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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경험하는 분단, 그리고 복음통일PN4N 매일민족중보 [독일통일 영역] 6월 20일(월) [세이레평화기도회 15일차]

독일 베를린에서 지하철을 이용하여 이동하다 보면 한국 사람으로서 종종 흔하지 않는 상황을 경험하게 된다. 대한민국(남한) 사람인 내 앞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사람이 건너편에 앉아 있는 것이다. 건너편에 앉은 사람의 가슴에 달린 김일성 부자의 배지는 이내 두 사람의 관계를 얼어붙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분명 한 핏줄이고 생김새도 옷차림도 비슷한데 가슴에 달린 배지 하나가 두 사람의 관계를 남북의 차가운 분단으로 몰고 가고 만다.

내 이웃의 이웃이 나의 이웃이 아닌 적이 되어야 하는 분단의 비극이 독일 땅에도 아주 깊게 스며들어 있다. 그러나 또한 분명한 사실 한 가지는 중국이나 러시아를 제외한 서구세계 다른 곳에서 발생할 수 없는 사건, 즉 남과 북의 주민들이 한 공간 안에서 먹고 마시고 공부하고 일하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일들이 독일 땅에서 일어나고 있다. 같은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같은 마켓에서 장을 보고 같은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같은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며 살아간다. 다만 철저히 금지된 남남으로 존재한다. 그들과 대화를 나누며 관계를 갖는 것이 분명한 실정법 위반이지만 이제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한 가지 사실이 있다. 서로 건너편에 앉아 한 동안 말없이 서로의 길을 가다가 헤어지지만 그와 나 사이에 언어 이상의 아주 깊은 울림이 또한 존재한다. 그것은 핵실험과 미사일 그리고 그에 상응하는 어떤 조치보다도 강한 동일한 민족이 갖는 영혼의 공감이다.

왜냐하면 서로의 깊은 내면 안에는 같은 민족의 피가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그들을 너무나 사랑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그 사람을 우리가 미워하거나 외면할 권리는 없다. 오늘도 나는 독일 베를린의 지하철에 앉아 이름 모를 한 북한 주민과 마주 앉아 통일을 연습한다. 함께 먹고, 함께 마시며, 함께 울고 웃는 그 날을 사모하며 기다린다.

얼마 전 베를린 통일기도회에서 한 스위스 청년을 만난 적이 있다. 그 청년은 십 년 넘게 북한에 머물며 북한사람들에게 원예 기술을 가르치는 교사로 있는 청년이었다. 그 청년은 나에게 아주 자연스러운 한국어로 대화를 걸어 왔다. 유럽 청년이 구수하게 한국어를 사용하는 것도 신기했지만, 북한 말투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것이 더욱 놀라웠다. 그 스위스 청년의 표정과 말 한 마디 한 마디에는 진정한 북한사랑이 깊이 묻어나고 있었다. 그는 스스로를 이렇게 소개했다. “나는 스위스 사람으로 태어났지만, 이제 영적으로는 조선 사람입니다. 한 형제였던 남과 북이 오랫동안 남남이 되어 살아왔지만 이제 우리가 그 두 손을 잡고 중재자가 되겠습니다. 하나님 안에서 화해하십시오.”

북한 사람과 남한 사람. 자기가 원해서 북한에 태어난 사람도 없고, 남한에 태어난 사람도 없다. 태어나 보니 북한 사람이었고, 남한 사람이었다. 그들이 죄가 더 많아 북한에서 고통을 당하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공로가 많아 남한에서 풍요를 누리고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다 이해할 수 없는 하나님의 섭리이고 신비일 뿐이다. 다만 대한민국에 태어나 상대적으로 풍요를 누리는 나는 그들과 어떻게 다시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해 본다. 오늘도 독일 베를린의 지하철에서 마주치게 될 그 북한 주민에게 이 질문을 던지며 함께 무언의 울림을 나눈다. 이것이 복음통일 연습이다.

하늘 문을 여는 기도
1. 독일에서 한민족의 만남을 축복하시고, 함께 먹고 마시며 울고 웃는 그 날을 사모하며 기도하게 하소서.
2. 복음통일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주위에 있는 탈북민과 함께 ‘우리’로 살아가는 연습을 실천하는 자들 되게 하소서.

집필자: 이종범 목사(Berlin Giving Tree 대표)

(사)평화한국, <2016 세이레평화기도회> 제공 www.peacecorea.org

이종범  @pn4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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