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지향형 인간에게는 그저 정상에 오르는 것만이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관계지향형 인간에게는 함께 가야할 친구가 더 중요하다.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고위 공직자 임명을 위해서는 국회 청문회 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에 대한 검증과정을 보면서 적잖이 실망할 때가 있다.

“아! 저 사람은 그럴 줄 몰랐는데...!”

평소 존경하던 분이 위장전입에 논문표절을 하고, 갑질까지 한 여러 사실들이 밝혀지면서 그분들의 민낯을 하나하나 보게 되는 것이다.

지난 8월25일에 있은 고위 공직자 재산공개 과정에서도 필자는 놀랬다. 몇몇 분은 평소 틈만 나면 서민살리기 경제를 강조하고, 남모르는 재벌들의 치부과정을 공격하시던 분이었다. 그런 분이 어떻게 그렇게 많은 재산을 모았는지 어리둥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세상을 살다보면 본의 아니게 욕을 먹을 수도 있다. 특히 고위공직자나 단체장, 기관장, 기업 경영자들은 더욱 그렇다.

하지만 평소 외부에 보였던 이미지와 실제 이미지와의 차이가 지나치게 크면 본질 자체를 의심받을 수도 있다. 그래서 사람의 형태는 제각각이라고 말하는 모양이다.

데이비드 리스먼(David Riesman)이라는 교육학자가 있다. 『고독한 군중(The Lonely Crowd)』이라는 유명한 책의 저자다. 그는 인간을 적응형(adjusted)과 아노미형(anomic), 자율형(autonomous)으로 분류했다.

적응형은 마치 그 시대의 사회와 문화를 위해 태어난 것처럼 보일만한 사람이다. 자기가 속한 집단이나 사회 안에서 자신이 처한 상황과 위치를 능수능란하게 반영하여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고 노력한다. 목표달성 지향형 인간이다.

아노미형은 부적응자 또는 방관자적인 태도를 취한다. 포커페이스다. 히스테리 성격이거나 법을 무시하고 사는 무법자라 할 수도 있다. 현대사회에서의 특징은 ‘쓰다’, ‘달다’라는 감정적 표현이 없을 만큼 냉정한 사람이다.

자율형은 자기 자신을 철저히 지향한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자율적 행동을 하기에 교육의 최종목표가 되는 사람이다. 하지만 사회 행동규범에 동조해야 함에도 동조할 것인지 아닌지를 자유롭게 선택하기에 때로는 독선으로 흐를 수도 있다.

첫 번째 형태인 지향형(적응형) 인간은 다시 목표지향형과 관계지향형으로 나누어진다. 그 차이를 간단히 예로 들면 이렇다.

등산할 때 목표지향형 인간은 설악산 대청봉만이 중요하다. 설악산 최고봉을 오르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계지향형 인간에 있어서 대청봉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누구와 같이 오르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다.

고위공직자 임명에서 탈락하는 분들은 아마도 관계지향형이 아닌, 목표지향형 인물이 아닌가 싶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는, 또는 돈을 벌기 위해서는 물불을 안 가리고 달려든 분들일 것이다. 오직 고지에 오르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스스로 관계지향형 인간이기를 원하며 살아 왔다. 필자의 친지들 역시 대부분 관계지향형 인물들이다. 목표로 삼은 고지에 오르되, 비록 늦더라도 같이 살아야 하는 사람들과 함께 오르려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친지들에게 늘 고마움을 느낀다. 그 분들은 필자와 함께 더 높은 고지에 오르기 위해 항상 옆에 계신다. 그 같은 ‘관계’로 필자는 더 큰 힘을 얻게 된다.

필자와 친지들이 2011년부터 꿈꾸어온 유통단지와 야생농법 농장이 바로 사회적 관계지향형 조직체의 모습이다. 소셜 네트워킹(Social Net-Working) 유기체다.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고 유익하게 하는 홍익인간 사회이며, 그곳에 모여 함께 오를 고지가 바로 우리들의 대청봉(大靑峰)인 것이다.

벌써 가을이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덥다고 에어컨을 틀며 부채질을 했는데, 어느새 아침저녁으로는 차가운 한기마저 느낀다. 눈 내리는 겨울도 멀지 않다.

하지만 우리들의 홍익인간 낙원, 즉 수안보 고운리에 진정한 봄이 오면 따듯한 햇살과 함께 아름다운 꽃들이 온 산과 들에 피게 될 것이다.

그때는 어린 손자손녀들까지 손에 손을 잡고 사랑과 평화를 기쁘게 노래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관계지향형 친지들’이 꿈꾸는 고통 없는 세상이다.

◇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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