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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통일정책을 어떻게 보나?기독교통일포럼, ‘새 정부에 바란다’ 주제 2017 열린포럼 개최

기독교통일포럼(상임대표 이원재 목사)이 ‘새 정부에 바란다’를 주제로 한 2017 열린포럼을 17일 오후 2시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새 정부에 대한 기대와 함께 정책 제안이나 요청, 질의가 쏟아졌다. 반면, 인사 검증 문제나 사드 배치 논란 등 과거 정부와 별로 다를 게 없을 거라는 지적도 있었다.

송원근 교수 “한국교회, 통일 위해 준비돼 있다”

주제발표를 맡은 송원근 아세아연합신학대(ACTS) 교수는 “통일을 위해 정부가 기독교를 파트너로 인정하길 전제하고 하는 발표”라며 말문을 열었다. 송 교수는 기독NGO와 선교단체가 매년 초 개최하는 통일비전캠프, 영역별 통일선교 일꾼을 훈련하는 포타미션 등의 예를 들며 “교회에서 다양한 전문영역 통일일꾼들을 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송 목사는 특히 “북중 접경지역 사역, 이건 탁월하다. 그 어떤 종교나 정부도 하기 애매한 곳에서 기독교가 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 교수는 그러면서 “이런 조직들을 통해 말하고 싶은 것은 한국교회가 통일을 위해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라며 “정부가 (교회와) 같이 협력할 의지만 있다면 기독교는 통일을 이루는 데 썩어질 밀알로 준비돼 있다”고 주장했다.

‘대 정부 건의’도 요청했다. 분단으로 상처입은 사람들을 달래주는 기독교통일단체를 지원해 줄 것과 기독통일선교단체들을 정부와의 대화의 장에 초청해 달라는 것이다. 송 교수는 “남북 종교인들이 서로 평양이나 서울에서 모여 연속 교차 심포지엄도 개최할 수 있다”며 “이러한 남북 상설 만남의 장이 필요하다. 당국간은 깨지더라도 종교인들끼리 순수하게 만나는 것은 보장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남북 청년 대상 목회를 하는 조요셉 목사(물댄동산교회)는 토론에서 “지나치게 정부에 의존하기보다는 기독단체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송 교수의 제안을 정부가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 목사는 “가칭 ‘기독교통일선교협의회’ 같은 걸 만들어서 정부에 요구할 것은 요구하고 그렇지 않은 것은 기독교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17일 오후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열린 기독교통일포럼 주최 '새 정부에 바란다' 주제 열린포럼 모습. 법무법인 세종의 이태림 변호사, 박종수 (사)GEPI 이사장, 배기찬 전 통일코리아협동조합 이사장, 조요셉 물댄동산교회 목사, 송원근 아세아연합신학대 교수(왼쪽부터). ⓒ유코리아뉴스

박종수 이사장 “‘북한 핵보유’ 전제 없인 오판 되풀이”

박종수 (사)GEPI 이사장(전 러시아 공사)은 주제발표를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를 언급하며 “이제까지 서방의 (북)핵·미사일 저지 정책은 실패했다. 이건 미국의 실패요 우리의 실패”라고 규정하고, “현재 이 상태로 간다면 더 악화된다.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북핵 저지 정책이 실패한 이유에 대해서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봇물을 이뤘던 남북 화해 정책이 이명박-박근혜 정부로 계승되지 못한 점을 들었다. 박 이사장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의 민족 내부 협력, 즉 남북직거래가 실패했다”며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성공한 게 이명박 박근혜 정부로 이어지지 못한 측면도 있고 어쨌든 결론적으로 실패했다”고 밝혔다.

북핵에 대한 해법으로 박 이사장은 “북한은 이미 핵을 보유했고, 이것을 막을 대책이 없다는 것, 이걸 전제하지 않고서는 오늘 북한 문제를 푸는 데 오판할 수 있다”며 ‘북핵 보유’를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이사장은 “이 같은 진단은 군사전문가들의 결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세종 소속 이태림 변호사는 “러시아는 남북통일에 대해 그 어떤 나라보다 실용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며 “러시아 지식인들은 남북 통일이 러시아 극동지역 개발에 엄청나게 기여할 것이라고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그러면서 “지금의 복잡한 국제정세가 어떻게 보면 우리가 주도적으로 대북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천혜의 기회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러시아 특사단 일원으로 러시아에 다녀오기도 했다.

배기찬 전 이사장 “문재인 정부, 과거 진보정부와는 달라”

문재인 대통령의 EU 특사단으로 유럽을 다녀온 배기찬 전 통일코리아협동조합 이사장은 “이번에 특사를 나가서 공통적으로 강조했던 것은 문재인 정부가 수천만이 참여한 아래로부터의 힘에 의해 당선된 대통령이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배 특사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문 대통령의 부모님이 함경남도 함흥에서 남한으로 온 피난민”이라며 “그래서 문 대통령은 자신에게 통일은 운명인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인사들인 서훈 국정원장, 조명균 통일부장관 후보자, 송영무 국방부장관 후보자,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 문정인·홍석현 대통령 외교안보통일 특보 등을 언급했다. 대북·통일정책 전문가이자 외교안보 분야의 최고 실력가들이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잇따라 강조한 ‘한강의 기적을 넘어 대동강의 기적’은 남북 경제 공동체를 염두에 둔 것이다. 이에 대해 배 전 이사장은 “남북을 하나의 시장으로 만든다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자 4대 목표 중 하나”라며 “이것은 경제통합, 하나의 시장을 통해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끌어내고, 경제통합 후에 정치통합으로 나아가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 전 이사장은 또 “기존 진보정부는 인권이나 인간의 존엄 이런 걸 내세우지 않았다”며 “문재인 정부는 이걸 내세움으로써 과거 진보정부와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림 변호사 “노무현 정부 때 활발했던 고려인 지원, 이명박 정부가 다 끊어”

정종기 기독교통일포럼 사무총장의 사회로 진행된 전체 토의에서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정책·지원 요청이 봇물을 이뤘다. 참석자들은 △탈북청소년들이 기초생활수급비가 너무 적어서 학교를 포기하는데 수급비 증액을 고려해 달라 △탈북청소년 대안학교 교사들의 인건비를 지원해 달라 △북향민을 난민으로 인정해 달라 △통일 관련 중소기업들을 사회적 기업으로 인정해 달라 △고려인에 대한 관심을 가져 달라 등이다.

우선 탈북청소년 기초생활수급비 인상과 관련, 조요셉 목사는 “저도 탈북청년 사역을 하지만 기초생활비를 많이 주면 좋다. 그러나 국내 저소득 대학생과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탈북청소년 대안학교 교사 지원과 관련해 조 목사는 “문재인 정부에서 교원을 대폭 채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 일정한 자격이 되는 사람들을 뽑아서 그 관할구의 거점학교를 정하고 일반학교 교사이면서 (탈북청소년) 대안학교 봉사를 하면 좋겠다. 남한에 온 북향민 중에 교원들이 많다. 이들이 (교원) 자격을 못받고 있는데 이들이 대학에서 일정 교육을 받고 교사를 인정받게 하면 대안학교 교사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탈북민의 난민 지위와 관련해 배기찬 전 이사장은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라며 “전쟁이 일어났거나 엄청난 독재에 의한 학살이 일어나서 피난 나오는 경우는 난민으로 인정할 수 있지만 중국 내 탈북민은 흔히 월경이라고 부른다. 경제적 목적이나 돈을 벌어서 다시 북한에 돌아가기 위해 나오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을 중국이나 유엔에서 난민으로 인정하기엔 애매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앞으로 북한에서 유혈사태가 일어나 정치엘리트만 아니라 일반인 대상 학살이 일어나면 당연히 난민 지위를 부여할 수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일 관련 기업들을 사회적 기업으로 인정해주자는 제안에 대해 배 전 이사장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는 북한산 마늘을 가공해서 남한에 들여오는 등 남북 경협이 굉장히 활성화됐었다”며 “앞으로 남북관계가 복원되면 이러한 통일 관련 기업들이 많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17일 오후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열린 기독교통일포럼 주최 '새 정부에 바란다' 주제 열린포럼 모습. ⓒ유코리아뉴스

해는 러시아의 고려인 (중앙아시아) 강제이주 80주년이 되는 해다. 러시아, 중앙아시아, 국내 등으로 흩어진 고려인에 대한 관심과 관련 이태림 변호사는 “노무현 정부 때 (고려인 관련) 굉장히 많은 일을 했었다”며 “중앙아시아에 흩어져 있던 고려인들의 삶이 어려워지면서 극동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 했는데 우리 정부가 나서면 러시아 정부와 갈등을 일으킬 수 있기에 엔지오를 통해 지원했었다”고 설명했다. 고려인 이름 찾아주기, 뿌리 찾아주기 등의 사업을 재외동포재단 등을 통해 활발하게 벌였었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이것 때문에 러시아 사는 고려인들이 ‘큰 자부심을 갖는다’고 했었다”며 “노무현 정부가 굉장히 예산을 많이 써서 이 일을 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변호사는 “하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서서 다 없어졌다. 심지어 극동 연해주 독립운동사에 공헌을 세우신 분들의 자손들에게 지급하던 얼마 안되는 보조금도 이명박 정부 들어서 다 끊어버렸다. 다시 한국국적을 회복하려는 고려인들을 대상으로 어떤 기준과 정책을 세울 건지 외국 사례 등을 잘 참조해 지금부터 방안을 연구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북한에 대한 의약품 지원, 일반인 대상 통일교육 확산 등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북한 의약품 지원에 대해 배 전 이사장은 “우리가 의약품을 지원해도 북에서는 장마당을 통해 시장가격이 작동하기에 한국산은 비싸서 일반인들이 구입하기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래서 중국 물품을 많이 들여왔었고, 최근 북한 다녀온 사람들 얘기로는 지금은 북한 물건들을 많이 산다고 한다. 앞으로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한국기업과 북한이 합작해서 의약품을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교육 확산에 대해 배 전 이사장은 “최근 몇 년간 공영방송에서 오락프로그램은 대폭 늘고 시사프로그램은 대폭 줄었다”며 “오늘 우리나라가 당면한 외교안보나 남북관계 위기, 경제사회 위기 이런 것들을 공영방송이 전혀 지적하지 않는다. 다큐나 시사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이런 문제를 공론화하는 작업이 너무나 필요하다”고 했다.

러시아는 한국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이에 대해 박종수 이사장은 “러시아의 외교 서열에서 한국은 27번째”라며 “내용으로 봤을 때 러시아가 한국을 평가하는 건 별볼일 없지만 자원이나 기술 부분에서는 상호 호환관계다. 중국이나 일본만 해도 러시아의 경쟁국가다. 협력하면서도 경계를 한다. 하지만 한국은 협력을 하면서 경계할 이유가 없다.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비핵화’와 관련, “왜 북한만 비핵화해야 하고 미국이나 러시아는 비핵화하면 안되나? 북한 비핵화 때문에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면 북핵 불사용 같은 건 해법이 될 수 없는가?”라는 문제 제기도 있었다. 이에 대해 박 이사장은 “세계의 핵정책을 주도하는 나라가 미국, 러시아, 중국 등인데, 어떻게 보면 엄격한 힘의 논리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라며 “자기들은 다 핵을 가지고 있으면서 남은 못가지게 한다. 불공평 한 것이다. 평등의 논리로 봤을 때 맞지 않는 것”이라고 동의를 표했다.

국회 청문회에서 제기되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인사검증 문제를 지적하는 이도 있었다. 이에 대해 배 전 이사장은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 모든 국민이 도덕성 훈련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5000만 국민이 TV나 뉴스를 보며 논문표절이나 위장전입을 하면 안되겠다, 이런 걸 배우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드 도입 논란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배 전 이사장은 “딜레마다. 결코 쉽지 않은 문제”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사드는 단순 북핵 방어용이 아니다. 미국의 세계전략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세계전략 차원에서 탄도미사일 방어체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고 동아시아에서는 지난 20여년 동안 북한핵을 이유로 방어체계 형성에 주력해 왔다는 것이다. 배 전 이사장은 “사드 배치는 복잡한 문제이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문제”라며 “문재인 정부에서 창의적이고 신중한 대안을 제시하리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통일·외교정책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렸다. 문재인 정부 하에서 남북화해와 교류가 확실시되는 이참에 한국교회가 자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유관지 북한교회연구원장은 “전통적인 교회 보수층의 반공주의,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등으로 문재인 정부가 시작부터 쉽지 않다”며 “우리가 정부에 바라기만 할 것이 아니라 교회 내엔 들보와 같은 것은 없는지 돌아볼 때”라고 강조했다.

반면 조요셉 목사는 “사드 문제 하나만 가지고도 중국, 미국 눈치를 보는 문재인 정부가 과연 과거 정부와 차별성을 두면서 중국 탈북민에게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을까?”라며 문재인 정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2003년 6월에 설립된 기독교통일포럼은 진보와 보수,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북한선교에서 연합과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 왔다. 매월 첫째 주 토요일 발표회를 열어 통일 현안에 대한 기독교적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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