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화장품 일색, 화장품 OEM사 1사1처방 무슨 소용 있나

 
 
[뷰티한국 최지흥 기자]화장품 브랜드숍이 무서운 성장 속도를 내면서 몇 해 전 화장품 업계에는 화장품 OEM·ODM사가 연구개발비를 따로 비용 청부 하는 것에 대한 설왕설래가 있었다.

화장품 연구개발에 들어간 투자를 생각하면 당연한 일임에도 화장품 브랜드사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일이었다. 어찌되었든 이러한 논란은 화장품 OEM사의 치열한 경쟁으로 특별한 이슈 없이 묻혔다.

하지만 당시 반대 입장에서 제기 했던 문제들은 여전히 국내 화장품 업계에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아무리 좋은 제품을 개발하더라도 금세 비슷한 제품이 출시되어 경쟁력을 잃게 된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문제는 화장품 OEM 업계가 성황을 누리면서 더욱 심각해졌다. 화장품 OEM사들은 1사1처방 원칙을 내놓았지만 향만 바꾸면 다른 처방이 되는 화장품 업계에는 무용지물인 셈이다. 어느 순간 국내 화장품 업계에는 트렌드 제품을 만드는 것이 일과가 되어 버렸다.

조금 인기가 있다고 하면 바로 비슷한 제품이 나오고, 곧 업그레이드 제품들이 쏟아져 나온다. 결국 처음 제품을 개발한 기업이 원조라는 말을 외치기도 무색해졌다.

 
 
특히 비슷한 제품을 만든 기업이 자금력이 있다면 홍보 마케팅으로 원조는 소비자들에게 이름조차 잊혀지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때문에 화장품 기업들에게 독자 제품을 개발해 경쟁력을 갖추란 말은 비웃음을 받을 수밖에 없는 공염불이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독 히트 제품이 많았던 2008년. 우리 화장품 업계는 선밤을 만났고, BB크림이라는 새로운 제품 유형을 탄생시켰다.

하지만 LG생활건강 이자녹스의 선밤은 비슷한 제품의 홍수 속에 1년만에 자취를 감추었고, BB크림은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제품이 되었다. 펩타이드 화장품 역시 큰 성과 없이 경쟁만을 남기고 반짝 이슈에 그쳤다.

그리고 지금, 소비자들은 CC크림, DD크림 등 소위 업그레이드 된 제품이란 수식어가 붙은 제품들 속에서 어떤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 지를 고민하고 있다.

물론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보다 저렴하게 다양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이는 소비자들 입장에서 반길만한 일이다. 하지만 화장품 업계 측면에서 보면 오랜 노력을 통해 개발한 제품들이 한순간에 경쟁력을 잃는 것은 억울할 수밖에 없다.

이뿐이 아니다. 오랜 노력 끝에 스팀크림을 처음 국내에 가져와 유통시킨 포이보스걸이나 2012년 국내 화장품 시장에 진동파운데이션 열풍을 불러 온 한경희뷰티의 오늘은 어떤가.

2008년 선밤 대응 제품으로 아모레퍼시픽이 선보인 쿠션 제형의 제품은, 2009년 네이처리퍼블릭이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한 알로에베라 수딩젤은 지금 어떤 모습으로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나.

풍부한 자금력을 갖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은 조금 상황이 다를 수 있지만 다른 기업들은 억울할 수밖에 없다. 제품을 개발한 것이 OEM사가 아닐 경우에는 더욱 더 억울한 일이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업계 1, 2위 기업들도 트렌드 제품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사실은 한번 쯤 생각해 볼 문제다. 또한 유독 화장품 업계가 상표권에 집착하고 있는 현실도 주목해야 한다.

 
 
자존심을 지켰던 업계 상위사들이 독자 제품이 아닌 중소기업의 제품 컨셉과 같은 제품을 만들 수밖에 없는 상황. 기업들의 연구비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더 이상 연구하지 않는 시대가 올 수 있다는 위기감.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등에 앞서 지적재산권 중 상표권만이 법적인 효력으로 화장품 기업에게 도움이 되고, 이에 따라 상표권에 집착하는 화장품 업계의 오늘은 분명 문제가 있다.

결국 화장품 업계에 독자 기술, 아이디어 제품을 보호 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규제 마련과 업계 스스로의 대응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화장품 업계에 제조업자 표시를 없애자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제조업자 표시를 없앤다면 과연 허울뿐이지만 OEM사의 1사1처방을 믿을 수 있을까. 더불어 비슷한 제품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 업계 스스로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문제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세요?

 
 

 

 

 

jh9610434@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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