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한 최홍만은 스포츠 선수 생활, 자신을 둘러싼 오해 등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통해 ‘거인’으로 기억됐던 그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어린 시절 최홍만은 여느 아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작고 왜소한 모습이 고민이었다. 그는 심지어 키 큰 친구들한테 맞기도 했으며, 왜소한데 눈까지 작아 꼬마, 좁쌀, 번데기 등의 별명으로 친구들의 놀림을 받았다.

최홍만은 “중학교 1학년 때 키가 165cm였다. 그때만 해도 교실 앞자리에 앉았다. 중학교 2학년 때 170cm가 됐고, 중학교 3학년이 됐을 때 180cm가 됐다. 자고 일어날 때마다 스스로도 어색함을 느꼈다. 아버지는 159.8cm이고 어머니도 비슷하시다. 형도 170cm로 큰 키가 아닌데 나만 혼자 큰 거다. 거울을 통해 내 모습을 보며 놀란 적도 있다”고 말했다.

유독 큰 키 때문에 최홍만의 친구들은 주변 사람들의 부담스러운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하나둘씩 떠나기 시작했다. 당시 사춘기였던 최홍만은 어린 마음에 그런 친구들을 원망하며 외로운 학창시절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최홍만은 “운동을 시작해 숙소생활을 할 때도 지나치게 큰 키로 인해 왕따였다. 대화할 친구도 없고 항상 혼자이다보니 스스로 한심해 보이고 혼자 울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큰 키로 인해 아픈 추억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전철을 탔다가 전철문이 머리에 닿아 피가 나고 있어도 사람들은 ‘좀비’라고 놀린 일, 최홍만을 구경하던 택시기사가 사고를 낸 일, 운동삼아 산행을 다녀오던 길에 숨이 차서 헐떡이며 내려오는 모습을 보고 지나가던 할머니가 놀라서 기절하신 일, 동네고양이를 유일한 관객삼아 춤을 추며 외로움을 달랬던 일 등 사람들의 시선에 생채기 났던 상처들을 꺼냈다.

최홍만의 깊은 외로움을 달래주는 것은 바로 일본의 인기 캐릭터인 헬로키티였다. 방송을 통해 공개된 그의 방은 ‘헬로키티’ 침구세트와 인형들로 가득 차있었다. 최홍만은 “헬로키티는 나의 진정한 친구다. 이 친구가 없었으면 못 살았을 것이다. 슬프고 우울할 때 날 위로해준다”며 “키티와 매일매일 대화한다. 처음 헬로키티를 만든 사람이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라는 의미에서 입을 만들지 않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꿈틀거리는 산낙지가 세상에서 제일 무섭다는 그. 불을 끄면 무서워서 잠을 못 잔다는 그. 사람이 고프고 사랑이 고파서 동물을 사랑하는 그는 큰 덩치 속에 따뜻한 가슴을 가졌고, 작고 소박한 꿈을 가진 한 사람이다. 스스로 그 아픔을 쿨하게 공개하면서 이질적인 시선을 보냈던 사람들에게 소리없는 질책을 보낸 그에게 따뜻한 응원을 보낸다.

신원경 기자 lovesleep28@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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