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해 솔직담백한 입담 뽐내...

▲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방송 화면 캡처
▲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방송 화면 캡처
키 217cm, 몸무게 140kg. 이종격투기 선수 최홍만은 덩치는 크지만 마음은 한 없이 여린 남자였다.

2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한 최홍만은 스포츠 선수 생활, 자신을 둘러싼 오해 등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통해 ‘거인’으로 기억됐던 그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최홍만은 평소 게스트를 번쩍 안으며 환영의 뜻을 표하는 MC 강호동을 안으며 등장했고, 강호동에게 씨름에서 이길 자신 있다고 말해 스튜디오를 압도했다.

그러나 “불을 끄면 잠을 못 잔다”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고민으로 포문을 뗀 그는 자신의 큰 키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왕따를 당한 사연부터 헬로키티에 대한 애착, 여자친구와의 결별까지 가감 없이 공개했다.

어린 시절 최홍만은 여느 아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작고 왜소한 모습이 고민이었다. 그는 심지어 키 큰 친구들한테 맞기도 했으며, 왜소한데 눈까지 작아 꼬마, 좁쌀, 번데기 등의 별명으로 친구들의 놀림을 받았다.

최홍만은 “중학교 1학년 때 키가 165cm였다. 그때만 해도 교실 앞자리에 앉았다. 중학교 2학년 때 170cm가 됐고, 중학교 3학년이 됐을 때 180cm가 됐다. 자고 일어날 때마다 스스로도 어색함을 느꼈다. 아버지는 159.8cm이고 어머니도 비슷하시다. 형도 170cm로 큰 키가 아닌데 나만 혼자 큰 거다. 거울을 통해 내 모습을 보며 놀란 적도 있다”고 말했다.

유독 큰 키 때문에 최홍만의 친구들은 주변 사람들의 부담스러운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하나둘씩 떠나기 시작했다. 당시 사춘기였던 최홍만은 어린 마음에 그런 친구들을 원망하며 외로운 학창시절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최홍만은 “운동을 시작해 숙소생활을 할 때도 지나치게 큰 키로 인해 왕따였다. 대화할 친구도 없고 항상 혼자이다보니 스스로 한심해 보이고 혼자 울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큰 키로 인해 아픈 추억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전철을 탔다가 전철문이 머리에 닿아 피가 나고 있어도 사람들은 ‘좀비’라고 놀린 일, 최홍만을 구경하던 택시기사가 사고를 낸 일, 운동삼아 산행을 다녀오던 길에 숨이 차서 헐떡이며 내려오는 모습을 보고 지나가던 할머니가 놀라서 기절하신 일, 동네고양이를 유일한 관객삼아 춤을 추며 외로움을 달랬던 일 등 사람들의 시선에 생채기 났던 상처들을 꺼냈다.

최홍만의 깊은 외로움을 달래주는 것은 바로 일본의 인기 캐릭터인 헬로키티였다. 방송을 통해 공개된 그의 방은 ‘헬로키티’ 침구세트와 인형들로 가득 차있었다. 최홍만은 “헬로키티는 나의 진정한 친구다. 이 친구가 없었으면 못 살았을 것이다. 슬프고 우울할 때 날 위로해준다”며 “키티와 매일매일 대화한다. 처음 헬로키티를 만든 사람이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라는 의미에서 입을 만들지 않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결코 평범하지 않은 신체조건을 가지고 있는 최홍만은 제주도 한 해수욕장에서 우연히 마주친 부산 동아대 씨름부 감독의 눈에 띄어 씨름계에 입성했다. 최홍만은 “대학교 2학년 때 아마추어 6관왕을 달성했다. 1년간 모든 씨름대회에서 우승했다. 주특기 기술은 밀어치기와 들배지기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최홍만은 대학교 3학년 때 계약금 4억5000만원과 연봉 4000만원이라는 파격적인 대우를 받고 LG투자증권 황소 씨름단에 입단했다. 이후 한 번의 천하장사와 세 번의 백두장사를 지낸 최홍만은 소속구단이 해체된 후 K-1에 진출하겠다는 뜻을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씨름계 선배들 입장에서 그런 최홍만을 좋게 볼 리 만무했다. 하지만 최홍만은 자신에 대한 여론과 평판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악물고 더 열심히 이종격투기 선수 생활에 매진했다. 이후 최홍만은 2005년 K-1 월드그랑프리 서울 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2006년 K-1 월드그랑프리 서울 수퍼파이트, 2007년 K-1 월드그랑프리 홍콩 슈퍼파이트 대회 등에서 1위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연애사와 관련해 괴소문으로 시달렸다고 운을 뗀 그는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소문 때문에 연애하기 힘들다”라고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최홍만은 보통 사람들과 다른 신체조건 때문에 교우관계뿐만 아니라 연애를 하는 과정에서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최홍만은 “내 여자친구란 이유만으로 괴소문에 시달리며 욕을 많이 먹었다. 그간 교제한 여자친구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최홍만 만나면 다른 사람 못 만날 거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듣기에 따라 좋을 수도 있지만 나쁠 수도 있는 말이다”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여자친구와의 결별에 대해 지금은 괜찮아졌고, 이렇게 태어난 것이 자신의 인생이기 때문에 주어진 상황에 맞게 잘 적응하겠다고 말하는 최홍만이 새삼 작게 느껴졌다. 꿈틀거리는 산낙지가 세상에서 제일 무섭다는 그. 불을 끄면 무서워서 잠을 못 잔다는 그. 사람이 고프고 사랑이 고파서 동물을 사랑하는 그는 큰 덩치 속에 따뜻한 가슴을 가졌고, 작고 소박한 꿈을 가진 한 사람이다. 스스로 그 아픔을 쿨하게 공개하면서 이질적인 시선을 보냈던 사람들에게 소리없는 질책을 보낸 그에게 따뜻한 응원을 보낸다.

신원경 기자 lovesleep28@beautyhankook.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뷰티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