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사드 정국 여전히 진행형, 수출 다각화 더딘 매출 신장…내수에 집중할 때

 
 
[뷰티한국 최지흥 기자]2019년 시작과 함께 국내 화장품 업계의 야심찬 계획들이 발표되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발 사드 정국은 훈풍 소식에도 나아질 기미가 없고, 국내 기업들의 수출 다각화 노력에도 불구, 여전히 매출 신장은 더디기만 하다.

특히 2019년은 국내는 물론 중국 등 주요 수출국의 경기도 악화될 것이란 전망들이 나오면서 국내 화장품 업계에는 이른바 ‘버티기’가 답이라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버티기만 해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래서 대두되는 것이 바로 ‘본질’과 ‘고객’이다.

화장품 기업이 추구하는 ‘아름다움을 만드는 기업’, ‘고객들이 찾는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란 본질과 고객에 대한 신뢰가 바로 그것이다.

무엇보다 그 고객이란 말 속에는 중국, 일본, 미국 등 해외 고객들 보다는 국내 고객들에 대한 절실함이 더욱 크게 다가온다.

실제로 국내 대표 화장품 기업들은 올해 역시 매년 거론되는 혁신과 글로벌이라는 주제의 사업계획을 발표하면서도 화장품 회사의 ‘본질’과 ‘고객’이라는 말에 힘을 실었다.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우리는 두려워하지 말고, 주저하지 말고, 지금의 모든 변화를 즐겨야 한다”고 혁신에 대해 말했지만 바로 “아모레퍼시픽은 그저 화장품을 잘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그 누구보다 화장품을 가장 잘 이해하고 만드는 회사가 되어야 한다”고 본질을 강조했다.

또한 서 회장은 절대 변하지 않을 경영의 핵심 원칙인 ‘고객중심’의 중요성 또한 힘주어 말했다. 그는 “아모레퍼시픽의 모든 것은 고객이 결정한다”면서 “고객과 멀어지지 않고, 그 중심을 향해 저돌적으로 다가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고객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는 LG생활건강도 마찬가지다. 차석용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고객들에게 최상의 품질과 진정한 효능이 있는 안전한 제품을 팔고 있는가와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만족감과 자부심을 드리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질문하고 모든 분야에서 기대를 뛰어넘는 결과를 창출하여 신뢰받는 회사로 성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차 부회장은 명나라를 세운 주원장을 리더십의 사례로 들며 “주원장이 강적 장사성과의 큰 전투에서 새끼를 부화하고 있는 오리 가족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전세가 불리하게 기울어지는 상황 속에서도 작전을 10여일 유보시킨 모습을 보고 적의 장수들이 자신들과 나라의 미래를 맡길 만 하다고 판단하여 부하들을 거느리고 투항한 사실이 있었다”며 “눈앞의 이익이나 당장 손에 쥐어지는 먹잇감에만 몰입하기 보다는 신뢰와 원칙으로 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본질에 대한 중요성도 전했다.

분명 화장품은 팔기 위해 만들어 진 제품이다. 또한 지난 몇 년 사이 한류 열풍과 함께 한국산 화장품은 국내 고객 보다 해외 고객들이 더 많이 찾았던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화장품은 아름다움을 만드는 제품이라는 본질과 이를 사용하는 고객들을 위한 제품이라는 것은 다른 소비재들과 그 출발이 다르다. 이것이 본질이다.

 
 
이와 함께 국내 고객들의 신뢰와 사랑 없이 해외에서 신뢰 받고 사랑 받을 수 있는 가능성도 없다. 이른바 ‘명품’이라고 불리는 프랑스와 미국, 일본 화장품 브랜드들이 자국 내에서 큰 사랑과 신뢰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대한민국 화장품은 70여년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 현재 전세계 화장품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이른바 화장품 선진국으로 성장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는 해외 유명 브랜드들과도 경쟁하는 상황. 하지만 이른바 ‘명품’이라고 불리는 화장품 브랜드는 전무하다.

혹자는 이러한 이류를 짧은 화장품 산업 역사에서 찾는다. 고객들에게 신뢰 받고 사랑 받기 위한 시간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다른 시각으로 보면 고객들에게 신뢰 받고 사랑 받을 수 있는 투자를 하지 않았다는 말과도 같다.

한류 열풍이 몰아치면서 2002년 이후 국내 화장품 업계의 대부분의 에너지는 중국을 향해 있었다. 그 결과 분명 한국산 화장품은 중국을 발판으로 세계 선두로 올라설 수 있었다.

하지만 중국 편향 수출은 결국 2015년 하반기부터 불기 시작한 중국발 사드 정국으로 더 큰 어려움과 직명하게 됐다. 아무런 준비 없이 시류에 편승했던 결과다.

그리고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중국에 집중하던 시간, 국내 고객들은 하나 둘 해외 유명 수입 브랜드로 이탈하기 시작했다.

백화점 매출 감소와 함께 로드숍으로 하나 둘 이탈하던 해외 유명 수입 브랜드들은 국내 고객들을 겨냥한 다양한 제품과 마케팅, 그리고 유통 다각화로 국내 고객들의 구매를 이끌어 내고 있다.

더 나아가 최근 온라인에서 할인 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는 수입 브랜드들은 이제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원하는 해외 관광객들의 마음도 훔치고 있다. 해외 관광객들이 국내에서 해외 제품을 구매해 가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라고 했다. 집안을 다스리지 않고 어떻게 나라를 다스릴 것인가. 내수를 포기하고 어찌 해외에서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이제 다시 내수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일 때다. 이제 다시 국내 고객들을 위한 제품을, 국내 고객들을 위한 마케팅을 전개할 때다.

트렌드 제품으로 일시적인 매출을 올리기 보다는 브랜드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노력할 때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브랜드 히스토리와 성분, 향, 그리고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 시대가 변하면서 기업도 변했지만 사람도 변했다. 유통이 변화되고 제품도 변했고 이를 구입하는 사람도 변했다.

똑똑해진 소비자들, 그리고 그 어느 나라에도 없는 개성 강한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서 다시 시작할 때다.

혁신은 본질이 있고서야 가능한 일이다. 본질은 초심과도 같다. 처음 립스틱 하나, 아이라이너 하나를 만들 때 가졌던 생각, 공장을 돌리며 꿈꾸던 국내 고객들의 웃음을 기억하자.

이제 ‘아메리카 드림’도 ‘차이나 드림’도 없다. 중국인들이 떠난 명동에 남은 것이 누구인가. 이제 믿을 것은 국내 고객들의 신뢰뿐이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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