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식 수출 크게 줄고 관광객 감소로 내수 부진

 
 
[뷰티한국 최지흥 기자]“화장품 공식 수출은 늘었는데 왜 화장품 업계는 어렵다고 하나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개한 2017년 국내 화장품 수출 금액은 49억 4,464만 달러(5조 5,900억원)으로 2016년 대비 18.3% 증가했다.

예년에 비해 성장률이 크게 감소했지만 사드 정국 가운데 이룬 성과로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이 같은 성장 기조는 올해 상반기에도 이어졌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해 발표한 국내 화장품 업계의 상반기 수출실적은 31억9천400만 달러를 달성, 역대 상반기 수출 중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40.4%에 이른 증가로 사드 정국 훈풍에 대한 기대감까지 나타나고 있다.

또한 지난해 화장품 생산실적 규모 역시 성장세는 한풀 꺾였지만 전년대비 3.6% 증가하며 심각한 내수 부진 위기 속에서도 성장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공식 발표 속에서도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어렵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국내 중소기업들이 실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이는 국내 화장품 업계 심각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 비공식 수출의 침체, 중국 관광객 감소에 따른 내수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첫 번째는 국내 화장품 산업의 문제로 매번 거론되고 있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다. 국내 화장품 업계 부동의 1, 2위 기업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국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를 넘고 있으며 매출 상위 20개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80%를 넘는다.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는 사업자는 지난해 기준 11,834개사에 달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이러한 시장 구조 속에서 중소기업들이 어렵다고 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실제로 지난해 생산실적을 보고한 업체 5,829개사 중 상위 20개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76.10%에 달했으며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계열사인 이니스프리, 더페이스샵, 에뛰드를 더한 빅2의 점유율은 69.56%를 차지했다.

물론 지난해에도 중소 화장품 기업 중에는 스타 브랜드들도 탄생했다. 코스토리, 씨티케이코스메틱, 해브앤비가 그 대표적인 사례. 하지만 이들을 포함한 카버코리아, 엘앤피코스메틱, 리더스코스메틱 등이 중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브랜드라는 점에서 내수 시장은 빅2 등 선두 기업들의 비중이 더욱 높을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2016년에는 물휴지(물티슈)가 화장품에 포함되고 2017년에는 기존 3종이었던 기능성화장품이 10종으로 늘어나면서 의약외품 일부가 화장품으로 전환된 것이 생산실적 증가에 영향을 준 것도 있다.

실제로 식약처의 지난해 기능성화장품 생산 실적 분석을 보면 의약외품에서 화장품으로 전환, 관리되는 제품의 생산실적은 5,499억원으로 전체 생산실적의 4%를 차지했다.

 
 
이와 함께 공식 수출 외에 비공식 수출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 것도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어렵다고 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정확한 통계는 나와 있지 않지만 업계 통념상 이른바 ‘보따리 상’, ‘따이공’ 등 비공식 수출 유통은 공식 유통 대비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알려져 해당 유통이 중국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사드 여파로 줄어들면서 중소기업들이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 정부가 자국 브랜드 육성을 위해 공항 면세점에서 출발할 때 뿐 아니라 도착해서도 판매하게 하고 수입 관련 세금을 크게 줄이면서 중국 내 마진율이 크게 위축된 것도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마지막으로 내수 시장의 부진이다. 최근 면세점들의 매출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오고 있지만 중국 관광객들이 크게 줄어들면서 한류로 승승장구하던 화장품 브랜드숍 등 로드숍들의 매출이 크게 감소하고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후 면세점 매출이 급감하면서 중소기업들의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결국 여전히 국내 화장품 업계는 위기다. 사드 정국 훈풍 무드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국내 화장품 업계의 내일을 낙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근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사드 정국 훈풍 분위기에 전략적인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하반기가 되어 서야 정확한 현실 반영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평소에 준비가 철저하면 후에 근심이 없음을 뜻하는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는 말은 늘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다.

잘 되고 있을 때 대비를 생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위기감이 있을 때, 조금은 늦었다고 생각할 때라도 내일의 위기를 준비할 때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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