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삼모사(朝三暮四)식 숫자 마케팅의 허수, “소비자들은 정확한 정보를 원한다”

 
 
[뷰티한국 최지흥 기자]최근 올리브영은 할로윈데이를 앞두고 레드 립스틱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그러면서 10월 1일부터 17일까지 레드 립스틱의 매출이 전년 동기간 대비 93% 증가했다며 관련 제품들을 소개했다.

물론 해당 내용은 현재 올리브영에서 판매되고 있는 레드 립스틱을 홍보하기 위한 목적이다. 하지만 여기서 사용된 숫자는 몇가지 의문을 남긴다.

첫 번째는 전월 대비가 아니라 전년 동기 대비라는 사실이다. 지난해에도 분명히 이 기간에는 할로윈데이를 앞둔 시즌이었다. 즉, ‘할로윈데이 = 레드 립스틱 판매 증가’는 맞지 않다. 오히려 지난해에 비해 레드 립스틱 판매가 증가했다는 것이 맞는 말일 것이다.

더 나아가 지난해와 올해 올리브영에 입점한 레드 립스틱 브랜드와 수량은 분명 다를 것이다. 매장 숫자도 다를 것이다. 브랜드와 제품 수가 많고 매장이 많아졌다면 매출이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결국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라는 숫자 마케팅은 올리브영에서 판매하고 있는 레드 립스틱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이처럼 숫자 마케팅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때문에 최근 많은 화장품 기업들이 이러한 숫자 마케팅으로 제품을 홍보하고 있지만 조삼모사식으로 소비자들을 착각하게 하는 사례가 많아 보다 정확한 정보의 제공이 필요해 보인다.

일례로 최근 화장품 기업들 중에는 초도 매진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정확하게 초도 생산량이 얼마나 되는지, 몇 개 매장에서 판매되었는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초도 물량을 적게 생산했다면, 또는 매장이 엄청나게 많다면 실제 판매된 수치가 인기나 폭발적 반응으로 직결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에는 이러한 마케팅을 염두에 두고 초도 물량을 적게 생산하거나 매장에 적은 제품 수를 공급하는 사례도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이는 제품 생산 단계부터 할인을 생각해 소비자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올리브영의 제품 홍보를 위한 숫자 마케팅은 큰 문제도 아니다.

물론 이러한 허수를 판단하는 것 역시 소비자들의 몫이다. 광고나 홍보에 현혹되지 않고 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충동구매를 자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화장품 기업들이 정확한 초도 물량과 매장 수 등을 함께 공개해 몇 개 매장에서 하루에 몇 개가 나갈 정도로 인기라고 공개한다면 더욱 더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은 자명하다.

그럼에도 단 한 곳도 이러한 내용을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결국 대부분의 매진이라고 명명 되는 숫자 마케팅이 허수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올리브영의 사례도 이러한 부분으로 보자면 전년 동기 대비가 아니라 전월 대비였으면 어땠을까. 또는 조금 더 자세하게 레드 립과 다른 컬러의 립 판매량을 비교해서 이야기 했다면 어땠을까.

홍보는 분명 목적이 있고, 그 목적으로 가는 방법도 다양하다. 최근 우리는 ‘똑똑해진 소비자’를 이야기 한다. 하지만 정작 마케팅의 방법들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은 성숙했지만 기업들의 홍보 마케팅은 재자리 걸음이라는 소리다.

소비자들은 이제 더욱 더 디테일하고 정확한 정보를 원한다. 기업들 역시 이제는 보다 정확하고 보다 더 디테일한 내용들로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얻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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