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규수(법학박사ㆍ해피런(주) 대표)
▲노규수(법학박사ㆍ해피런(주) 대표)
누군가가 “어떻게 해야 당신은 행복해질 수 있겠소?”하고 묻는다면 나는 과연 어떻게 대답할 수 있을까?

물론 나는 현재 기업인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기업의 경제적 가치를 극대화하고, 기업에게 부여된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그를 통해 국리민복(國利民福)에 기여할 수 있다면 곧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당장은 주주들에게 보다 많은 경영성과를 배당하고, 임직원들과 회원들에게 보다 많은 급여와 수당을 지급할 수 있으며, 보다 많은 사람들을 고용할 수 있다는 기쁨에 나는 충분한 행복을 느낄 것이 뻔하다.
 
그것은 그 어떤 CEO일지라도 똑같은 심정일 것이다. 적어도 한 기업이나 조직을 이끄는 선장이라면 누구든지 그 배에 함께 탄 모든 사람들의 생명과 재산, 삶의 진로 등 ‘행복의 조건’에 대해 무한책임을 느끼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일보에서 지난 연말 “새 정부 5년 동안 어떻게 해야 당신은 행복해질 수 있겠소?”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의 조건’을 물어 본 결과가 2013년 1월1일자에 보도돼 눈길을 끌었다. 응답자(전국 남녀 1048명)의 개인적인 의견 보다는 이른바 ‘국민이 희망하는 행복의 조건’에 대한 여론조사였다.
 
그 결과 ▷사회 양극화 및 빈부격차의 해소를 가장 많은 사람들(41.8%)이 1위로 지적했다. 그 다음으로 ▷2위 청년일자리 창출(39.1%) ▷3위 성폭력·학교폭력·흉악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 ▷4위 부동산 가격 안정화를 통한 주거안정 ▷5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것은 바로 제18대 대통령 선거에 나선 대권후보가 제시했던 민생안정 공약들을 반드시 실천해달라는 주문이나 다름없는 결과였다. 그러면 행복해질 수 있다는 소망이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우리 국민들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와 새로운 정부에 대해 ‘민생안정’에 대한 기대를 가장 크게 걸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박근혜 정부의 ‘정권브랜드’를 ‘민생정부’로 하자는 의견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내부에서 거론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 나선 후보자들 모두 서민의 편에 서서 서민을 위한 정책을 펴겠다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했기 때문에 대통령 당선자 입장에서 민생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겠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나는 이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간절한 기도를 드렸다. 잠시 잠간 립 서비스하는 ‘친서민정책’이나 두리뭉실한 ‘민생안정’이 아닌, 보다 구체적으로 ‘다단계판매의 현실’을 직시하고, 그 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415만4천명의 다단계판매원(공정위 조사, 2011년 말 기준)들의 삶을 이해하는 사람이 당선되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기도의 응답도 분명히 받았다. 내가 지난 10여 년 간 임경배·고흥석·박종철·최범식 씨 등 ‘열혈동료’들과 함께 불법다단계추방 시민운동에 나섰던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분명 다단계판매원들이 자신의 인생을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세일즈에 나서고 있지만, 일부 악덕상술로 인해 ‘3위 성폭력·학교폭력·흉악범죄’보다도 더 심하게 꿈을 짓밟히고 있는 현실을 신(神)이 외면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새 정부가 진정 ‘민생정부’를 표방한다면 우선 다단계판매원이 415만 4000명에 이른다는 사실부터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 19세 이상 전체 유권자 4050만 7000명의 10%에 이르는 사람들이고, 간접적으로 그들의 가족까지를 포함한다면 20~30%에 이르는 절대다수의 수치다.
 
직업을 가질 수 있는 성인남녀의 10% 이상을 종사자로 갖고 있는 업종이 과연 지구상에 또 있을 수 있을까? 여기에 방문판매원들까지 포함한다면 이른바 직접판매(Direct Selling) 종사자 수는 더 크게 늘어날 것이다. 그들의 대부분은 서민중의 서민이다. 그들 중 일부는 또 자신이 다단계판매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말조차 떳떳이 못하고 있다. 가장 시급히 415만 명의 삶과 일터를 어루만져줄 수 있는 ‘친서민정책’이 나와야 한다.
 
나는 새해 첫날 떠오르는 태양을 가슴으로 맞이하기 위해 서울 청계산에 올랐었다. 그리고 ‘다단계판매와 방문판매가 없는 사회’를 간절히 기도했다.
 
그것은 415만 명의 우리 이웃들을 흡수할 수 있는 합리적 경제시스템에 대한 갈망이었다. 다단계판매가 우리 사회와 경제가 인정하는 엄연한 시장의 한 시스템이라면 415만 명의 판매원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달라는 기원이었다. 또한 홍익인본주의가 이 땅에 실현돼 ‘사회 양극화와 빈부격차의 해소’ 및 ‘청년일자리 창출’이 속히 이루어지게 해달라는 간절한 염원이었다.
 
진보와 보수, 성장과 복지가 충돌했던 대전환기적 시점에서 우리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을 수밖에 없는 2013년 새해와 박근혜 새 정부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이제 우리 모두는 스스로를 다잡으며 미래를 향한 행복을 디자인해야할 시점이다.

노규수_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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