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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체제, 앞으로 대외·대남공세 강화하나?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IFES) 현안진단

북한은 2016년 5월 6~9일 열린 제7차 노동당 대회에 이어 6월 29일 최고인민회의 13기 4차회의를 개최해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를 개막했다. 제7차 당대회를 통해 노동당을 중심으로 국정 전반을 운영하겠다고 밝힌 김정은 체제가 최고인민회의 13기 4차회의에서 국가기구 및 인사들을 정비함으로써 ‘당-국가체제’ 복원·정상화를 형식·제도적 측면에서도 마무리했다. 특히, 국가주권의 최고정책적 지도기관인 국무위원회에 외교관계 인사인 리수용과 리용호, 대남관계 인사인 김영철을 포진시키고,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국가기구화 한 것은 김정은 체제가 앞으로 통일문제를 포함한 대외관계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하게 하는 대목이다.

김정은은 먼저, 제7차 당대회에서 당 최고직책인 당 위원장에 오른 이후 최고인민회의 13기 4차회의를 통해 국정을 총괄하는 국무위원회 위원장에 추대됐다. 이는 김정일 사망 직후인 2011년 12월 30일 인민군 최고사령관에 추대되며 군권을 장악한 김정은이 북한의 주요 권력 기구인 당-정-군의 모든 최고위 직책에 추대돼 실질적인 최고권력 책임자가 됐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당과 국가기구 조직들을 당-국가체제에 맞게 조정하는 작업도 완료했다. 즉, 제7차 당대회와 최고인민회의 13기 4차회의를 통해 북한은 김정은 1인 권력체제를 정비함으로써 김정일의 유훈에 따라 통치되던 시대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를 개막한 것이다.

지금까지 북한의 최고지도자들은 당-정-군의 최고 수위를 차지함으로써 유일체제를 구축·유지해왔다. 유일영도가 확립되기 위해서는 당조직의 중앙집권화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그동안 북한의 정치사는 당내에서 최고지도자가 유일체제를 구축·공고화해가는 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김일성 시대에는 당 중앙위의 집단지도체제가 당 정치국 집단지도체제를 거쳐 당 중앙위 총비서제와 주석제로 유일체제가 안착됐으며, 김정일 시대에는 당 총비서 및 국방위원장 체제로 유일체제를 구축했다. 김정은 시대 들어 북한은 당 위원장 및 국무위원장 체제를 확립하며 당 규약과 헌법 수정 등을 통해 당-국가체제를 제도적으로 정착시키고, 명실공히 김정은 1인 절대권력 체제를 확립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음으로 북한이 최고인민회의 13기 4차회의를 통해 ‘최고국방지도기관’이었던 국방위원회를 폐지하는 대신 ‘국가주권의 최고정책적 지도기관’인 국무위원회를 신설(수정 헌법 106조)하며 국무위의 인적 구성을 다양화시킨 점이 특징적이다. 김정은 체제가 국가주권의 최고정책적 지도기관으로 내세운 국무위원회는 김일성 시대인 1972년 북한이 신설했던 중앙인민위원회와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체제의 국정 운용 방식인 당-국가체제에 걸맞게 당 정무국에 연동되는 국가기구로 국정 전반을 실질적으로 운용할 ‘국무위’를 신설한 것이다.

또한 ‘국무위’가 통일·외교·안보 관련 인사들로 구성돼 과거 국방위와는 업무 영역과 내용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국방위’에는 ‘최고국방지도기관’이라는 성격을 감안해 군의 원로 및 군 대표가 부위원장으로, 군 및 군수산업 관련 주요 책임자가 위원으로 포진했었다. 그러나 신설된 ‘국무위’에는 국가주권의 최고정책적 지도기관이라는 성격에 걸맞게 당-정-군을 대표하는 최룡해 당 정치국 상무위원, 박봉주 내각 총리,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이 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이들은 모두 제7차 당대회에서 당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임명된 인사들이다.

이 가운데 박봉주 내각 총리가 국무위 부위원장으로 임명되며 당 정치국 상무위원 및 당 중앙위 위원, 당 중앙군사위 위원을 겸직하게 된 것은 그동안 다소 불분명했던 국방위와 내각의 역할을 명확하게 하는 동시에 당(정무국)에서 내각으로 이어지는 계통에 따라 내각책임제를 강화해 북한 경제의 회생을 도모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맥락에서 제7차 당대회에서 곽범기·오수용·로두철 내각 부총리가 당 정치국 위원으로 진입하고,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박봉주 내각 총리의 제청에 따라 리주오·리룡남·고인호가 내각 부총리에 새롭게 선임된 것을 이해할 수 있다.

국무위원 인선과 관련해서는 기존에 국방위원이었던 박영식 인민무력부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최부일 인민보안부장 등 공안 및 사회통제기구의 책임자뿐 아니라 리만건 당 군수공업부장, 김기남·김영철·리수용 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이 새로 포함됐다. 리만건은 기존 국방위원이었던 김춘섭과 조춘룡 제2경제위원장을 대신해 김정은 체제의 국가전략인 경제건설 및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을 추진하기 위해 배치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등 사회주의 국가들과의 교류를 위해 리수용이, 비사회주의 국가들과의 관계 및 핵협상 등을 위해 리용호가 국무위원에 새롭게 포함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일 시대 내각의 외무상이 당 정치국 위원이나 후보위원이었던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리용호 외무상이 당 정치국 후보위원과 국무위원을 겸임하게 된 것은 이례적인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지금까지 대외관계보다 핵·미사일 개발을 비롯한 내부 통치기반을 공고화하는 데 주력해 온 김정은 체제가 대내체제 정비 및 권력의 안정성이 확보됐다는 판단 하에 앞으로는 대외관계 개선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기구 및 인사 개편을 통해 분명하게 방향성을 나타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핵개발로 인한 제재국면의 장기화에서 탈피하고 국면 전환을 통해 출구를 모색하기 위해서도 불가피한 포석이라고 하겠다.

특히, 당-정-군 인사들 중 김영철과 리만건 만이 당 정치국 위원, 당 중앙위 부위원장, 당 중앙군사위 위원, 당 부장, 국무위원 등과 같은 당-군의 핵심 요직을 모두 겸직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또한 당의 외곽조직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국가기구화하고 조평통 서기국을 폐지한다고 밝힌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은 “내각과 해당기관들은 이 결정을 집행하기 위한 실무적 대책을 세운다”(2016.6.30, 노동신문)고 밝혔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개편한 것은 지난 남북대화에서 양측간 정치체제의 상이성으로 인해 회담대표의 급 및 소속문제가 쟁점이 되어 갈등이 생겼던 점을 감안한 조치로 해석된다. 즉, 앞으로의 남북대화에서 노동당 통일전선부가 아닌 국가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우리 정부의 통일부의 카운터파트로 나설 개연성이 큰 것이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승격에 대해 북한은 지난 “제7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주체적인 조국통일 노선과 방침을 철저히 관철하며 민족의 자주적 운명과 통일번영의 미래를 열어나기 위한 성스러운 투쟁을 강력히 전개해 나가기 위해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내온다”고 설명했다(2016.6.30, 노동신문). 또한 제7차 당대회에서 남북이 여러 분야에서 ‘각이한 급의 대화와 협상’을 발전시켜 통일과 번영을 위한 출로를 열어가자고 제의한 바 있다. 앞으로 김정은 체제가 대남문제에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대화공세를 강화하는 등 제7차 당대회 시 결정된 대남노선 관철을 위해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김정은 체제는 지난 제7차 당대회와 최고인민회의 13기 4차회의를 통해 김정일 시대 유지했던 군 중심의 선군정치 체제를 탈피하고 당-국가체제로의 전환과 이에 맞는 국가사업 전담 조직을 개편하는 등 제도적 변화를 꾀했다. 앞으로 김정은 체제는 북한이 안고 있는 제반 문제를 해결하고 대외관계 설정 및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변화를 모색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관세/ 경남대 석좌교수

이관세  kslee712@kyungna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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