얻은 것은 회원수와 단기 매출, 잃은 것은 고객 충성도와 신뢰

 
 
[뷰티한국 최지흥 기자]하나를 얻으면 반드시 하나를 잃는다. 물론, 예외도 있을 수 있지만 이 말은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이른바 ‘공짜가 없다’는 것을 그대로 증명해주는 말인 동시에 하나를 얻을 경우 반드시 잃을 것을 대비해야 된다는 말과 같다.

이러한 현대사회의 방적식은 화장품 업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최근 화장품 브랜드숍 업계에 불고 있는 할인 경쟁이 바로 그 대표적인 사례다.

치열한 경쟁 구도로 할인 일수와 규모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이에 따라 화장품 브랜드숍들은 이른바 ‘365일 할인’이라는 이름표를 붙일 정도로 치열한 상황이지만 분명히 얻은 것과 잃은 것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할인 경쟁이 불붙기 시작한 2009년 이후 지금까지 화장품 브랜드숍 시장은 성장세를 지속해 왔으며 일부 화장품 브랜드숍들은 매장당 평균 매출이 높아지는 성과를 얻기도 했다.

할인을 하지 않던 화장품 브랜드숍이 할인을 하고 신제품들을 바로 할인 하는 방식들로 화장품 브랜드숍의 할인 정책이 단기적인 매출 신장에 큰 기여를 한 것이다.

또한 할인 정책을 전개하며 회원 유치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각 화장품 브랜드숍의 회원 보유도 크게 증가한 상황이다.

하지만 반면 할인 경쟁이 불붙은 이후 화장품 브랜드숍들의 저가 이미지는 더욱 고착화되었고, 신제품에 대한 신뢰성과 스테디셀러에 대한 고객 충성도도 크게 줄어들었다.

여전히 일부 제품은 특정 소비자들에게 꾸준한 구매를 이끌어 내고 있지만 트렌드 제품 일색으로 각 브랜드숍을 대표하는 제품들이 종적을 감추기 시작했고, 소비자들은 할인이 없는 날은 제품을 구매하지 않게 됐다.

나아가 특정 브랜드의 신제품을 기다려주기 보다는 할인을 먼저 하는 브랜드숍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상황이 발생되고 있다.

즉, 더 이상 특정 브랜드를 고집하기 보다는 어느 곳이 더 빨리, 더 싼 제품을 내놓느냐가 화장품 브랜드숍의 경쟁력이 된 것이다.

할인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는 화장품 브랜드숍이 할인을 하면 할수록 더 높아지고, 이에 따라 화장품 브랜드숍들은 더 큰 규모, 더 많은 품목, 더 긴 기간 할인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화장품에 대한 가치는 떨어지고 있으며, 브랜드에 대한 신뢰와 충성도도 종적을 감추고 있다.

그뿐인가 화장품 브랜드숍도 기업이다. 이익을 위해서 할인 제품의 최종 소비자가격은 올라가고, 또는 해당 제품에 들어가는 성분은 보다 저렴하게 변해간다. 가격 경쟁력의 핵심은 결국 원가와 최종 소비자 가격이 결정하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 화장품 OEM사들의 화두 역시 기존의 품질력은 유지하고 공급 가격은 낮추는 기술적인 노력에 있다. 하지만 공급가를 낮추는 기술 개발이 그렇게 쉬운 일이겠는가. 시스템의 변화로 일부 비용절감은 가능하겠지만 인건비 등 고정비를 줄일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의 역사는 유럽이나 일본, 미국 등 이른바 화장품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나라에 비해 현저하게 짧다. 또한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 소위 명품이라고 불리는 제품이나 장수 브랜드를 찾기 쉽지 않다.

70여년에 불과한 국내 화장품 산업이 한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고객들이 찾는 제품, 충성도 높은 브랜드가 필요하다. 중저가 화장품 유통에서 화장품 브랜드숍을 대신할 유통이 없는 현재, 화장품 브랜드숍의 할인 경쟁은 분명, 내일이 없는 도박에 가깝다.

어떤 모델을 쓰느냐로 해당 브랜드숍을 구분하는 시대가 아니라, 대표 제품으로 인정받는 화장품 브랜드숍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소비자들이 화장품 브랜드숍을 찾아 해당 브랜드가 아닌 해당 제품의 OEM사가 어디인지 보고 제품을 구매하는 시대가 오기 전에, 과거 할인 경쟁으로 시장의 종식을 고한 화장품 전문점의 전처를 밟기 전에, 화장품 브랜드숍 업계의 변화가 필요한 오늘이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세요?

 
 

 

 

 

최지흥 기자 jh9610434@beautyhankook.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뷰티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