 협업화 사업을 통해 반전의 기회를 얻고 있는 것.

화장품전문점협회에 따르면 화장품 전문점은 중소기업청이 올해부터 본격 추진하는 ‘협업화 시범사업’에 우대지원 업종으로 선정됨에 따라 지역별 화장품전문점의 단위별 협동조합 사업 구축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미 서울과 부산, 경남 지역의 협동조합 등록이 완료되었으며 대구도 마무리 단계로 곧 협동조합 개설 등록이 완료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재 가입되어 있는 150여개의 화장품전문점이 협업화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정부의 지원이 확정되는 5월부터 본격적인 사업 전개가 전망되고 있다.

특히 이번 사업 일환으로 화장품전문점협회는 함께 협업화 사업에 동참할 브랜드사를 모집할 계획이어서 유통을 찾지 못하고 있는 중소, 중견기업들에게는 희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통이 없다면, 스스로 만들기 나선 기업 확대

 
 
유통 찾기가 어려워지면서 유통을 스스로 만들어 개척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데이셀코스메틱 등은 주력 제품을 고속도로 휴게소에 입점 시키며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전혀 다른 화장품 유통을 개척하고 있으며, 생그린의 뮤엔은 유사면세점 입점과 피부관리숍 숍인숍 입점을, 한생화장품은 공장 견학 등 지역과 연계된 관광 상품 개발을 통한 유통을 구축했다.

피부관리숍 전용 브랜드들의 경우는 DM 발송을 통한 제품 판매 외에 전화를 통한 영업을 진행하는 형태로 일종의 통신판매를 진행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으며, 문구점에 입점하거나 다이소 등 생활잡화점 입점하는 기업, 최근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소셜커머스 채널에서만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들도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자체 제품만을 판매하는 단독숍을 시범적으로 오픈해 시장 상황을 파악하는 기업도 늘어났다.

 
 
조이코스의 호피걸, 한경희뷰티가 롯데마트에 오픈한 프래스십 스토어, 클리오가 명동에 문을 연 클럽 클리오, 쌍빠가 신사동 가로수길에 오픈한 코스메토크, 커버코리아의 샤라샤라 등이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동성제약의 경우도 헤어스파 자연체감 매장을 오픈해 염색 서비스와 함께 자사 제품을 판매하며 시장 반응을 체크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경쟁이 치열하고 초기 자본이 많이 들어가는 브랜드숍과 다른 방식의 유통도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지자체 또는 대형 유통과 상생 방안 마련

 
 
자체 유통 발굴이 힘든 기업들은 지자체나 정부 기관이 추진하는 유통에 입점하거나 대형 유통사와 PB 제품을 개발해 상생 방안을 마련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제주도의 일부 기업은 제주테크노파크 코스메틱클러스터사업단이 운영하고 있는 ‘제주산 화장품 홍보 및 공동판매장’에 입점해 판로 개척에 나서고 있으며, 인천남동공단의 제조사들을 주축으로 탄생된 인천헬스뷰티기업협회는 인천광역시와 인천경제통상진흥원의 후원을 받아 화장품 공동판매장 ‘휴띠끄’를 오픈하고 판로 개척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인천헬스뷰티기업협회는 공동 브랜드 개발에 나서 최근 유승호를 모델로 내세운 화장품을 론칭해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오는 9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보건복지부가 추진하고 있는 '해외 화장품 판매장 개척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말레이시아에 오픈될 예정인 한국 화장품 상설 전시·판매·홍보관에 입점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있는 등 코트라 등 정부 차원의 해외 유통망 개설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중소, 중견기업들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 유통의 PB 상품 개발 열풍과 함께 대형 유통과 합작해 PB 제품을 선보이는 중견, 중소기업들도 늘고 있다.

무점포 판매로 유명한 에네스티가 대형마트와 PB를 개발한데 이어 그동안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등 대형 화장품 OEM사들이 장악했던 대형 마트 PB 제품 개발에 최근 중견, 중소기업들의 참여가 늘고 있으며, 온라인에서도 지난해 미즈온이 G마켓과 PB 브랜드 아이엠을 선보인 것에 이어 최근에는 한불화장품이 11번가와 남성 전용 기초화장품을 PB로 개발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최근 헬스&뷰티숍인 CJ올리브영이 중견, 중소기업들과 상생을 위해 제품 개발을 함께 고민하는 새로운 형태의 유통 구조가 형성되고 있으며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움과 LG생활건강의 뷰티플렉스가 중소기업 제품을 입점시키거나 PB 제품으로 판매하는 사례도 늘고 있어 앞으로 틈새시장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최근 이러한 유통 변화 움직임과 관련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화장품산업은 진입 장벽이 낮은 대신 성공 확률은 매우 적은 분야지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최근 선두기업들의 유통 장악, 타 업종 기업들의 화장품시장 진출 등으로 브랜드숍을 운영하지 않는 중견, 중소기업들에게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특히 높은 수수료율 책정과 초기 투자비용 증가로 인해 기존 유통에 뛰어들기 힘들어 온라인쇼핑몰에 만족하거나 새로운 유통 개척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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