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규제 강화, 사실상 자력 해법 전무…수출 다변화, 내수 활성화 등 장기적 전략 필요

 
 
[뷰티한국 최지흥 기자]“방법이 없다”

최근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THAAD) 배치를 놓고 중국과 외교적 마찰이 일면서 중국 정부의 이른바 사드 보복 조치에 따른 위기감이 화장품 업계에 고조되고 있다.

아직 직접적인 피해에 대한 의견이 업계에서 엇갈리고 있지만 수입 화장품 규제 강화와 한국 관광 금지는 물론 중국 반한류 여론 움직임으로 국내 화장품 업계의 수출 및 내수 시장 침체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은 확실시 되고 있다.

이미 국내 화장품 업계는 공식적인 수출은 물론 비공식적인 따이공 등을 통한 수출길이 막히면서 제조 하청 업체들의 어려움이 고조되고 있으며 중국 관광객들의 감소 및 화장품 구매 감소 현상으로 면세점 등 주요 유통들도 역대 최대 규모의 위기를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물론 국내 화장품 업계도 뚜렷한 대응책들을 내놓지 못하고 있으며 대선 조기 진행이 결정되었음에도 중국과의 외교적인 충돌이 장기화 될 조짐이어서 화장품 업계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화장품 업계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업계 최대 위기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일단 한국산 화장품의 중국 편향 수출과 중국 관광객 의존도에 그 이유가 있다. 2013년 이후 국내 화장품 업계의 중국 수출은 폭발적으로 늘어나 홍콩, 대만 등을 포함해 중화권 국가의 한국산 화장품의 공식 수출 비중은 70%를 넘고 있다.

여기에 비공식적으로 수출되는 이른바 따이공, 역직구 등은 공식 수출 이상일 것으로 추산되고 있어 중국 수출이 막힐 경우 타격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또한 중국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거나 공장을 설립하는 등 현지에 진출해 있는 기업들도 최근 규제 강화에 따라 영업 정지 등을 받은 곳이 발생하면서 현지에서의 사업 전개도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브랜드사는 물론 화장품 전문 제조사들의 경우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대거 중국 현지에 진출해 있고 매출 비중 역시 높아 중국의 현지 진출 기업 규제가 진행될 경우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중국의 한국 관광 금지 역시 면세점 매출은 물론 주요 상권의 화장품 브랜드숍, 백화점, 소매점 등에도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메르스 사태 당시 단 2개월의 중국 관광객 감소로 명동 주요 상권의 매출이 바닥을 찍었고 일부 로드숍은 문을 닫는 사례들을 생각하면 장기화 될 경우 타격은 매우 심각하다.

이미 유통 업자들은 최근 명동 등 주요 상권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크게 줄면서 매출이 감소 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제주도의 경우는 면세점, 사후면세점, 로드숍 등의 매출이 크게 감소해 심각한 상황을 보이고 있다고 호소한다.

 
 
제조 분야의 상황도 심각하다. 중국에서의 화장품 한류는 국내 화장품 전문 제조사들의 생산량을 증가시켰지만 중국 편향이 강해 중국에서 제품 주문이 없을 경우 효율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물량 수주를 위해 공장 증설 등을 진행한 업체들은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하청의 재하청을 받는 기업들의 경우는 1차, 2차, 3차 타격을 받을 수 있으며 원부자재 업체들까지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몇몇 화장품 기업 관계자들은 최근 중국에서의 주문량이 줄어들면서 하청 업체들의 자금난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걱정스러운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중국의 로컬 기업들의 한국 진출 및 중국 자본의 한국 투자금 회수도 향후 큰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 정부의 내수 시장 활성화와 함께 로컬 기업들의 성장세가 폭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직접 한국 시장에 진출해 법인을 설립하고 투자에 나선 중국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우리 내수 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동안 중국 자본이 한국 기업들에게 투자한 사례가 많기 때문에 중국 수출이 어려워질 경우 이들 회사가 매각 될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어 향후 중국의 화장품 관련 규제 강화가 장기화 될 경우 중국에서 인기를 얻어 온 한류 화장품 기업이나 브랜드의 주인이 바뀌는 사태까지 발생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방법이 없다. 화장품 업계는 정부의 외교적 노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지금 당장 대응책을 마련할 수 없어 내실 강화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입장인 것이다.

실제로 다수의 화장품 기업들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자력 대응책 마련이 힘들기 때문에 피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피해를 최소화하고 현 국면이 장기화 될 것을 예상하고 장기적인 대안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사실 이 것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우선 한류 열풍이 아시아를 넘어 전세계로 확장되고 있다고 하지만 중국에서의 성과 이상을 만들 수 있는 시장이 현실적으로 없고 내수 시장 안착을 추진해도 마땅히 선택할 수 있는 유통이 없다.

일부 화장품 기업들은 발 빠르게 헬스&뷰티숍 입점, 홈쇼핑 진출 등을 추진하고 일본과 아세안 지역에 생산기지 구축하는 것에 이어 유통망 확보에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지만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자금력이 있는 대기업들은 그나마 버틸 수 있겠지만 중소기업들의 경우는 생존마저 위협 받을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상황인 것이다.

이미 대부분의 화장품 업계는 올해 처음으로 국내 화장품 시장의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사실상 국내 화장품 업계에 역대 최악의 위기가 찾아 온 것이다.

그럼에도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우선 눈 앞에 피해를 두려워 하기 보다는 현 상황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현재 할 수 있는 최선의 것. 수출 다각화와 내수 시장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오늘이다.

다만 중소기업들을 위해 연구개발을 위한 지원과 유통망 확장을 위한 정부의 지원책 마련이 필요해 보이며 수출 다각화를 위한 유망 수출국에 대한 정보 공유 및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한 업계의 노력도 요구된다.

유통 역시 국내 기업과 상생할 수 있는 장기적인 비전을 마련하고 내수 시장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그러다 보면 반드시 국면 전환, 또는 새로운 기회가 만들어 질 것이다. 한류 열풍이 뜨거웠던 일본에서 반한류 확산으로 한류가 크게 위축되던 시기에 우리 화장품 업계는 중국이라는 새로운 돌파구로 더욱 큰 성장을 만들어 냈다.

당시에도 일본에서의 한류가 주춤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었고 일본에 진출했던 기업들의 큰 피해가 예상되었고 실제로 피해를 입은 기업도 적지 않았다.

이제 다시 내일을 준비할 때다.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중국에서의 한류 열풍도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을 선택해 내일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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