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수년간 에바주니 구축, 유학 후 한동안 침체기였지만 지금은 극복

 
 

“지금은 연예인 쇼핑몰이 보편화됐지만, 제가 쇼핑몰을 시작했던 2006년만 해도 연예인이 큰 보따리를 들고 동대문을 다니면, 인기가 없어 저러는구나 하고 측은하게 보던 시절이었지요. 1인 기업으로 시작해 밑바닥부터 모든 걸 다 경험했기에 여러 번에 고비를 거쳐 성공할 수 있었던 바탕이 되었습니다.”

연예인 쇼핑몰의 원조로 100억 쇼핑몰 ‘에바주니’를 운영하고 있는 김준희가 서울종합예술학교에서 특강을 했다. 지난 9월 19일 오후 2시 서울종합예술학교 본관 싹아리랑홀에서 패션예술학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펼쳤다. 이 학교 패션예술학부 겸임교수이기도 한 김준희는 이 자리에서 자신의 쇼핑몰 창업기와 성공 경험담을 풀어놓았다.

평소 패셔니스타로 정평 난 김준희는 2002년 압구정동에 로드 숍을 창업하며 의류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매출이 어느 정도 오르자 빚으로 이태리 명품 옷을 수입했으나 거의 판매가 이뤄지지 못했다. 일단 명품 옷들을 아주 싼 가격에 판매하고 숍을 정리하면서 빚만 남았고, 재기를 위해 쇼핑몰을 구상하게 됐다. 김준희는 “당시 미니홈피가 유행했고, 하루 방문자 수 1만 명 내외였는데 취미로 올려놓은 옷들에 대한 구매 의뢰가 있어 별다른 홍보 없이 하루 수십 개씩 팔려나갔다”며 “그 수십 개가 백 개가 넘어가면서 혼자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되었고, 일단 미니홈피 판매를 중단하고 본격적으로 쇼핑몰을 구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준희는 1년 넘게 ‘나 홀로’ 쇼핑몰 창업을 준비하며 여러 가지를 배웠다. 당시 기존 쇼핑몰 운영자에게 일반인인척 조언 메일을 보내기도 하고 직접 모델과 기획, 디자인, 스타일링, 마케팅, 그래픽까지 도맡아 꼼꼼하게 홈페이지를 구축해 나갔다. 그리고 2006년 8월 ‘에바주니’가 오픈하자마자 방문자들이 폭주해 서버가 다운될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단 몇 달 만에 빚을 다 청산하며 승승장구하지만, 곧 위기가 찾아온다. 이듬해 막대한 투자 끝에 남성복 쇼핑몰 ‘에바멘즈’를 만들었지만, 결국 활성화되지 못하고 접어야 했다. 김준희 “‘에바멘즈’에 의류 브랜드 론칭하는 비용 못지않은 투자를 했으나, 결국 실패하게 됐다”며 “미흡한 점이 많았지만 실패를 통해 계속 배우고 발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08년 김준희는 단순한 쇼핑몰 CEO가 아닌 직접 옷을 만드는 디자이너가 되고자 미국 유학길에 올라 미국 LA 디자인스쿨(FIDM)를 최우수로 졸업하고 작년에 귀국했다. 김준희는 “한국을 떠나있는 동안 연예인 쇼핑몰이 많이 생겨났고,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져 ‘에바주니’ 또한 한동안 침체기였다”며 “지난 1년 동안 고객 편의 위주로 쇼핑몰을 개편하면서 매출이 기존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희는 고객 최우선을 모토로 대중적 아이템을 많이 추가하면서 상품 수를 2배로 끌어올렸고, 철저한 고객 상담 교육과 함께 빠른 배송을 위해 시스템을 체계화시켰다.

김준희는 “연예인 쇼핑몰이어서 홍보에 더 유리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상 초창기 반짝 효과일 뿐 연예인 사업에 대한 잣대와 기준이 까다로워 보다 섬세한 관리와 노력이 필요하다”며 “사이트별 운영자의 색깔에 따라 차별화된 개성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대중적 취향을 반드시 고려해 되도록 많은 상품을 갖춰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앞에 위치한 서울종합예술학교는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4년제 학점은행제 교육기관으로 방송영화, 연기, 공연제작뮤지컬, 음악, 실용음악, 패션, 뷰티, 패션모델, 무용, 아나운서쇼호스트, 방송구성작가, 실용미술IT디자인학부 등 12개 학부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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