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이상의 개막식, 하지만 여전히 '기대 반 우려 반'

 
 
처음 충북 오송에서 한 달여 동안 화장품, 뷰티 세계 박람회를 개최한다고 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안 될 것이라고 했다. 보건복지부와 식약처 등의 관공서가 들어섰지만 오송역 인근의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이제 막 형성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지난 5월3일 개막된 ‘2013 오송 화장품·뷰티 세계 박람회’는 이제 시작으로 성패를 지금 당장 평가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국내 최초의 최대 규모로 세계라는 이름이 붙은 화장품, 뷰티 박람회를 개최까지 이루어 냈다는 것은 분명히 성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시작된 ‘2013 오송 화장품·뷰티 세계 박람회’는 어떤 모습일까. 기자가 직접 현장을 찾아 개막식 풍경을 스케치 해보았다.

생각 이상으로 많은 참관객에 참가 업체도 놀랐다

 
 
국내 화장품, 뷰티 관련 기업들을 중심으로 360여개 업체가 참가한 이번 ‘2013 오송 화장품·뷰티 세계 박람회’ 입구에 도착했을 때 우선 눈길을 끄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참관객들이었다.

금요일 평일 오전에도 불구하고 업계 관계자들은 물론, 많은 관람객들이 박람회 입구에 운집해 있었다. 오후가 돼서는 그 넓은 주차장이 만원이 되었을 정도다. 참고로 3일 개막식이 마무리된 이후 고속도로를 타기 위해 청주 IC로 가는 길만 1시간이 넘게 소요됐다. 평소에는 10분도 안 걸리는 거리인 것을 감안하면 정말 많은 인파가 몰린 셈이다.

물론, 박람회 조직위원들이 자체적으로 모객한 인원들, 일례로 대학교, 고등학교, 중학교, 초등학교 학생들도 많았고, 국무총리의 방문으로 많은 관공서 관계자들이 참가한 것도 있지만 분명 첫날 흥행은 성공한 것을 눈으로 확인 할 수 있었다.

박람회에 설치된 부스도 생각 외로 우수했다. 입구를 지나 눈에 보이는 큰 천막들에 조금은 실망을 했지만 막상 천막 안으로 들어서자 참가 업체들의 부스는 그동안 서울에서 볼 수 있었던 일반적인 부스보다 더 잘 꾸며져 있었다.

매년 대한화장품협회에서 진행하던 화장품 박람회 보다 더 많은 업체들이, 더 많은 브랜드와 더 많은 콘셉트로 관람객들을 맞고 있었다.

일례로 그동안 아모레퍼시픽은 박람회 기간 큰 부스로 참가했지만 이번처럼 설화수부터 에뛰드하우스까지 자사의 다양한 브랜드를 선보였던 적이 없었고, LG생활건강 역시 전 브랜드 제품을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참가 업체들 스스로도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참가 업체 한 관계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부스를 찾아 앞으로 박람회 기간이 기대된다”면서 “부스 역시 깔끔하고 예쁘게 꾸며져, 부스를 찾는 관람객들에게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뿌듯하다”고 설명했다.

어디부터 가 볼까?

 
 
박람회 입구에 들어서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어느 관부터 가야 될 지였다. 산업관이나 뷰티마켓을 먼저 갈지, 주제관부터 가야될지 고민이 되는 순간이었다.

고민 끝에 일단 ‘2013 오송 화장품·뷰티 세계 박람회’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주제관부터 둘러보기로 했다.

화장품 전문기자로서 주제관 중 가장 눈길을 끈 곳은 월드뷰티관이었다. 특별히 볼거리가 많은 곳은 아니었지만 이곳에서는 대한민국 화장품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세계의 이름난 미인들의 그림과 미스코리아들이 직접 촬영한 대한민국 과거 역사 속 미인들의 화장법이 소개되는 공간을 지나면 대한민국 화장품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그림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그 앞으로 국내 최초의 화장품 브랜드, 국내 최초의 기능성 화장품 등이 전시되어 화장품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들이라면 한번쯤 눈여겨 볼만 하다.

월드뷰티관을 지나 생명뷰티관, 한류문화관 등 주제관을 둘러보았다면 이제는 산업관으로 갈 차례다.

▲ 화장품산업관
▲ 화장품산업관
다음으로 찾은 곳은 화장품산업관과 뷰티산업관이다. 우선, 화장품산업관은 입구부터 화려했다. 대형 형광 간판에 아모레퍼시픽이라고 쓰여 있는 아모레퍼시픽과 깔끔하게 꾸며진 LG생활건강 부스가 나란히 관람객들을 맞았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다양한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참관객들에게 큰 관심을 모았으며 그 뒤로 소망화장품이 새롭게 론칭한 브랜드숍 오늘, 원브랜드숍으로 유일하게 뷰티마켓이 아닌 산업관을 택한 스킨푸드의 부스 등이 펼쳐져 있었다.

또한 방문판매 전문기업으로 유일하게 박람회에 참가한 사임당화장품과 원료 전문기업 바이오랜드, 대한화장품수탁제조업협의회, 한국화장품제조와 한불화장품의 부스 등이 눈길을 끌었다.

해외 바이어들과의 미팅을 진행하는 주간은 아니었기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과 각 부스에서 진행되는 이벤트에 참가하는 일반 관람객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생각보다 많은 관람객들로 각 부스에 지원 나온 직원들의 표정은 한결 밝아져 보였다.

▲ 뷰티산업관
▲ 뷰티산업관
뷰티산업관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인천시가 유승호를 모델로 내세운 인천시 공동 브랜드 브랜드 U&B를 시작으로 코바스, 메리케이, 튼살 크림으로 유명한 씨에이팜, 최근 무방부제 화장품 제누키를 론칭한 엔피바이오코스메틱, 달팽이 원료로 유명한 유로코스텍 등은 사실 화장품산업관이 더 어울리는 부스였지만 뷰티산업관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또 다른 화장품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다.

이외에도 제주테크노파크, 서울종합예술학교, 농업기술실용화재단 등 큰 부스로 참가한 업체들과 단체들이 참관객들에게 네일이나 메이크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 뷰티마켓관
▲ 뷰티마켓관
뷰티산업관을 나와 찾은 곳은 이번 박람회에 가장 인기가 있을 것으로 예측되는 뷰티마켓관이었다.

2002년 브랜드숍 등장 이후 처음으로 많은 수의 브랜드숍이 한 박람회에 참가한 것으로도 이슈가 된 오송 화장품 박람회의 뷰티마켓관에는 더페이스샵과 보떼, 에뛰드하우스, 이니스프리, 토니모리, 더샘 등의 브랜드숍이 포진되어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판매했다.

실제로 첫 날임에도 많은 이들이 몰려들어 브랜드숍관은 많은 이들이 모여들었다. 특히 학생 관람객들이 많아서인지 더페이스샵과 에뛰드하우스, 토니모리에는 많은 관람객들이 제품을 구매했다.

이런 분위기라면 이들 브랜드숍들의 박람회 부스 투자비용이 3000만원인 것을 감안할 때 인건비를 포함해 24일 간 수익적인 부분에서는 충분히 이익을 볼 것으로 예측도 됐다.

뷰티마켓관에는 이들 브랜드숍 외에도 KGC라이프엔진의 동인비, 미즈온, 네오팜 등 다양한 브랜드들이 참가해 참관객들에게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체험 행사 풍성, 눈길

▲ 다양한 체험 이벤트
▲ 다양한 체험 이벤트
화장품 및 뷰티 관련 박람회가 일반 관람객들에게 인기를 모으는 것은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어서뿐 아니라 다양한 체험 행사들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번 ‘2013 오송 화장품·뷰티 세계 박람회’ 역시 상시 운영되는 체험관들이 관람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었다.

주제관에서는 조선시대 머리스타일을 하고 사진을 찍고 손 마사지를 받는 서비스가 진행되었으며 뷰티산업관에서는 네일과 메이크업 서비스가, 체험관에서는 헤어, 메이크업, 네일, 피부진단, 발마사지 등의 서비스가 항시 진행되고 있다.

또한 거리에서 바디페인팅, 네일, 헤라 등의 체험 이벤트가 진행되었으며 아이들이 직접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어 체험하는 이벤트관도 운영되어 큰 호응을 얻었다.

한편 편안한 관람을 위한 편의시설도 눈길을 끌었다. 우선 점심시간 참가업체와 관람객들이 몰려들어 약간 비좁은 감은 있지만 다양한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이 2개 동이나 운영되고 있었으며 간식 등을 판매하는 부스도 곳곳에 설치되었다.

또한 박람회장 곳곳에 화장실이 있어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했으며 흡연자들을 위한 흡연실도 박람회 양 옆에 설치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이건 좀 아쉽네~

▲ 개막식 본 행사 끝난 후 축하공연 모습, 무대에서는 달샤벳의 공연이 이어지고 있었다.
▲ 개막식 본 행사 끝난 후 축하공연 모습, 무대에서는 달샤벳의 공연이 이어지고 있었다.
일단 개막식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앞으로의 일정도 큰 기대가 되고 있지만 몇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우선 참가 업체들이 대부분 국내 기업 위주로 되어 있고, 코리아나화장품 등 중견기업들의 참여가 저조했다는 점. 그리고 유명 해외 브랜드들이 단 한곳도 참여하지 않아 국내 행사로 축소된 점이다.

또한 일부 화장품 전문지들이 자체적으로 박람회 책자를 만들어 배포했지만 조직위 자체적인 안내 책자가 없는 것이 아쉬웠으며 이른바 축제라는 느낌이 들어야 할 박람회장이 관람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오랫동안 관람객들을 잡아 두지 못하는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관람객들 유치를 위해서는 다양한 거리 이벤트와 샘플링 행사 등 관람객들이 많은 것을 얻어 갈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특히 개막식 행사의 경우 국무총리가 방문해서인지 많은 인파가 몰렸다가 본행사가 끝나고 인기가수들의 축하공연이 진행되자 물밀듯 사람들이 빠진 것도 아쉬웠다.

일반적인 행사의 경우 씨스타, 포맨, 달샤벳 등의 공연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날 개막식은 빠져버린 인파들로 개막식 축하공연이 너무도 초라해 보였다.

이날 박람회 참관 뒤에 오송에서 숙박을 하지는 않았지만 숙박시설이 부족해 청주까지 숙박을 위해 가야되는 점이나 오송에서 청주까지 가는 도로가 한 번에 몰린 많은 차량으로 교통 체증을 겪고 있음에도 이를 안내하는 이들이 없었다는 점도 아쉬웠다.

또한 세계 박람회라는 것에 비해 세미나와 학술대회, 포럼 등의 행사가 너무 적었다. 박람회장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기업들의 세미나와 학술대회 등이 더 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일단, 개막은 성공적으로 진행되었으니, 해외 바이어들이 방문하는 주간인 이번주가 또 다른 고비가 아닌가 싶다.

승용차로 서울로 올라오는 시간이 장장 4시간. 조금 일찍 올라오리라는 생각과 달리 박람회 이곳저곳을 둘러보다 보니 차가 가장 많이 막히는 시간대에 고속도로에 올랐다.

아마도 박람회 기간 동안 2~3번은 더 내려가야 할 곳이다. 다시 내려 갈 때는 또 다른 느낌의 박람회로 느낄 수 있을까. 긴 시간 진행되는 박람회는 한번 찾은 관람객이 다시 찾도록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 다시 박람회를 찾았을 때는 또 다른 새로움을 느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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