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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활동 불가” 통일부 북한 인권 말할 자격 있는가

20일 대한민국 통일부는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가 지난 5일 제출한 북한수해지원을 위한 북한주민사전접촉신고를 수리거부 하였다.

“북한 당국이 수해가 났음에도 민생과 관련이 없는 핵‧미사일에 비용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달라”는 게 통일부의 수리거부 사유이다.

이에 북민협은 “추운 겨울을 앞둔 14만 여명의 북한 수재민에게 인도적인 차원에서 신속한 지원을 하려고 했으나 이번 수리거부로 정부 승인을 통한 북한수해지원은 불가능해 졌다”며 안타까운 뜻을 전했다.

 

민간지원 막는 정부, 국제기구로 우회

북민협이 계획한 1차 수해지원 규모는 1억 5천만 원에서 2억 원 사이로 북측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을 통해 수재민에게 필요한 생수와 물품 등을 공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정부가 민간지원을 차단함으로써 계획은 무산되고 말았다. 북민협은 우리나라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 국제기구를 통해 수해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제기구들의 북한 수해지원은 활발한 상태다. 21일 미국의소리(VOA) 보도에 따르면 유엔은 북한 함경북도 수해 지역에 2차 합동실사단을 파견했다. 유엔 합동실사단은 북한 내 인도주의 기구들의 실무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으며 실태 조사와 더불어 구호 및 지원 활동을 이미 시작했다.

또 국제적십자사는 북한 수재민들을 지원하는 데 약 170억 원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모금이 끝나는 대로 북한 조선적십자사와 협력해 1년 간 수재민들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도 북한 당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영양 비스킷 77t, 콩 79t을 긴급 지원할 방침이며, 피해 규모에 따라 추가지원도 계획 중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반대와 제재를 가하던 유엔과 국제기구들조차 북한 수재민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구호활동에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있다.

 

   
▲ 10호 태풍 라이언록으로 인한 북한 함경북도 일대의 피해현장. (출처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 실사보고서)

 

정부에 대한 북한 수해지원 요청 늘어

북한 핵‧미사일 개발과는 관계없이 북한 주민들에게 수해지원을 해야 한다는 국내외 민간단체들의 요구는 늘고 있다.

경실련통일협회는 20일 “북한의 5차 핵실험은 어떤 이유에서든 비판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인도적 지원은 정치‧군사적 문제와 별개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어서 “기존의 대북정책으로는 한반도 평화를 담보할 수 없으며, 인도적 지원을 통해 꽉 막힌 남북관계의 숨통을 틔우고, 북한을 대화와 협상의 틀로 나오게 하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우리 정부에 요청하였다.

농민단체인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역시 19일 “재고미를 가축에게 사료로 주는 상황에서 같은 민족인 북한에 쌀을 지원하지 않는다면 천벌을 피할 수 없다”며 “정부는 아무런 조건과 정치적 계산 없이 긴급 구호와 복구 지원을 선포하고 북한과 당장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재미교포 사회를 중심으로 한 6‧15 공동선언실천 미국위원회(6‧15미국위원회)는 이미 북한 수재민을 돕기 위한 성금모금에 들어갔다. 6‧15미국위원회는 “남북관계가 최악의 상황이기에 이럴 때 일수록 우리 민족 스스로의 힘으로 남북관계발전과 통일의 길을 열어가기 위해 우리 민간들이 직접 나서서 북의 동포들을 도와야 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사)뉴코리아, 통일코리아 협동조합 등 많은 민간단체가 수해지원을 계획 중이거나, 우리 정부의 구호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 태풍과 홍수가 휩쓸고 간 현장의 북한 주민들. (출처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 실사보고서)

 

정부는 북한 인권 말할 자격 있는가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발표에 따르면 8월 29일에서 9월 2일까지 함경북도 일대를 강타한 홍수로 인해 3만 5천여 가구가 홍수 피해를 봤으며 14만 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집계된 사망자 수만 133명, 실종자는 395명이다. 현재 식수 및 물품 지원, 피해복구가 충분치 않아 피해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과연 정부는 북한 당국이 핵‧미사일 개발 비용과 노력을 쏟고 있으므로 수해지원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언제까지 고수할까.

(사)남북물류포럼 김영윤 대표는 21일 유코리아뉴스와의 통화에서 “다른 곳에서 잘못했다고 선량한 사람들이 매를 맞아야 하느냐”며 “피해를 입은 대다수가 어린아이들과 부녀자들이다. 그들은 마실 물조차 없어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그들에게 이념과 정치적 잣대를 들이대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정치적인 문제를 가지고 인도주의적 구호활동을 막는 것은 그 자체가 반인도주의이고, 반인권이다”라며 우리 정부의 처사를 비판했다.

현재 통일부는 9월 4일 시행된 북한인권법에 따라 북한 인권 증진에 대한 기능을 강화하고, 9월 말부터 북한인권기록센터 등 관련 기구를 운영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북한 주민의 인권이 실질적으로 개선되도록 한다는 게 그 취지이다.

인도주의적 구호활동조차 가로막는 통일부가 인권을 논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이민혁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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