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내수 부진, 면밀한 시장 분석과 장기적 안목 필요할 때

 
 
[뷰티한국 최지흥 기자]중국발 사드 정국에 정말 훈풍이 불고 있는 것일까?

최근 국내 화장품 업계에 2015년 하반기부터 불어 닥친 한반도 사드 배치 논란과 함께 강화된 중국의 수입 화장품 규제가 풀리고 있다는 분위기가 확대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수입 화장품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한국 관광객들도 조금씩 늘고 있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는 것.

실제로 최근 우리 정부와 중국 정부의 화해 무드와 함께 일부 규정이 완화되고 중국 관광객도 지난 10월 전년대비 30% 증가하는 등 훈풍 조짐에 대한 소식도 간간히 들려오고 있다.

또한 최근 중국의 최대 쇼핑 기간인 11월 11일 광군제에서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잇달아 높은 매출을 기록하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알리바바 그룹이 집계한 통계에서 AHC는 전체 매출 순위에서 7위에 랭크됐으며 LG생활건강의 후와 숨, 제이준과 메디힐, 코리아나화장품 등 연일 광군제 매출 성과에 대한 보도자료들이 나오고 있을 정도다.

중국 정부의 규제 완화도 이슈가 되고 있다. 지난 2016년 4월 8일자로 발표한 중국의 ‘국경 간 전자상거래 행우세를 포함한 세수정책 조정 방안’ 적용 유예기간이 다시 내년 말까지 연장된 것이다.

2017년 중국 정부는 위생허가 없이 해외 직구 관련 제품을 수입할 수 있는 신통관 정책 시범지역을 기존 10곳에서 5개를 더 추가했으며 2018년까지 관련 규정의 유예기간을 1년 더 연장해 주겠다고 발표한바 있다.

하지만 최근 발표에 따라 위생허가 없이 제품 유통이 가능한 중국 도시 15개는 오는 2019년까지 연장됐으며 유예기간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한 중국 정부가 해외 직구에 대한 연구 검토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에 대한 규제 완화도 더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러한 현상만 보면 사드 정국에 훈풍이 불고 있는 느낌이다. 하지만 다른 각도로 보면 여전히 사드 정국은 풀리지 않았다.

여전히 비공개 수출 라인은 막혀 있고 중국의 자국 브랜드 및 자국 유통 육성은 계속되고 있다. 중국 내 면세점은 계속해 늘고 있으며 수입 화장품에 대한 세금도 계속해 감소하고 있다.

실제로 스킨케어 분야에서는 중국 로컬 브랜드가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국내 화장품 브랜드의 공급가는 계속해 낮아지고 있다.

종국에는 중국 내에서 구매하는 국내 화장품 가격이 우리나라를 방문해 구매하는 가격보다 낮아질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 화장품 업계에 투자되는 중국 자본도 계속해 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우리나라에 현지 법인을 만들어 한류를 활용하는 사례는 물론 국내 기업 인수도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몇몇 한류 브랜드들이 선전하고 있지만 유통 기반은 물론 제조 기반도 중국 기업들에게 기득권을 빼앗기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심각한 상황은 내수 부진이다. 국내 화장품 업계의 내수 시장은 중국발 사드 정국이 시작된 2015년 하반기부터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

일례로 한류 화장품의 대표 명사인 화장품 브랜드숍이 매출 감소로 유통 다각화에 나서면서 가맹점이 잇달아 이탈하고 있으며 편집숍으로 전환하거나 법정 관리 위기에 처한 기업도 생겨났을 정도다.

 
 
면세점들 역시 매출 감소에 따라 직접 중국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전략을 확대하고 있으며 왕홍 마케팅 등 마케팅까지 중국에 의존하는 모습이다.

현 시점에서 중국 관광객들을 2015년 하반기 이전 수준으로 끌어 올리지 못할 경우 내수 부진을 극복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또한 중국 관광객들이 다시 한국을 찾더라도 중국 내에서 판매되는 제품 대비 저렴한 가격,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서비스가 없이는 미래를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국내 화장품 기업들 스스로가 중국 관광객들이 다시 한국을 찾게 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 어렵다. 이 부분은 정부의 노력, 중국 정부의 결단 등이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불고 있는 중국발 사드 정국 훈풍 분위기가 계속되고 결국 중국 관광객들이 한국을 다시 찾게 하는 정부의 외교적, 정책적인 노력들이 필요한 이유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먼저 꼽을 수 있는 것은 브랜딩 작업이다. 확고한 브랜드 가치를 구축해 가격이 아닌 브랜드로, 외교적 문제에도 불구하고 한국산 제품을 중국인들이 구입할 수 있게 하는 노력이다.

이를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단계적인 내실 강화 노력이 요구된다. 또한 확고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작업도 있어야 한다.

이와 함께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수출 다각화와 내수 시장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국내에서 전개되는 내국인과 외국인을 위한 이벤트성 행사도 요구되고 있다. 일례로 화장품 박람회를 들 수 있다.

국내 화장품 산업은 70여년의 짧은 역사 속에서도 큰 발전을 거듭하며 세계 시장에서도 주목 받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을 대표하는 박람회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크고 작은 박람회가 많이 있지만 세계인들이 찾을 만한 대표 박람회가 없는 것이다.

중국의 상해나 광저우, 홍콩과 볼로냐 박람회 등 세계적으로 대표성을 갖는 박람회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최근 홍콩에서 개최된 홍콩코스모프로프의 경우 한국 기업이 620여개가 참여했다. 중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기업이 참여한 박람회다. 국내에서는 620여개 기업이 참여한 박람회의 유례도 없다. 국내 기업에 비해 고가의 부스 가격에도 불구, 한국 기업들이 이 박람회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계인들이 찾는, 그리고 국내 기업들이 참여해 확실한 효율을 느끼고 만들 수 있는 박람회를 정부와 기업 등이 힘을 합쳐 만들어 가는 것도 내수 시장 활성화와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생존을 위한 노력의 일부가 아닐까 한다.

최근 중국발 사드 정국 훈풍 소식에 화장품 관련 주식이 일부 오르면서 벌써부터 시장을 낙관하고 중국 수출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는 것들이 상당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무한 낙관은 또 다시 국내 기업들을 위기에 빠트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계할 때다.

눈 앞에 이익 때문에 무리한 가격 할인과 공급가로 브랜드 가치를 감소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수 없이 중국만 바라보는 무모함을 부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연구 개발 노력이나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 보다 판매를 위한 제품을 만들어 내고 있지 않은지 한번쯤 돌아 볼 때다.

그리고 준비하다. 사드 정국 이전에 중국에서 한류와 함께 화장품 한류 바람이 불어 온 것은 단순히 한류에만 그 이유가 있지 않다. 오랜 시간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노력해 온 결실이었다.

이제 다시 내일을 위해 다시 준비할 때다. 중국 관광객들이 다시 한국을 찾는 그날을 준비하고, 더 나아가 세계인들이 한국을 찾고 한국 화장품에 열광 할 수 있는 내일을 준비하는 오늘이 되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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