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전문 무대연출가 1호, 모델 출신 능력자

내면에서 풍기는 고고함과 아름다움은 이내 외모로도 드러난다. 아름다운 일을 하는 아름다운 CEO. 능력 있는 여성이 이젠 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미모유지 비결과 사업적인 능력이 궁금할 독자들을 위해 각 ‘업계별 미모의 CEO’를 조금 특별한 사진에 담아 보았다. 섬세한 감각과 직원을 어루만질 수 있는 배려, 여기에 추진력과 세련미까지 갖춘 워너비 여성 CEO와의 특별한 만남이 준비되어 있다.

▲ 하리기획 이안나 대표
▲ 하리기획 이안나 대표
[뷰티한국 박솔리 기자] 살아온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분위기’로 상대의 직업, 특성, 성격까지 이미지화 된다. 하리기획 이안나 대표는 한마디로 멋진 사람이다. 늘씬한 키와 50대라고는 믿기지 않는 몸매와 미모의 소유자.

백스테이지를 활보하는 디자이너들은 모델을 결정짓는 조건으로 ‘멋과 분위기’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이안나 대표는 젊은 시절, 국내를 주름잡는 모델 출신으로 그 시대에서는 볼 수 없었던 서구적인 이목구비, 작은 얼굴, 황금 비율 신체조건을 타고났다. 이런 그녀에게 다른 모델과 다른 점이 있었으니, 수동적으로 지휘와 규칙에 따라 움직이는 모델을 직업으로 하기에는 너무나 주도적이고 기획성을 드러내고픈 욕구가 강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디렉터의 시선으로 모든 것을 바라봤다고.

누구나 할 수 없는 모델이라는 직업에서 ‘퍼포먼스 다이렉트 디렉터 이안나’가 되기까지 그녀의 삶을 변화시키고 지탱할 수 있었던 비밀은 무엇일까?

#퍼포먼스 다이렉트 디렉터 이안나
모델을 할 때부터 남다른 끼와 시선을 소유했다고 자부한다. 서구적인 마스크로 황신혜와 함께 쇼에 서기도 했고 종횡무진 패션계에서 움직일 시기에 머리를 노랗게 탈색했었다. 어느 날 헤어쇼 관계자가 한 달을 쫓아다니며 무대에 서줄 수 없겠느냐며 부탁을 해왔다.

결국 쇼에 서기로 했는데 헤어에만 치중하다보니 상대적으로 형편없었던 의상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또 하나 아쉬웠던 점은 패션모델은 서열이 생명이었던 반면에 헤어모델은 서열이나 규칙이 없었다. 헤어계로 입문한 순간 매력적인 순간들을 많이 맞이했지만 이런 문제점들을 반드시 보완해 수준 높은 헤어쇼를 완성하고 싶었다. 이안나는 의상에 대한 이해도는 높다고 자부했지만 헤어계를 이해하려면 헤어자격증이 기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자격증을 취득했고 연출가로서 한 단계 가까워 질 수 있었다.

타인에게 완벽하고 감동적인 쇼를 선사할 수 있는 비밀은 일에 대한 자부심과 공부다. 스타일리스트로도 활동하며 성공과 내 꿈을 가깝게 만들었다. 헤어쇼라고 해서 헤어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전체적인 룩을 생각하는 것, 조화가 가장 어렵지만 재밌는 작업이다. 현재는 뷰티 디렉터 1호, 하리기획 이안나 대표로 살아가고 있다.

#성공적인 무대를 위해서는 기획과 준비, 센스다
기획사의 생명은 제안서라고 생각한다. 주제가 뭘까? 테마가 뭐가 있을까? 잘할 수 있는 것이 뭘까? 항상 고민 한다. 주제가 정해지면 헤어뿐 아니라 메이크업, 의상, 토털 뷰티룩을 제안한다. 아직까지 의아하게 생각하는 클라이언트도 있지만 무대를 만나면 만족을 감추지 못한다.

일단 시뮬레이션 작업을 통해 구체화하고 당일 현장 무대를 연출하다보면 무대의 크고 작은 사고를 방지 할 수 있다. 나와 디자이너가 충분히 합의를 거친 후 탄생되는 무대이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관객과의 호흡이 되어야한다. 내가 나의 흥에 취해 연출 했을 때는 100% 실패작이 된다. 왜냐하면 그것은 행위예술일 뿐이기 때문이다. 늘 상업적으로도 살릴 수 있는 부분도 반드시 생각해야한다.

#가장 보람 있었던 기억은?
별 기대 없이 시작했던 아티스트들과 틀을 잡아가며 힘들게 시안작업을 하고 크고 작은 트러블을 거쳐 합의점을 이끌어 내 무대를 마친 후 디자이너들과 부둥켜안고 울었던 기억이 있다. 그 때의 희열과 보람은 지금 내가 힘들 때 잡아주는 버팀목이다.

공연예술은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다. 세종문화회관에서 헤어쇼를 허가받았을 때도 너무나 기뻤다. 계단 세 칸이 하늘보다 높더니 허가를 받은 후엔 한걸음보다 가깝더라. 허가 받기 전 ‘저기 저 곳에 내가 관람객이 아닌 연출가로서 당당하게 화장실과 대기실을 이용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꿈이 이루어졌을 때 당장 세종문화회관 화장실부터 가 시원하게 볼 일을 봤다.(웃음)당당했고 너무나 기뻤다.

#디렉터는 모두의 합을 생각하고 넓고 크게 보아야한다
실패한 무대를 얘기하라면 솔직히 ‘없다.’ 그렇지만 실패라고 생각한 때가 딱 한 번 있었는데 연출이 너무 돋보였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마음이 아팠던 기억이 있다. 열정이 있고 실력이 있는 사람과 기획을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내가 나대로만 움직여 결국 합을 이루지 못했다는 자괴감이 있기 때문이다. 나와 함께 하는 사람들이 모두가 열정적으로, 멋지고 행복한 그림을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

▲ 하리기획 이안나 대표
▲ 하리기획 이안나 대표
#무조건 ‘빨리 빨리’의 백스테이지,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좋은 머릿결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에서 한방 엑스포에서 한방 헤어쇼를 기획했다. 마지막 무대에서 어우동 복장으로 쇼를 진행했는데 무대 위에서 모델 한 명의 가슴 한 쪽이 노출됐다. 모델은 그 사실도 모르고 열심히 본분을 다했는데 관객들은 넋을 놓고 봐라봤다. 스마트폰 시대가 아니라서 얼마나 다행이던지...

또 한 번은 무대와 무대 사이의 공간이 있는 캣워크를 준비했는데 메인 모델 한 명이 연습때는 잘했는데 본 쇼에서 그 공간을 잊었는지 워킹 도중 없어진 사건이 있었다. 중간에 나올 수 없는 프로그램이어서 그 모델은 쇼가 끝날 때까지 그 좁은 공간에서 아픈 무릎을 감싸 안고 있었다. 덕분에 작품 하나가 사라진 상황이었지만 재밌는 에피소드로 기억하고 있다.

# 무궁무진한 기획의 원천은 무엇인지?
자연하고 교감 하는 것이 취미다. 돌아가는 선풍기를 봐도 영감이 떠오르기도 하고 나뭇잎과 주변 자연색감을 통해 선과 색의 조화를 연구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건 느낌이고 센스다.

#미모 유지 비결이 있다면?
부모님이 주신 외모다. 얼굴이 작은 이유는 선천적으로 치아 4개가 없다. 피부관리는 ‘아무거나’쓰는 것. 매일 자기 전 1000원짜리 팩을 하는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랄까?

걷는 것이 생활화 된 것도 몸매 관리에 도움이 된다. 자가용이 있지만 70% 이상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한다. 정확한 미팅시간을 위해서이기도 하다. 대중교통보다 정확한 교통수단은 없다. 매일 다섯 정거장 정도는 기본으로 걸어 다닌다. 걸으면서도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 걷는 게 런웨이라고 생각한다. 중요한건 내가 상품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것. 옷에 나를 맞춰야한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모델시절 입었던 옷이 꼭 맞는다.

# 여성 경영자로 직원 관리에 어려움을 느낄 때 어떻게 헤쳐 나가는지?
사람관리가 가장 힘들다. 잘하는 사람은 많지만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경영하는 입장에서 후배를 길러 내야하는 부분이 가장 어렵다. 언제나 내가 둘이 되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 여성CEO가 꿈인 친구들에게 한마디 해준다면?
감성과 센스가 가장 필요하다. 그래서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본인이 하고 싶어하는 분야가 있다면 분석을 한 다음, 자기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남들과 똑같은 생각으로는 절대로 살아남을 수 없다.

분야에 대한 자격증은 기본이다. 인정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국가 자격증은 할 줄 알아야 볼 줄도 안다. 기본적인 준비를 마친 후에 나만이 가지고 갈 수 있는 감성을 찾아내야하며 접목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내야 한다.

이안나 대표에게 하리기획이란?
꿈이 이루어진 내 모습.

사진=김세진 studiomandoo@gmail.com
박솔리 기자 solri@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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