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 뷰티#TALK] 급성장하는 ‘윤리적 할랄 뷰티’ 시장, K-뷰티의 새로운 기회
고소득, 젊은 층이 주 소비자인 중동의 사우디, 메가 트렌드 주도 블루오션 할랄 뷰티 시장, K-뷰티브랜드 전략은?
[뷰티한국 허정윤 인턴기자] 지속가능성과 가치 소비가 화장품 산업 전반을 재편하면서, 뷰티 시장은 ‘윤리 뷰티(Ethical Beauty)’라는 공통된 흐름 속에서 세 가지 방향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클린 뷰티(Clean Beauty)는 인체에 유해한 성분을 배제하고 안전한 원료 중심의 포뮬러를 지향한다. 비건 뷰티(Vegan Beauty)는 동물성 원료 및 동물실험을 철저히 배제한다. 그리고 할랄 뷰티(Halal Beauty)는 여기에 종교적 기준까지 포함해, 샤리아(Sharia) 율법에 따라 ‘허용된(Halal)’ 원료만을 사용하는 가장 엄격한 형태의 윤리 뷰티다.
세 가지는 서로 다른 철학을 지니지만, 모두 ‘깨끗한 소비’라는 공통 가치 위에서 만나고 있다. 이러한 가치의 확산은 단순한 ‘이미지 마케팅’을 넘어, 브랜드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알코올, 콜란겐 NO! 할랄 인증 핵심 샤리아(Sharia) 원칙 준수
알코올, 돼지 유래 원료(콜라겐·젤라틴 등), 비할랄 도축 동물 성분, 혈액 및 곤충 색소(예: 카민) 등은 ‘하람(Haram)’ 성분으로 분류되어 사용이 금지된다.
소비자들은 이러한 종교적 기준이 반영된 화장품을 신뢰하며, 기업들은 하람 성분을 철저히 배제한 스킨케어·헤어·메이크업 제품을 중심으로 인증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히 종교적 규범을 따르는 수준을 넘어, 안전하고 투명한 제조 과정을 중시하는 글로벌 소비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다.
시장조사기관 Inkwood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할랄 뷰티 시장은 2023년 약 405억 달러에서 2033년 1,116억 달러 규모로 성장을 전망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13%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며, 이 중 중동·동남아 지역이 핵심 성장축으로 꼽힌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UAE, 인도네시아는 정부 차원에서 할랄 인증 산업을 전략 산업으로 육성 중이며, 소비층의 다변화가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 기업의 대응: ‘할랄 인프라’를 선점한 K-ODM
국내 주요 ODM 기업들도 일찍이 할랄 시장을 주목해왔다. 코스메카코리아는 인도네시아 현지 공장에서 할랄 인증을 취득해, 현지 브랜드 및 글로벌 브랜드의 OEM 생산을 수행 중이다. 한국콜마 역시 말레이시아 JAKIM 인증 기준에 부합하는 원료·공정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중동 및 동남아 브랜드와의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확대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단순한 인증 획득을 넘어, ‘할랄 원료 데이터베이스’와 전용 생산라인을 갖춰 글로벌 파트너사에 안정적인 공급망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종교적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더라도, 하람(금지 성분)을 사용하지 않고 투명한 제조 과정을 강조하는 ‘할랄 프렌들리(Halal-Friendly)’ 제품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이는 무슬림뿐 아니라 민감성 피부, 천연성분 선호층 등 ‘안심 포뮬러’를 찾는 비(非)무슬림 소비자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예를 들어 브랜드 조선미녀는 무슬림 소비자들이 공식 홈페이지 Q&A란에 “할랄 인증을 받은 제품이냐”고 물어보자 “공식인증은 없지만 대부분이 비건제품”이라고 답했다.
할랄 뷰티는 더 이상 특정 종교권 시장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투명한 성분 관리, 공정한 생산 시스템, 지속가능한 포장재 등 윤리적 요소가 브랜드 신뢰의 척도가 되는 시대이기 때문에 K-뷰티는 ‘할랄 인증 + 클린 포뮬러 + 글로벌 ODM 연계’의 전략을 통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확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