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상반기 화장품 수출 성장률 발표…보는 시각차로 희비 교차

 
 
[뷰티한국 최지흥 기자]최근 국내 화장품 시장은 한반도 사드 배치 논란으로 중국과의 무역 마찰이 가시화 되면서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줄어든 중국 관광객들의 영향으로 극심한 내수 부진을 격고 있으며 연일 화장품 관련 기업의 주식 하락 소식이 뉴스로 전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 수출 실적은 마이너스가 아닌 성장세를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성장률은 둔화되었지만 여전히 무역 흑자를 기록하며 20%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사드 정국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중국 시장도 전년도에 비교하면 소폭이긴 하지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화장품 수출액은 23억 달러(2조6천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9.8% 증가하였으며 수입액도 7억7천만 달러(9천억원)로 7.7% 증가 했지만 무역 흑자를 유지했다.

화장품 상위 수출 품목은 기초화장용 제품류(12억1천만 달러)로 전체 화장품의 52.7%를 차지하였고 그 다음으로 인체세정용 제품류(6억1천만 달러), 색조화장용 제품류(3억 달러) 순이다.

국가별 수출액은 중국이 전년대비 15.3% 증가한 8억2천만 달러를, 홍콩이 6.9% 증가한 6억1천만 달러를, 미국은 48.2%나 상승한 2억3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발 위기 속에서도 국내 화장품의 해외 수출 중 중국과 홍콩. 대만 등 중화권 국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위 10개국 중 60% 정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10개국 중 단 한 곳도 수출이 감소한 곳이 없었다.

오히려 미국이 48.2%. 베트남이 73.3%, 러시아가 108.7%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상위 10개국에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캐나다가 155.9%, 네덜란드가 111,9%, 프랑스가 86,7%로 수출 다변화도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는 듯 보인다.

 
 
그렇다면 왜 실제 국내에서 느끼는 화장품 업계의 위기감과 수출 수출가 상반된 결과로 나타나고 있을까. 이는 공식과 비공식, 국내 화장품 업계의 발전 과정의 고질적인 문제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화장품 기업들이 해외에 수출하는 공식적인 방법은 정식 절차를 거쳐 진출국에 들어가는 것이지만 음지에서 해외로 수출되는 물량이 작게는 2배, 많게는 몇 배가 많다는 사실이다.

특히 화장품 한류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 수출은 공식 수출보다 비공식 수출이 몇배 많은 것이 현실이다.

중국 유학생들과 보따리 상, 역직구와 사이트 구매, 도매업자의 구매, 중국 사업자의 방문판매 사업 등 내수 매출로 기록되지만 실제로는 수출되는 물량이 상당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최근 중국 관광객 감소와 내수 시장 부진은 중국과의 사드 마찰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는 올해 상반기 국내 화장품 업계 1, 2위를 다투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매출 감소에서도 영향을 살펴볼 수 있다.

중국 현지에서도 활발하게 제품 판매를 진행하는 빅2 기업들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과 비교하면 크게 감소한 상황이다.

면세점 매출이 크게 감소한 것은 물론 주력 유통인 방문판매에서도 큰 매출 감소 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누구보다 앞서 수출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 이 수치가 반영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번 분석에서 국내 화장품 시장 매출의 70~80%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들이 모여 있는 유가증권 및 코스닥 상장 23개 기업들 대부분이 상반기 매출이 저조했다는 것도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이들 중에서는 빅2 외에도 화장품 한류의 선봉에 섰던 기업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이들의 매출이 감소했다는 것은 그만큼 중국 사업이 고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한민국 화장품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화장품 한류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 시장에 도전하는 것은 분명 고무적인 성과이며 환영할 소식이다.

더불어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해외 유명 유통에 잇달아 입점하고 기술력을 인정받는 것 또한 큰 성과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현직에 근무하는 화장품 업계 종사자들의 입장에서는 ‘중국’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국가는 없고, 사드 문제가 조속하게 해결되어 정상적인 중국 무역이 이루어지길 희망하고 있다.

수치만큼 정확한 것은 없다. 하지만 이 수치란 것을 맹목적으로 신봉할 경우 나타나는 현상은 ‘착각’과 ‘혼란’이다.

우리나라 화장품 시장의 오늘은 분명 위기에 가깝다. 그만큼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 중국,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큰 것이다.

국내 중국 화장품 수출이 최근 5년간(2012~2016년) 연평균 33.0%의 고성장률을 이어 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번 보건복지부 자료에 대한 헤드라인은 ‘사드 영향에도 불구 화장품 수출 상승’이란 시각이 아니라 ‘사드 영향으로 화장품 수출 성장세 둔화’가 맞지 않을까.

 
 
이와 함께 이번 보건복지부 분석 결과를 보면서 화장품 업계에 아쉬운 부분도 한 가지 눈길을 끈다. 바로 연구개발비다.

화장품 상장사들의 올해 상반기 평균 연구비는 전년 동기대비 6.8% 증가한 78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4%를 차지했다.

반면 의약품은 전년 동기대비 16.3% 증가한 7,662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9.2%에 달했고 의료기기 역시 전년 동기 3.0% 감소한 859억원을 기록했지만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7.6%를 기록했다.

제품의 특이성과 산업 구조의 현실을 고려하더라도 매출액이 5배나 차이가 나는 의료기기에 비해서도 크게 부족한 연구개발비 비중은 한번쯤 고민해 볼 문제가 아닐까.

기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전체 매출에 최대 40%를 마케팅 비용에 투자하는 것을 감안하면 연구개발비 투자는 턱 없이 모자란 것이 현실이다.

수출국을 늘리고, 내수를 살리고, 사드 정국의 조기 극복을 통한 대중국 수출 정상화도 중요한 부분이지만 원천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노력과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제품력에 집중하는 업계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해 보이는 오늘이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세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뷰티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