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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사람들」로 본 북한 노동자② 기업 관리자보다 노동자 대표가 우선

‘내일을 여는 책’에서 나온 「개성공단 사람들」은 개성공단에 대한 기존의 여러 많은 궁금증을 해소해 주는 책이었습니다. 개성공단에 대한 오해와 진실뿐 아니라 북한사회에 제대로 된 이해를 도모하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개성공단에서 북한 노동자들과 함께 부대끼며 생활했던 이들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 노동자들이 가지고 있는 노동에 대한 생각, 문화, 변화를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북한 사람들과 만났던 한국 사람들의 솔직한 생각도 볼 수 있었습니다. 「개성공단 사람들」에 소개된 북한 노동자들의 모습을 일부 소개합니다.

북한에서 직장이란 “배치 받는 곳”
우리 사회의 기업 관리자들은 노동자들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를 고민합니다. 대체로 노동자들은 돈을 벌기 위해 기업에 고용된 사람들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개성공단의 북한 노동자들은 어떨까요? 북한의 노동자들은 자신들을 국가적 조치에 의해 한국 기업을 도와주러 파견된 사람들이라는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기업체에 있는 북한 노동자들의 종업원 대표인 직장장들은 한국의 관리자들에게 이렇게 말한다고 합니다.

“우리 종업원들은 장군님(김정일 국방위원장)의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의 큰 뜻을 받들고 어려운 남측 중소기업을 도우러 온 것이지 돈을 벌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 아닙니다.”

이들이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개성공단에 온 북한 노동자들이 실제로 6.15 선언과 10.4 선언을 이행하겠다는 국가적 조치에 의해 배치받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최초 개성공단 조성 당시 북한 노동자들의 임금은 월 200~300달러 선에서 협상이 진행되었으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영세한 남측 기업들이 초기에 성공해야 남북경제협력의 물꼬가 더 크게 트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전격적으로 최저임금을 월 50달러(현재 월 약 70달러)로 최종 확정했다고 합니다. 이런 취지에서 보면 개성공단의 북한 노동자들은 국가의 조치에 의해 개성공단에 배치 받아 한국 기업들을 돕고 있는 것입니다.

   
 

 

   
 

의외로 일을 적게 하는 북한 노동자
흔히 북한 하면 강제노동이 연상되며 상당한 노동착취를 당하고 있는 것처럼 묘사됩니다. 그러나 개성공단에서 직접 북한 노동자들을 만난 분들의 말은 다릅니다.

“체력이 약하니까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사회주의 노동 자체가 개인별 노동 강도가 우리에 비하면 매우 약한 것 같아요. 일을 악착같이 하지도 않습니다. 그렇게 악착같이 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북한의 휴일이 한국보다 며칠 더 많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태양절이나 광명성절이) 제일 큰 명절이죠. 쉬는 것은 하루나 이틀 정도예요. 추석이나 설날에도 3일 정도 쉽니다. 북측 휴일이 우리보다 며칠 더 많은 것 같아요.”

남성이 일을 적게 하고 여성이 힘든 일을 더 많이 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60㎏ 정도 되는 원단을 차에서 내리는데 남자들은 일하지 않고 여자들만 하는 겁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며 나무랐더니 마지못해 하더라고요. 이제는 좀 좋아졌어요.”

그렇다고 문제가 발생하는 일은 없습니다. “회사가 급하게 납기일을 맞춰야 한다면 그들도 노력은 합니다. 막무가내로 약속을 파기하지는 않아요.” “그들 나름의 질서와 체계를 존중해주고 업무를 정확히만 지시하면 해당임무는 거의 완벽하게 수행합니다.”

노동 관련 협의는 종업원 대표(직장장)를 통해
한국 관리자에게는 북한 노동자들에 대한 자유로운 인사권(노무관리 자율성)이 없다고 합니다. 즉 기업주가 자체적으로 북한 노동자 배치와 인사이동 등을 통해 통제하고 지휘하는 권한이 없다는 겁니다. 약간은 가능하지만 큰 틀에서는 북한 종업원대표와 상의해서 처리한다고 합니다.

한 법인장은 북한 종업원에게 지시를 했는데 북한 종업원의 반응이 “조장 선생이나 종업원대표에게 이야기하시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내가 월급을 주는데 내 말을 안 듣고 누구 말을 듣는 건가?”라고 큰소리도 냈다고 합니다.

우리식 기준의 고용-피고용 관계와 종업원 조직구조가 북한 사회의 그것과는 다른 이유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들이라고 합니다. 물론 이후에는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가면서 유사한 갈등들은 거의 잘 나타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한 북한 노동자들이 자존심이 워낙 세서 공개적으로 문제를 지적하고 질책하는 것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업무지휘체계가 조장이나 종업원 대표를 통해 진행되는 것이 북한에서는 자연스러운 상식적 문화라고 합니다.

한국과 북한의 기업문화는 다릅니다. 그래서 이런 ‘다름’들이 만나 서로를 이해하고 배워가는 과정이 매일 이루어지고 있는 개성공단을 보고 “작은 통일의 축적되어가는 기적의 공단”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개성공단 사람들」은 평화문제와 남북관계를 전공한 북한학자가 개성공단에 직접 체류하면서 북한 사회의 속살과 민낯을 제대로 이해하고자 쓴 이야기입니다. 더불어 개성공단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남측 주재원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본 북한 사람들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입니다.

기획총괄 김진향 / 취재 강승환, 이용구, 김세라
2015년 6월 5일 발행, 내일을 여는 책.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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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NKtoday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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