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2위 이탈리아 시장, 유기농 인증은 필수 아닌 '선택'에 주목

[뷰티한국 문정원 기자] 최근 정부는 한방화장품 등 한국만의 독특한 원료개발을 통해 유럽시장을 비롯한 전세계 시장을 무대로 하는 글로벌브랜드를 육성할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해외 화장품 소비자들의 니즈와 세계적인 트렌드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그 큰 흐름중 하나가 '유기농 화장품'이다.  일본 방사능 사태 등의 영향으로 국내의 화장품 소비자들도 원료에 대한 안전성을 화장품 선택에 있어서 최대 고려사항으로 지목하고 있는데 이런 흐름은 해외의 소비자들도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유럽에서 최근 유기농 화장품시장 규모  2위를 기록하는 등 소위 '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시장이 커지고 있는 이탈리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전히 국내 화장품 수준이 해외 유명 화장품 브랜드에 비해 낮은 기술을 갖고 있다는 것이 객관적인 평가다. 하지만 급성장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유기농 시장을 고려할 때, 한방재료 등 국내의 독특한 유기농 원료 제품을 개발해 수출할 경우 충분히 승산이 있다.

최근 이탈리아 유기농화장품 시장의 트렌드와 주요 인증 등에 대해서 알아본다. 
 
#이탈리아 유기농 화장품시장
최근 코트라 밀라노 무역관이 발표한 ICEA(이탈리아 2대 유기농 화장품 인증기관) 관계자 면담 자료에 따르면 이탈리아는 경제위기로 인한 가정소득 감소로 전 분야에 걸쳐 소비가 정체되는 상황임에도 '환경친화적'이고 '유기농'이라는 표식이 붙은 제품들은 불황을 모르고 팔리고 있다.

 ▲자료원: 코트라 밀라노 무역관
 ▲자료원: 코트라 밀라노 무역관
특히 화장품시장도 이같은 트렌드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데 2012년 유기농 관련 제품에 대한 소비는 전년 대비 6%나 증가했을 정도다. 헤어와 보디 관련 제품은 합성 화학성분을 함유하지 않은 천연 식물성원료에 대한 수요가 커져 관련 업체들은 너도나도 앞다퉈 유기농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자동차 부동액에 들어가는 화학성분인 폴리플렌글리코가 세안 폼클렌징에도 동일하게 들어가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중에 유기농 비누, 샴푸, 보디클렌저, 헤어 염색약 등 다양한 뷰티제품에 대한 유기농 수요가 배로 증가하는 상황이다.

영국 Organic Monitor에 따르면 유기농 뷰티제품 세계시장 규모는 2012년 기준 약 140억 유로로 전년 대비 4%나 성장했다. 이 중 유럽은 21억 유로 규모로 약 20만 개 업체가 유기농 화장품을 제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에서 유기농 화장품 소비가 가장 높은 국가는 독일(시장 8억6500만 유로 규모, 일인당 평균 10.5유로 소비), 이어서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순으로 나타난다. 이탈리아 유기농 화장품 시장은 2억4700만 유로 규모로 일인당 평균 4.2유로를 소비하고 있다.

#이탈리아 유기농 화장품 인증시스템 분석
이탈리아에서 유기농이라는 라벨을 붙이고 제품을 유통하기 위해선 식품의 경우 834법(Legge 834)에 의해 의무적으로 유기농 인증을 받아야 하지만 비식품류인 화장품은 선택사항이다.

즉, 화장품에 대한 유기농 인증은 시장에서 부각되고 홍보 효과를 거두고 소비자들의 신뢰를 획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지만 의무적인 사항은 아니다. 현재로서 유기농 인증 없이 유기농이란 라벨을 붙이고 유통해도 이탈리아 국내법상 문제는 없다. 국내 유기농 화장품 업체들이 시장공략에 앞서 주요하게 확인해야할 부분이다.

 
 
이와 관련 ICEA 인증관리 담당자 Ms. Rosalinda Nardi씨는 "ICEA는 CCPB와 함께 이탈리아 2대 유기농 화장품 인증기관이다. 동일한 성격의 기관으로 프랑스의 에코써트(Ecocert), 미국의 유에스디에이(USDA), 독일의 비디아이에이치(BDIH) 등이 있다"며 "독일의 BDIH, 프랑스의 COSMEBIO와 ECOCERT, 이탈리아의 ICEA, 영국의 SOIL ASSOCIATION 등의 유명 인증기관들의 기준을 모아 표준화한 COSMOS-standard가 2010년 공식 출범한 이후 전 세계적으로 표준화 작업이 이뤄지지만 아직은 국가별 개별 인증 제도가 더 익숙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ICEA에서 발행하는 유기농 인증에 소요되는 시간은 보통 2~3달이며, 제조업체에 따라 약간씩 상이하다. 절차는 ① 먼저 서류 작성 제출 ② 요금 계약 규정에 모두 서명 ③제조업체는 성분 (INCI), 제품 설명, 라벨(영어로도 가능)을 ICEA에 송부하고 검사를 받는다.

제조업체는 제조 화장품에 대한 알레르기 테스트(Patch Test) 및 방부제 테스트(Challenge Test)를 거친 결과물도 ICEA에 제출해야 한다.

인증에 소요되는 비용은 연간회비 800유로, 검사비용 500유로(검사 시 검사원 항공, 숙박 일체 제조업체 부담), 검사는 일년에 한번씩 행해지며 생산 시설 규모에 따라 상이하지만 보통 4일 정도 소요된다.

로열티는 총 판매 금액에 0.80%이며 인증비는 제품당 30유로다. 단 업체 제조 50가지 제품이 인증대상일 경우에는 총 1500유로다. 인증은 3년간 지속되며 계속해서 갱신 가능함. 인증 사용을 포기하고자 할 땐 즉시 가능하다.

코트라 밀라노 무역관은 "국내 화장품 수출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선 그동안 지적된 낮은 기술 수준과 브랜드 인지도를 개선하고 수출 전략 지역의 소비자 트렌드, 인증 시스템 등 무역장벽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최근 이탈리아 유기농 화장품 붐을 예의주시하고 우리만의 독특한 유기농 원료 제품을 개발해 수출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제적으로 유기농 생산물의 대한 주요 인증은 다음과 같다.

미국의 USDA는 미국농무부의 인증으로 농,축산,식품 재배 및 경작을 책임지는 연방정부 조직의 NOP(국가 유기 프로그램)일환이다. 물, 소금을 제외한 원료의 95% 이상이 유기농 성분 사용을 필수로 하며 국가차원의 관리규제로 인증과정이 어렵고 국제적으로 신뢰도가 높다.

▲ 자료 : 유기농 화장품 전문 브리타니타임 한국 홈페이지
▲ 자료 : 유기농 화장품 전문 브리타니타임 한국 홈페이지
영국의 에코써트(Ecocert)는 EU 규약에 의해 유기농 생산물을 감시하는 국제단체다. 에코서트의 유기농 인증 기준은 물, 소금을 포함한 원료의 95% 이상 천연유래 원료이고 10% 이상 유기농 성분 사용 필수, 원료 수확방법부터 완제품까지 유기농 준수 여부를 확인한다. 
 
문정원 기자 garden@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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