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모델, 아이돌 일색이지만 메스 채널에만 머물러...

 
 

최근 몇 년간 한류 열풍으로 국내 화장품 모델들이 아이돌 스타들로 교체되며 이른바 ‘아이돌 화장품 모델 열풍’이 불고 있지만 이들 모두 여전히 백화점 화장품 브랜드 모델로 활동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소녀시대의 유리와 수영, 티파니가 로레알그룹 비오템의 모델로 반짝 발탁된 바 있지만 이후 수입 화장품 브랜드의 국내 아이돌 스타 모델 기용이 없었고, 특히 유럽, 미국과 FTA가 발효된 이후 수입화장품 브랜드들의 국내 모델 기용이 크게 늘었지만 아이돌 모델을 기용하는 화장품사들이 없는 상태다.

국내 브랜드에서도 현재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의 헤라, LG생활건강의 후, 오휘 등도 전통적으로 아이돌 스타들이 발을 들이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당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대형 기획사의 소녀시대 등 아이돌 스타들 모두 현재 화장품 브랜드숍 등 메스 채널에서만 모델로 활동 중이다.

일례로 소녀시대의 경우 현재 9명 중 5명이 화장품 모델로 활동하고 있지만 이들 모두 메스 채널 브랜드 모델이다.

유리는 아모레퍼시픽의 마몽드, 윤아는 이니스프리, 서현은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 제시카는 바닐라코, 수영은 KGC라이프앤진의 메스 브랜드 ‘랑’의 모델로 활동 중이다.

또한 당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미쓰에이 수지도 더페이스샵 모델로 활동 중이며, 아이유와 지드레곤은 더샘 모델로, 동방신기는 미샤, JYJ는 토니모리, 2PM은 잇츠스킨의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동남아시아를 강타하며 한류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아이돌 스타들이 국내 메스 채널 사이에서는 치열한 모시기 경쟁 대상이지만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이른바 ‘프리미엄 브랜드’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백화점 화장품 모델들은 어떤 이들이 하고 있을까. 현재 국내 브랜드로는 아모레퍼시픽의 헤라는 신민아, LG생활건강의 후는 이영애, 오휘는 김태희, 숨은 한효주 등 모두 배우들이다.

수입화장품 브랜드도 SK-II는 김희애, 임수정, 이연희, 유지태가, 비오템은 공효진, 비오템 옴므는 원빈, 슈에무라는 소이현, 에스티로더는 정려원, 아베다는 한지혜, 맥(MAC)은 윤은혜, 크리니크는 박보영, 베네피트는 송지효, 시세이도는 최지우, 코스메 데코르테는 김남주 등 모두 배우들이 장악하고 있다.

이중 정려원과 윤은혜 등은 과거 걸그룹으로 활동하던 이른바 1세대 아이돌에 속하지만 이들 모두 배우로 전업해 성공적인 이미지를 구축한 이들이다.

이처럼 백화점 화장품 브랜드들은 왜 동남아시아 등 해외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돌 스타들 보다 배우들을 선호할까.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가장 큰 이유는 이미지 때문이다. 10~20대를 겨냥하는 브랜드숍 화장품과 달리 백화점 브랜드의 주요 타깃 층은 고가의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경제력을 갖춘 30~40대 이상이기 때문.

또한 주요 타깃 층이 선호하는 여성들은 친근한 이미지를 선호하면서 자신의 나이 때와 비슷하고 드라마를 통해 친근한 이미지를 갖게 된 배우들이 선호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가까운 나라 일본에서도 시세이도와 고세 등 자국 내 브랜드 중 아이돌 스타를 기용하는 브랜드는 메스 채널이 대부분이다.

최근 화장품 모델을 하고 있는 아이돌 스타들이 잇달아 드라마에 출연하며 연기자로 변신을 시도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로 분석된다. 트렌디한 이미지보다는 고급스럽고 친근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것.

실제로 아이돌 그룹에 속해 가수로 활동하는 화장품 모델인 수지와 윤아, 설리, 클리스탈, 아이유, 제시카 모두 드라마에 출연했거나 출연 중이다.

남성 모델들도 마찬가지다. 더페이스샵의 김현중, 미샤의 동방신기(유노운호, 최강창민), 토니모리의 JYJ(재중, 유천, 준수), 에뛰드하우스의 샤이니 등은 아이돌 가수지만 모두 드라마에 출연한 경험을 갖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수입화장품사 관계자는 “아이돌 그룹의 경우 트렌드한 감성이 있기 때문에 이미지 기복이 크고, 백화점 주요 타깃층이 선호하는 인물들과도 상충되는 부분이 있어 백화점 브랜드에게는 선호되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무엇보다 백화점 유명 브랜드의 경우는 모델의 매출 기여도가 메스 채널 브랜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위험요소가 적은 안전한 모델을 선호하는 경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최근 아이돌 스타들이 연기자로 변신을 성공하거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어필하면서 의류 등 다른 소비재 시장에서는 프리미엄 제품의 모델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기 때문에 화장품도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아이돌 스타들이 이미 통신사, 커피, 주류, 의류, 치킨 등 다양한 소비재 시장에서 모델로 활동하며, 매출 상승에 큰 기여를 하고 있어 오히려 아이돌 스타들을 모델로 기용하지 않는 백화점 화장품 브랜드들의 뒤처진 마케팅을 지적하고 있다.

최근 아이돌 스타를 모델로 기용한 원브랜드숍 등 메스 채널 화장품 브랜드들이 국내에서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에 반해 아이돌 스타의 모델 기용을 회피한 백화점 화장품 브랜드들의 매출은 최근 크게 줄고 있으며 국내 브랜드들의 경우는 해외시장에서도 큰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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