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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주민들의 통곡과 눈물이 연기라고?탈북 대학생, 보수언론의 '눈물 연기' 보도에 반박하다

"악어 눈물 증후군”, “TV에 나온 北주민들, 통곡 연기 눈에 보여”, “北주민들, 겉으론 울지만 집에 돌아와 웃는다” 등은 김정일 사망이후 연일 쏟아져 나오고 있는 보수언론과 일부 매체의 머리기사이다. 물론 이 기사들은 북한에서 살다가 온 탈북자, 북한전문가 등의 인터뷰와 북한매체를 통해 흐느끼는 북한주민들의 어색한 모습을 근거로 작성이 되었지만 문제는 이를 전체 북한주민들의 ‘가짜눈물’로 등치시켜 한국국민들에게 추가 해석도 없이 진실인양 전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김정일 사망 이전부터 북한붕괴를 운운하던 보수언론들이 김정일 사망 이후에 ‘가짜눈물’로 표현되는 북한주민들이 대다수인 듯 기사화함으로써 당장 북한에서 주민들에 의한 그 어떤 일이 일어날 것처럼 엮어가는 듯 보인다.

그렇다면 북한주민들의 ‘통곡연기’나 ‘가짜 눈물’이 사실일까.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그런 사람도 있지만 아닌 사람들이 다수라는 것이 본인의 생각이다. 상갓집에 가도 슬피 우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다만 북한에서 담담한 표정으로 장례식장에 선다면 소속된 조직 혹은 주위로부터 비판을 감수해야 하는 특성상 눈가에 침을 바른다든지, 본심과 다르게 소리 높여 우는 것은 충분히 예상되는 일이다.

정작 문제는 북한의 특수성을 의식적으로 회피하고 진실을 오도하는 데 있다. 북한은 '어버이 대가정론'에 기반을 둔 사회이다. 다시 말하면 수령이 북한 전체의 아버지이며 전체인민은 한 가족이라는 북한식 대가정론이 존재하고 있다. 김일성 생존 때는 ‘어버이 수령 김일성’으로, 김정일 시대에는 ‘친애하는 아버지’, ‘아버지 장군님’으로 호칭했다는 사실은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많은 탈북자들의 증언에서 보듯이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시 전체 북한주민들이 대부분 슬퍼했음을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 또 그 행위가 강제만이 아닌 자의 반, 타의반이었다는 증언 역시 설득력을 가진다. 이러한 탈북자들의 증언을 빼놓은 채 ‘억지울음’, ‘가짜 눈물’만 비중 있게 다루는 저의底意는 대단히 의심스럽다.

그렇다면 김일성의 애도기간과 김정일 애도기간이 많이 다른가? 우선 김일성은 신격화 된 존재로 북한주민들에게 각인되어 있었기에 그의 죽음은 가히 충격적이며 그래서 애통의 분위기는 고조되었다. 하지만 김정일 사망은 김일성 죽음이라는 경험과 평소 김정일의 건강이 좋지 않음을 알고 있기에 침착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응고된 슬픔까지 작아진다고는 보지 않는다. 오히려 김일성 사후 ‘고난의 행군’과 극심한 경제난을 겪은 북한주민들에게 김정일의 죽음은 암담한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더욱 배가 되었으리라 본다. 다시 말하면 북한주민들에게 체내화된 아비투스(인간의 행위를 낳는 무의식적 성향)와 죽은 사람의 문제이면서도 살아야 할 대다수 사람의 생존적 문제라는 것이 복합작용되어 침통한 애도 분위기가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니엘 마이어슨(Daniel Myerson)이 쓴 ‘폭군들’ 이라는 책을 보면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다. “스탈린의 사망소식이 공표되자 심지어 수용소에서도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마치 집단 히스테리라도 걸린 듯이 애도했다. 말하자면 일반 사람들은 스탈린을 두려워하면서도 동시에 그를 사랑했던 것이다.” 소련과 같은 전체주의국가, 수령을 절대적으로 신격화하면서도 대가정의 아버지로 받드는 북한체제에서 북한주민들의 태도는 이중성을 가질 수밖에 없지만 애도의 눈물을 ‘조작’으로만 매도하는 것만큼이나마 조작된 기사는 지양(止揚)되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조선중앙TV를 통해 본 북한주민들의 울음은 ‘통곡연기’라는 보수언론의 일방적인 왜곡은 그 도가 지나쳤다. 60년 이상 다른 체제에서 다른 생활양식으로 체화된 남북한주민들의 표현방법과 감정정체현상은 너무나 다른 것이다. 탈북자인 본인도 가끔 북한 TV를 시청하곤 하는데 북한에서 자연스럽게, 또는 재미있게 보았던 영화나 드라마가 경직과 어색, 부자연스러움으로 비추어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다 아는 예로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참석하러 온 북한 미녀응원단이 버스 이동 중에 김정일 사진이 담긴 현수막이 비에 젖자 달리던 버스를 세워 ‘장군님을 비 맞게 내버려 둘 수 없습니다’ 라며 울며불며 통곡했었다. 이 사실을 두고 보수언론을 위시해 ‘연기’라고 몰아갔지만 북한에서 살아온 탈북자만큼은 ‘연기’가 아닌 ‘진심’에서 우러나온 행동임을 알았다. 그만큼 반세기에 걸친 남과 북의 이질화는 두 체제에서 사는 사람들의 인성마저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보수언론이 과거에도 김일성 사망 직후 오열하는 북한주민들이 통곡을 두고 ‘가짜’라고 몰아붙였던 사실을 비추어볼 때 이는 그들의 퇴색되고 진부한 단골메뉴라는 점에서 오히려 보수언론의 문제점을 지적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탈북자들의 증언을 입맛에 맞게 취사선택해서 내보내거나 몇몇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한국 내 2만 3000명의 탈북자 생각으로, 나아가 북한 전체 주민의 현실인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탈북자 대부분이 북한정권을 싫어하고 그 체제에서의 나쁜 기억을 지우고 싶어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보수 성향과 보수 세력으로 일체화시키려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탈북자들은 북한 정권을 싫어하는 만큼이나 고향과 그곳 사람들에 대한 사랑과 애착을 품고 있으며 독재 체제에 대한 반감만큼이나마 민주적 다양성과 합리성에 대한 고마움을 가지고 있다. 이를 간과하고 탈북자들을 어느 한 세력의 전유물로 착각한다면 그래서 쉽게 이용하려 든다면 이보다 더 큰 착각은 없다고 본다.


통일비전연구회 소속 주진욱(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연세대 대학원 석사, 연세대 박사과정)

주진욱  web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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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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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혜연 2016-01-30 14:28:37

    종편에 나온 극우성향의 보수탈북자들일 경우 우리민족끼리에서 그들의 과거사와 가정사에 대해 완전 폭로를 해주며 남아있는가족들을 강제로 동원하는경우가 부지기수임~!!!! ㅡㅡ;;;;;   삭제

    • 박혜연 2015-02-02 01:03:09

      종편언론은 진짜 몇몇 유명탈북자들을 이용해 거짓방송을 하게 강요하도록 만드니....! 정말 이게 과연 탈북자들을 위한일인가?   삭제

      • 탈북대학생 2012-02-03 20:51:53

        아래 북한사람님...잘 읽어보세요. 탈북대학생이 쓴거자나요? 남한사람이 아니라...   삭제

        • 북한사람 2012-01-21 19:48:38

          참으로 한국 사람다운 발상입니다. 이런 분이 대학교수 까지 하니 통일의 앞날이 멀죠. 자기 추측과 생각 만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사람들. 그렇다를 무시하고 그럴것이다를 가지고 학생들을 가르치니 한국사회는 편가르기 진보가 나오고, 북한인권을 외면한 진보의 탈을 쓴 극단보수가 나오고, 진보라는 감투를 쓰고 권력쟁탈의 꿈만꾸는 파쟁꾼이 나오는겁니다. 이런 한국사람들과는 통일도 못하죠.   삭제

          • 박문규 2012-01-01 06:35:17

            굉장히 정리된 글이고 균형있는 견해라고 생각합니다. 주진욱 선생과 교제했으면 합니다. 박문규, 캘리포니아 인터내셔날 유니버시티 학장, 정치 학 president@ciula.edu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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