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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고개 드는 ‘대북타격설’‘남북 당국회담’ 물 건너가고 ‘대북 선제공격’ 리턴

우리 정부가 제안한 남북군사당국회담 개최일인 21일이 밝았다. 하지만 북한은 묵묵부답이다. 사실상 회담이 물건너가는 상황이다. ‘회담’이 사라진 자리에 ‘전쟁’이 발빠르게 비집고 들었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20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미국을 각기 다른 기회에 다녀온 세 인사로부터 놀라운 소식을 들었다”며 미국의 북한 선제공격 움직임을 전했다. 김 의원은 “예전에는 미국과 중국이 사이가 나빴을 때 한반도가 불안정해졌지만 최근에는 두 강대국이 북한을 제거하기로 서로 협력할 가능성에 더 신경이 쓰인다”며 “그런 가운데 북한이 문재인 정부의 군사회담과 적십자회담 제안에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무언가 북한도 깊은 고민에 빠져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북한은 현실을 제대로 깨달아야 한다. 실낱같은 대화의 가능성마저 끊어버린다면 정말 심각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며 북한에 당국회담 수락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이러한 때 한반도의 민중은 평화와 안전에 대한 확고한 원칙과 신념을 다져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운명을 강대국의 선의에 맡겨둘 수만은 없다”는 비장어린 말도 덧붙였다.

<중앙일보> 김영희 대기자는 21일자 칼럼에서 숀 스파이서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17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정부의 대북 회담제의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한국 정부에서 나온 말들이니 한국에 물어봐 달라”며 떨떠름한 반응을 보인 것과 관련, “문재인 정부가 남북한 고위군사회담을 제의하자 북한의 반응이 나오기도 전에 미국 정부가 반대하고 나섰다. 미국과 충분한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의미일 것”이라면서 “미국은 남북 고위군사회담 제안의 행간을 읽지 못한다. 이 제안은 미국이 고심 중인 선제타격에 대해 한국이 ‘노!’를 선언한 것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김 대기자도 미국에서 나오고 있는 여러 가지 대북 선제공격 시나리오를 언급하며, “(대북 선제타격) 시나리오의 가장 치명적인 부분은 핵무기의 존재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임박한 패전에 절망한 북한이 ‘너 죽고 나 죽자’ 식으로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는가”라며 ‘선제공격 불가론’을 강조했다.

우리 정부가 남북 당국간 대화를 제의한 지 불과 2~3일밖에 안돼 한반도는 다시 ‘선제공격’ ‘전쟁’의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는 형국이다. 실제 CNN, NHK 등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위한 통제시설을 점검하고 있는 이미지가 첩보위성에 포착됐다면서 앞으로 2주 이내에 북한이 또 (ICBM급) 미사일 발사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종대 의원이나 김영희 대기자가 언급한 ‘미국발 대북 선제공격 시나리오’도 이 같은 북한의 추가 미사일 발사에 따른 대응책으로 나오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다만 20일 <노동신문>의 개인명의 ‘정세논설’에서 “남조선 당국이 상대방을 공공연히 적대시하고 대결할 기도를 드러내면서 그 무슨 관계개선을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여론 기만행위라고밖에 달리 볼 수 없다”면서 “대결과 적대의 악폐를 청산하는 것은 북과 남의 화해와 단합, 민족대단결의 넓은 길을 열어나가기 위한 선결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공식 입장이 아닌 우회적으로 우리 정부의 회담 제의를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 논평에 대해 정부는 “회담 제의에 대한 공식 반응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우리 정부는 일단 오늘 오후 5∼6시까지 북한의 공식 반응을 기다릴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반응과 상관없이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정전협정체결일인 27일부터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자발적으로 선제 중단하는 방안도 제기하고 있다. 또한 <노동신문> 정세논설이 우리 측의 선(先) 조치를 우회적으로 요구한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와 관련 <세계일보>는 ‘전직 외교안보 고위 관료’의 말을 인용, “북한이 군사회담에 관심이 있다 하더라도 우리 정부가 일방적으로 못 박은 날짜에 딱 맞춰 호응해 오리라 기대하는 것은 자기희망적 생각”이라며 “차제에 대북 대화 제의를 하려거든 성급함을 드러내지 말고 정교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반면, 북한의 무반응은 회담 거부라기보다 북한이 입장 정리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남문희 <시사인> 기자는 북한이 회담 제안에 반응을 내놓지 않는 것에 대해 “북이 남북대화를 거부했다느니 우리 정부 대북정책에 차질이 빚어졌느니 말들이 많은데, 내 생각은 좀 다르다”며 ‘타이밍 문제’를 거론했다. 남 기자는 자신의 20일 페이북에 올린 글에서 “오늘(20일) 워싱턴에서 미중간에 포괄적 경제대화를 했는데 결론이 공개된 게 아무 것도 없다. 무역적자 발생원인과 처방을 둘러싸고 각자 다른 주장만 했다는 내용만 나오고 정작 북한이 궁금해 할 대북 관련 논의 내용은 전혀 나오질 않고 있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미국이 중국에 대북 석유공급을 중단하라고 한 데 대해 중국이 하겠다느니 못하겠다느니, 아니면 반만 하겠다느니 뭐가 나와야 북측 실무자들의 ‘대남제의를 활용할 데 대한 대책적 방안’이 나올 수 있을 텐데 저쪽도 지금 갑갑한 상황일 것 같다”고 봤다.

그러면서 남 기자는 “회의 내용이 즉각 알려진 것은 없고 중국 측으로부터 통보를 받으려면 시간이 걸릴 텐데 21일을 그냥 넘기기도 그럴 거고 (북측도) 머리 짜내느라 골치가 좀 아프겠다”면서 “담부터는 대화 제의할 때 택일에 신경을 좀 써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아무튼 ‘회담 당일’의 해가 지기까진 아직 10시간은 남았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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