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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에 대한 탈북자들 생각은"예산 어디로? 문제점 심각" vs. "이제 1년, 기다려 줘야"


탈북자 A씨는 2년 전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분통이 터진다. 2010년 6월경, 이제 막 1학기 과정이 마칠 즈음 통일부 관계자로부터 황당한 전화 한 통을 받았다(탈북대학생들에겐 등록금이 선입학 후지불제다). “보호기간 5년이 지났으므로 교육보호장학을 지급받을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입학 전에 
만 35세 이하의 탈북자들에게 대학등록금을 지원한다는 북한이탈주민후원회(현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실무자의 확답을 받은 A씨로서는 마른하늘의 날벼락이었다. 


실수는 실수일 뿐? 
- 실무자 실수로 피해 탈북자 나와도, 대책간구 전혀 없어

A씨에 따르면 분명 입학 전 북한이탈주민후원회(이하 ‘후원회’)로 문의했을 때 실무자 O씨는 “입국 시기에 상관없이 만 35세 미만이면 100퍼센트 지원받을 수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물론 보호기간(입국 후) 5년이라는 조건은 듣지 못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실무자 O씨의 실수였다. O씨는 처음 A씨에게 “잘못 들었을 것”이라며 책임을 떠넘기다가, A씨가 상담내용을 저장한 이메일을 공개하니 그때서야 “실수였다”고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다였다. 실무자의 실수였을 뿐, A씨에게 끝까지 대학등록금은 지원되지 않았다.

A씨가 계속 항의하자 후원회는 교육보호대상자 증명서를 발급해준 시청 공무원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하지만 해당 공무원은 “5년 이내의 보호기간에 대해 정확하게 지침을 받은 적이 없었다”며 “잘 모르니까 그냥 대상자가 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대상자가 아닌 경우에도 서류가 발급될 정도로 전산 시스템이 허술했던 것이다.

이를 두고 A씨는 “단순히 실무자의 실수로 받아들이기엔 탈북자지원제도가 허술한 점이 너무 많다”며 “탈북자들의 정착을 돕는다는 명분으로 수십, 수백억의 예산이 들어가는 데 예산집행이 불투명하고 실무능력이 미숙하다 보니 예산은 예산대로 쓰고 탈북자 정착은 제대로 못하는 역효과를 낳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모든' 지원 업무를 주관하고 있는 만큼, 주도면밀한 예산 집행이 요구되고 있다.


이중 집행 등 예산 펑펑?
- 예산은 어떤 기준으로, 누구에게 지급되는지 잘 몰라

탈북자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세워진 후원회였던 만큼 실망도 컸다.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김연희 교수에 따르면, 문제가 발생한 2010년도 중앙정부에서 마련한 탈북자 정착지원금은 모두 1100억 원이 넘어간다. 이 금액은 하나원, 북한이탈주민후원회, 통일부 등의 예산을 다 합친 것이다. 입국한 탈북자들에게 똑같이 나눠주면 1인당 약 4900만원 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단순 계산인 만큼 탈북자 한 사람이 이렇게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탈북자들 자신도 그런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 다만 후원회의 예산 집행이 보다 효율적이었으면 하는 게 탈북자들의 바람인 것이다.

지난 2010년 후원회의 사무감사 지적사항에는 유독 예산집행에 대한 내용이 두드러진다.

- 전ㅇㅇ의 본인부담금 3,323,520원 중 김포시청에서 전ㅇㅇ에게 긴급복지지원금 300만원을 지원한 사실을 인지(김포시 주민복지과-18589, 2010.5.24.)하고, 300만원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인 323,520원의 30%인 97,060원을 5.27일 전ㅇㅇ의 계좌로 입금하였으며, 전ㅇㅇ은 의료지원비가 입금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 재차 의료비지원을 신청하였으나 지원재단(당시 ‘후원회’)은 동일 사안인지, 타 기관에서 지원금을 받았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전ㅇㅇ의 본인부담금 3,917,210원의 30%인 1,175,160원을 6.7일 전ㅇㅇ의 계좌로 입금함.

- 같은 기간 동일한 사안에 대해 김ㅇㅇ의 본인부담액 1,042,800원의 30%인 312,840원을 4.28일과 4.30일에 중복 입금함.

- ’09.12월 사무실 인테리어공사를 진행하면서 입찰공고를 자체 홈페이지에만 게재하여 계약의 투명성을 확보하지 않았으며, 계약종료일 30일 이전에는 선금을 지급할 수 없음에도 12.21일 계약금의 50%를 선금으로 지급하였고, 선금 지급시에도 이행보증수단을 강구 하지 않음.

앞서 언급된 A씨와 비슷한 사례들도 발견된다.


- 사업계획서상에는 건강검진대상은 거주지 보호기간 5년이내인 2006년 이후 입국 북한이탈주민 중 20세이상이거나, 실제 사업추진시에는 2004.1.1.-2009.12.31.까지 진출자를 대상으로 함으로써 건강검진대상자 기준이 불일치

- 재단(후원회)을 통한 타 민간단체의 장학금 지급현황에 대해 적시에 보고하지 않아 전체적인 장학금 지급현황 파악 곤란

- 한민족학교의 대안학교 지원신청(보호대상 청소년 10명이상)시 제출서류에 대한 현장조사를 철저히 하지 않아 32명 신청자 전원을 그대로 인정하여 1,500만원을 지원하였으나, 실제로 보호대상 청소년은 7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25명은 비보호대상 청소년이었던 바, 대안학교보다는 그룹홈(보호대상 청소년 3명이상)으로 지정하여 지원함이 타당

- 무연고 청소년 관리업무와 관련하여 무연고 청소년이 성년 도래시 정착금 수령 및 임대주택 신청에 대한 별도의 안내 자료가 없는 가운데 전화 또는 구두로만 설명

‘실무 직원의 실수’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재정의 불투명성도 지적하고 있다. A씨를 비롯한 탈북자들이 후원회를 대상으로 불만을 쏟아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예산이 어디에 어떤 기준으로 집행되는 지를 명확하게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 탈북자들 “지원재단 직원들 인건비 너무 많다”

이러한 상황은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이하 ‘지원재단’)으로 확장되어서도 마찬가지였다. 후원회가 지원재단으로 개편된 것은 2010년 11월 22일이다. 북한 주민의 성공적 정착과 생활 안정을 지원하기 위해서 제정된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것으로 하나원 수료 이후 거의 모든 탈북자들의 지원 업무를 주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재단은 기획총괄실, 홍보협력부, 교육지원부, 생활안정부, 취업지원부, 특화사업부, 연구지원센터로 조직을 재구성했다.

정부보조금도 2010년 26억여 원이던 것이 2011년 재단으로 확장된 후는 90억여 원으로 늘어났다. 2011년도 주요사업에 들어간 예산은 약 202억원 정도로 2010년도 17억여 원에 비하여 10배 이상 증가한 액수였다.(지원재단 홈페이지 공시. 2012.3.27) 지원재단의 총 예산은 공시되어 있지 않지만, 공개된 인건비와 경상비를 고려할 때 약 246억 원 정도인 것으로 보인다.

   
▲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홈페이지에 공시된 직원 보수현황. 한눈에 총액을 알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문제는 지원재단 역시 신뢰할 수 없다는 탈북자들의 목소리가 있다는 점이다. 후원회에서 재단으로 탈바꿈하였고, 지원 규모도 커졌지만 피부로 느껴지는 것이 없다는 지적이다. “지원재단으로부터 돈 한 푼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힌 탈북자 B씨는 얼마 전 지원재단을 방문했다가 속상한 마음만 품고 돌아와야 했다.

그는 “어마어마한 건물의 유지비와 수십명 직원들에게 몇 백만 원씩 월급을 주면서, 246억 원의 막대한 예산이 어디에 들어가는지 궁금해졌다”며 “탈북자들의 정착을 위해 써야할 돈을 재단을 유지하는 데 쓰고 있는 건 아닌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2011년 지원재단의 기관장은 1억 1천 만 원의 연봉을 받았고, 2명의 상임이사들은 9천 만원을 받았다. 정규직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약 3700만 원이며, 2011년도 3/4분기 기준으로 48명이다. 이 금액만으로도 20억 원을 훌쩍 넘긴다. 물론 여기에는 비정규직 직원들의 급여도 추가되어야 한다.

지원재단이 공개한 2011년도 1분기 수입/지출 내역을 보면 전체 예산의 약 1/3이 인건비와 경상비로 나가고 있다. 지난 2011년 1~3월 기간에 지출된 27억여 원 중에서 18억 정도만 사업비로 쓰였고, 나머지 9억 원이 인건비와 경상비로 쓰인 것이다. 더군다나 사업비로 측정된 금액에서도 집행에 필요한 예산을 제외하면, 탈북자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지원액은 예산의 50% 미만일 거라는 게 B씨의 설명이다.

   
▲ 홈페이지에 공시된 가장 최근 수입/지출 내역. 3/27일 현재, 지원재단은 2011년도 예산집행내역을 정리중이라고 밝혀왔다. 감사자료 역시 담당자의 출장으로 당장은 공개가 어려움을 알려왔다. 유코리아뉴스는 자료가 도착하는 대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단순한 착오가 불러온 오해
- 지원재단 측 “다른 공공기관과 비교했을 때 높은 비율 아니다”

지원재단은 "오해"라는 입장이다. 기획총괄실 유종렬 실장은 “국회에서도 인건비의 비중이 높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단순한 착오가 불러온 오해”라고 잘라 말했다. 인건비를 계산할 때, 전국으로 퍼져 있는 100여 명 상담사의 인건비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오해가 생긴다는 것이다.

그는 “엄격한 의미의 인건비는 재단 직원 50여명에 대한 것뿐”이라며 “상담사 100여 명의 급여는 사업비에 포함되어 있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직원들의 급여는 코이카, 재일동포재단 등 비슷한 성격의 다른 공공기관에 비교해서도 낮은 비율”이라고 강조햇다.

100여 명의 상담사들은 전국곳곳에 배치되어 지역 탈북자들의 정착을 돕는다. 특히 이들은 남한에 입국한 지 얼마 안 되는 탈북자들에게 실제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유 실장의 설명이다. 국내에 정착한지 오래된 탈북자들은 상대적으로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고 느낄 수 있지만, 적응 단계에 있는 탈북자들에게는 무엇보다도 필요한 서비스라는 것이다.

지난 해 지원재단은 △생활안정 및 사회적응 지원(약 64억원) △취업 및 직업훈련지원(약 53억원) △청소년지원 및 장학사업(약 10억원) △정착교육 및 전문인력 양성(약 39억원) △민간단체 협력사업(약 12억원) △연구지원센터(약 9억원) △기획 및 홍보사업(약 14억원)을 추진했다. 총 200억원이 넘는 예산으로, 이는 2010년 후원회일 때에 비하면 약 10배의 규모다. 2011년 지원재단의 총예산은 약 250억 원이었으며, 올해는 270억여 원이다.


- “예산 어디로? 문제점 심각” vs. “이제 겨우 1년, 기다려 줘야”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허준수 교수는 “퍼센트만 갖고 잘잘못을 따질 수 없다. 기관이나 서비스의 성격에 따라 그 비율은 얼마든지 조정될 수 있다. 다만 경상비와 인건비가 불필요하게, 규정과 어긋나게 사용되었다면 문제가 된다”며 비율보다는 집행과정에서 불합리한 내용이 있었는지 여부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의 경우 탈북자라는 특수한 영역이기 때문에 더욱 평가하기가 어렵고, 세부적인 자료가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더욱 힘들다는 것이다.

문제는 집행과정에 있어서 후원회였을 때와 유사한 문제제기들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별히 지난 해 9월에는 민주당 박주선 의원이 지원재단 간부의 60%가 통일부 소속으로 통일부 낙하산 부대로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김영탁 본부장(54세), 유종렬 실장(59), 정동문 실장(57), 김정수 연구지원센터장(44) 등 부장급 이상 간부 10명 중 6명이 통일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한 고려대ㆍ영남대 등 출신 역시 6명에 달했다. 이사로 이경숙(이명박 대통령 인수위원장), 김승유 하나은행장(MB 고려대 경영대 61학번 동기) 등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이 차지하고 있는 것도 문제가 됐다.  

이를 두고 탈북자 C씨는 “막대한 예산을 통일부 퇴직자들에게 쏟아 붓고 있는 현실”이라며 “그들이 한 달에 몇백 만 원씩 가져가는 것은 둘째치더라도 통일부 등에서 탈북자들을 대하는 데 질려서 탈북자들을 업신여기는 사람들이라는 게 더 화가 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지원재단 업무에 관여한 바 있는 탈북자 D씨는 “홈페이지를 한번 교체하는데 5000만원 넘는 비용을 지불했다는 이야기가 있어 시끄러웠다. 인터넷방송에 8000만원을 썼다는 등 예산집행에 불만과 제보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종종 올라왔었다”며 “탈북자들의 불신을 씻기 위해서는 재정 내역의 투명도가 더 깨끗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인터뷰에 응한 탈북자 중 일부는 지원재단의 지난 1년을 두고 “평가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을 보였다. 여러 가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지만, 기다려보자는 의견이었다.(3/27일 현재, 지원재단은 2011년도 예산집행내역을 정리중이라고 밝혀왔다. 감사자료 역시 담당자의 출장으로 당장은 공개가 어려움을 알려왔다. 유코리아뉴스는 자료가 도착하는 대로, 기사를 통해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기사 수정: 2012년 3월 28일 오전 11시 23분

이범진 기자  poemgene@ukore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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