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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대북정책, 파격적 해법의 가능성

미국의 45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한 달이 넘었다. 이번 선거는 주요언론 및 많은 전문가의 예상을 깨고 도널드 트럼프를 백악관의 새 주인으로 맞이하는 이변을 연출하였다. 공직경험은 차치하고 막말과 기행으로 안정감을 주지 못한 지도자가 당선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회의적 견해가 많았지만, ‘트럼프 돌풍’은 모든 것을 잠재우며 승리의 여신과 포옹하였다.

트럼프 승리의 원인으로는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비호감과 승자독식의 미국 선거구제 등 여러 가지가 거론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선거가 기성정치에 대한 실망과 새로운 변화의 갈망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점이다. 특히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우세했던 일부 녹지대 경합주에서 백인 중산층 및 육체 노동자층이 포퓰리즘의 바람을 타고 대거 트럼프 지지로 돌아선 것이 힐러리의 결정적 패인으로 분석된다.

지난 한 달여 트럼프 당선자는 차기 정부의 요직 인선에 박차를 가하면서 인수위를 중심으로 정권의 인수인계와 대내외 정책을 가다듬고 있다. 세계 각국은 트럼프 정부의 등장에 따른 손익을 계산하면서 나름대로 새로운 관계정립을 위해 발 빠른 움직임들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최순실 국정농단 및 대통령 탄핵사태로 당분간 효과적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우려를 낳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을 전망하기 위해서는 ▲대선 기간 중 트럼프 후보가 밝혔던 외교정책 기조와 북한문제에 대한 언급 ▲외교안보 진용, 특히 ‘정책 3인방(policy triad)’이라 불리는 국무장관, 국방장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정보기관 수장들의 면모 ▲미국의 동북아 전략의 핵심 대상국인 중국, 러시아 그리고 일본에 대한 입장과 외교적 포석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실주의적 고립주의

첫째, 트럼프는 대선 기간 내내 미국제일주의(America First)와 보호무역을 주창했다는 점에서 정책기조는 일단 ‘현실주의적 고립주의’로 간주할 수 있다. 국익 추구를 위해 강력한 군사력을 유지하는 것은 반대하지 않으나, 국제평화에 대한 과도한 책임은 유한한 자원의 낭비를 가져온다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의 사활적 이익이 걸린 지역에 대해서만 선별적으로 대응하며, 경제적으로는 보수주의적 경제이념을, 통상문제에선 보호주의적 성향을 띤다. 이는 국제문제에 대한 적극적 개입과 군사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공화당의 기본노선인 ‘현실주의적 국제주의’와 결이 다르다.

한편, 트럼프 당선자는 한국과 관련 주한미군의 방위분담금 증액과 FTA 재검토 등 주장들을 펼쳤으며, 북한에 대해서는 협상은 소용없다는 강경 발언에서부터 김정은과 대화할 수도 있다는 발언을 하여 아직 북한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갖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9월 6일 버지니아 유세에서 북한을 ‘중국의 baby’라 부르며 “중국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한 대목에서는 중국을 활용한 북한 압박정책의 구사 가능성이 점쳐진다.

대북 강경파 일색인 인수위

둘째, 지금까지 확정되었거나 유력한 외교안보 진용의 윤곽을 살펴보자.

우선 대통령 곁에서 외교안보정책을 조언할 NSC 안보보좌관에는 경제‧안보 분야에서 강경한 입장을 견지해왔던 반이슬람 성향의 「마이클 플린」 전 국방정보국 국장이, CIA 국장에는 티파티 소속 강경파인 「마이크 폼페오」 하원의원이 지명되었다. 국방장관에는 매파로 분류되는 「제임스 매티스」 전 중부군 사령관이 유력시되며, 국가정보국(DNI) 국장에는 사이버전 전문가인 「마이클 로저스」 국가안보국 국장이 거론된다. 외교사령탑인 국무장관에는 한때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유력했으나 충성심을 의심하는 핵심 측근들의 반대로 인선에 난항을 겪다가 최근「렉스 틸러슨」 엑손 모빌 최고경영자가 부상하고 있다. 이 경우 매파인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대사가 부장관을 맡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밖에 백악관 수석전략가에 극우성향의 「배넌」이, NSC 부보좌관에 매파인 「맥팔랜드」 폭스 뉴스 안보분석가가 지명되었다.

이상의 외교안보 진용의 면면을 고려할 때, 향후 미국의 대북정책은 기본적으로 대북압박을 선호하는 강경 인맥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시아를 깊이 아는 인사들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대북정책의 구체적 얼개는 차하위급 고위직 임명을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동아시아 전략 중러 활용할 가능성 높아

셋째, 트럼프 정부의 세계 및 동아시아 전략이다. 우선 트럼프 정부는 오바마 정부와는 달리 세계 주요 지역에서 주도권 경쟁에 집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치를 중시하면서 미국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IS 등 중동문제 해결은 물론 우크라이나에서도 러시아와 타협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연장선상에서 동아시아 문제에 있어서도 대만 문제와 북한 문제를 지렛대 삼아 중국의 양보와 협력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오바마 정부가 추진해왔던 ‘아시아 재균형 정책’은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다.

미‧일동맹 강화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통해 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려 했던 기존 구도는 트럼프가 구상하는 대외정책과 맞지 않다.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가 전화 회담에 이어 발 빠르게 트럼프 당선자와의 회동을 성사시킨 것은 이와 같은 미국의 입장변화를 크게 우려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지원 하에 평화헌법 개정을 통한 ‘전후 레짐으로부터의 탈각’을 목표로 삼고 있는 일본은 앞으로도 집요하게 트럼프 정부의 협력을 얻기 위해 대미외교를 강화할 것이다.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은 아직은 정형화된 대북정책을 전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이상의 분석을 근거로 볼 때, 대북제재는 강화하되 다른 한편으로 제로베이스에서 파격적인 해법을 선보일 가능성이 있다. 또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과 러시아와의 공조를 선택할 것이다. 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는 것이 ‘핵심적 이익’이라면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저지하는 것은 이보다 한 단계 높은 ‘사활적 이익’에 해당한다. 따라서 통상부문에서 중국의 양보를 얻어내면서 안보문제에 있어서는 중국으로 하여금 북핵 문제 해결에 앞장서도록 종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의 맞교환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이때 북한과 한국의 입장이 매우 중요하다. 새로운 소용돌이 속으로 내몰릴지도 모를 2017년의 한반도 상황을 내다보며 대한민국이 하루빨리 올바른 리더십을 구축하여 난마처럼 얽혀있는 국내외 난제들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추원서 / 남북물류포럼 수석부회장

추원서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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