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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협력과 교회의 역할한국복음주의협의회, ‘남북의 화해와 대북 인도적 지원’ 주제 월례발표회 개최

한국복음주의협의회(한복협) 6월 월례조찬기도회 및 발표회가 ‘남북의 화해와 대북 인도적 지원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9일 오전 7시 서울 논현동 서울영동교회(정현구 목사)에서 열렸다. 김명혁 목사(한복협 회장)의 사회로 유관지 목사(감리교북한교회연구원 원장), 양호승 월드비전 회장, 도재영 동북아평화연대 이사장, 허문영 평화한국 상임대표가 각각 발표를 했다. 발표 주제는 약간씩 달랐지만 내용은 일관됐다. 문재인 정부가 제시한 대북 화해협력 정책의 방향이 맞고, 교회도 그쪽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9일 오전 서울 논현동 서울영동교회에서 열린 한국복음주의협의회 월례회에서 참석자들이 손을 잡고 한국교회의 연합과 남북의 화해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한복협 제공

유관지 목사 “정부의 방향은 정해졌고, 이젠 교회가 답할 차례”

우선 유관지 목사는 ‘교회는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인가?’ 제목의 발표에서 “정부가 북한 주민 접촉 승인의 물꼬를 텄으나 남북의 화해와 대북 인도적 지원이 순항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적다”면서 “계속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국민의 북한에 대한 비호감,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등 여러 가지 제약과 암초들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 목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대한 개방추세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유 목사는 어쨌건 “(문재인)정부의 방향은 정해졌다. 이제는 교회는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인가가 중요한 관건”이라며 “성서에 답이 있다”고 강조했다. 유 목사는 “지금 대북지원 문제를 말하기가 쉽지 않다. 껄끄러운 문제”라며 “이 문제는 진보와 보수, 좌와 우의 갈등을 촉발시킬 도화선이 되기 쉬운 위험을 안고 있다. 하지만 이럴수록 우리는 성서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 목사가 대북지원과 관련해 제시한 성경 구절은 화해와 화목이 나오는 마태복음 5:23~24, 선으로 악을 이기라는 로마서 12:7~12, 형제간 화해의 어려움과 중요성을 언급한 잠언 18:19 등이다. 유 목사는 또 최근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이 어느 포럼에서 했던 말을 다음과 같이 인용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인도적 지원과 협력 강화 등의 대북 정책이 한국교회가 민족복음화를 추진하는 부분에 있어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교회가 이런 때일수록 과거와 같은 개교회 중심의 대북 선교 전략에서 벗어나 연합을 통한 선교 확장 정책을 펴야 한다.”

강 전 장관의 이 같은 언급에 대해 유 목사는 “경청해야 할 발언”이라며 “북한을 향한 문이 조심스럽게 열릴 것으로 예측되는 지금을 연합 문제의 진보를 이룰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 6월 기도회 및 발표회 참석자들. 앞줄 왼쪽이 도재영 동북아평화연대 이사장, 그 옆이 유관지 감리교북한교회연구원장. ⓒ한복협

대북 지원’의 ‘지원’이라는 말을 ‘협력’이나 ‘섬김’ 등의 단어로 바꿔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유 목사는 “‘지원’은 요즘 자주 말썽이 되는 ‘갑을관계’가 되기 쉽다. 대북지원이란 말 대신에 협력이 들어간 말을 사용해야 한다”면서 천태종의 대북지원 단체 이름인 ‘나누며 하나되기’, 송원근 목사의 저서에 등장하는 ‘대북 섬김’ 등을 사례로 제시했다.

최근 북한이 잇따라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거기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일반주민들의 생활난은 더욱 가중되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대북 인도적 지원의 시급성은 바로 이런 데서 찾을 수 있다”며 인도적 지원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양호승 회장 “북한 사역은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게 아닌 하나님 명령”

양호승 월드비전 회장 ⓒ한복협

양호승 회장은 대북 인도적 지원의 역사와 의미, 방향에 대해 언급했다. “1990년대 북한의 극심한 식량난에서부터 시작된 우리나라 민간단체의 대북지원은 김대중 정부의 등장과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화해협력 분위기로 바뀌면서 양과 질에서 급격하게 발전했다”고 설명한 양 회장은 “지난 20년 동안 이뤄진 남한 시민사회의 대북지원 활동은 기존 국가 중심이었던 남북관계 전환에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지원은 점차 그 범위와 형태가 확산되면서 단순 지원 등의 긴급구호에서 개발협력사업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대북 인도적 지원의 방향과 관련해서는 “국민들의 공감대 형성과 지지를 얻는 게 중요하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대북지원의 목표를 제시하고 투명성, 효과성을 검증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북 사업을 하는 NGO 사이에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준수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양 회장은 “북한사역을 해야만 하는 한국기독교의 당위성과 명분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전쟁의 경험의 고통스러운 경험들이 여전히 우리의 아픔으로 남아 발목을 잡고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북한사역은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일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하는 하나님의 명령이라고 생각한다. 한국교회는 정치적인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식량을 원조하고 가난을 극복할 수 있도록 인도적 차원의 개발과 지원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재영 이사장 “고려인들, 새 정부 기대하고 있다”

도재영 이사장은 올해가 러시아의 고려인 중앙아시아 강제이주 80주년인 점을 들며 고려인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도 이사장은 “우리가 아무리 인도적 지원을 한다고 해도 요즘 부활하는 제국주의가 좌지우지 하면 (인도적 지원은) 될 수가 없는 것”이라며 “우리는 어쨌건 평화통일을 통해 G7으로 갈 수 있는 꿈을 심어줘야 하고, 그렇게 되려면 재외동포 700만 명, 북한 동포와 남한 동포 7000만명의 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 이사장은 “남북이 어쨌거나 협력하고 양보해서 당장 통일은 어렵더라도 교류와 소통을 통해 경제교류만이라도 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 하는 게 모든 이들의 바람인 것 같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러시사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도 이사장은 “러시아에게 미중 사드 갈등 해결의 지렛대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며 “과거 아관파천에서 보여줬듯 러시아는 지금도 우리에게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려면 러시아 고려인들의 한과 눈물을 닦아줘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도 이사장은 “지금 우리는 고려인들에게 너무 무관심하고 무지하다. 헌법상 우리 동포인데 우리는 그들을 너무 무시하고 있다”며 “이제 새 정부에 대해 기대하고 있다. 고려인들은 새 정부를 많이 밀어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가 최소한 아가페의 정신을 살려서 요셉 같은 훌륭한 분이 한반도 전체에서 나오도록 기도하고, 단군이념 홍익인간이 전세계로 뻗어나가서 한반도가 중심이 되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허문영 대표 “지금 새 정부 비판하는 건 도리 아니다”

허문영 평화한국 상임대표 ⓒ한복협

허문영 대표는 “(대북) 화해나 지원만 하면 안된다. 그러면 분단 고착화가 될 수 있다”며 “목표를 잘 세우고 잘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허 대표가 제시한 목표는 복음통일과 영성대국이다. 두 가지 개념에 대한 설명은 없었지만 그 방법으로 허 대표는 “지원, 나눔, 섬김이”이라며 “그래서 인도적 지원을 개발협력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 북한에 억류된 7명의 선교사 석방을 위해 기도하는 게 한국교회의 역할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허 대표는 “이분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화해와 지원 못지않게 중요하다. 병행해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가 맞닥뜨린 위기로 북한위기, 안보위기, 경제위기 세 가지를 언급한 허 대표는 “이제 (출범) 한 달밖에 안되었는데 새 정부를 비판하는 건 도리가 아니다. 상황이 너무 안좋기에 지금은 함께 기도해야 할 때다. 여야가 갈라져선 안된다”고도 했다. 허 대표는 “통일을 하려면 국가적 환경, 국제적 환경, 국민 의지가 중요한데 지금은 이 모든 게 다 부족한 상황”이라며 “박정희 정부부터 박근혜 정부까지 대화로 통일을 하려 했지만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로 다 막히고 말았다. 이제 가야 할 방향은 복음통일밖에 없다. 그것은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는 불교에 기초했고, 조선은 유교에 기초해서 세워졌듯 대한민국은 기독교에 기초해서 만들어진 나라라고도 했다. 아울러 독일은 정치통일 → 경제통일 → 사회통합의 순서로 통일을 진행했지만, 우리는 사회통합 → 경제통일 → 정치통일로 가야 한다고도 했다.

허 대표는 끝으로 “지금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은 북한에 복음이 들어가게 하는 것”이라며 “김정은 정권이 복음을 안 받아들일 거라고 걱정하지만 가능한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고 불가능한 일은 하나님이 하시는 것이다. 지금 북한에 복음이 들어가게 하는 것, 김정은이 복음을 영접하면 해결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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