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 젊은 세대 창업 화장품, 글로벌 기업 매각되며 ‘눈길’

 
 

[뷰티한국 최지흥 기자]유니레버, 로레알그룹에 이어 에스티로더까지 나섰다.

한류 바람과 함께 중국에서 불기 시작한 화장품 한류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대한민국 화장품 브랜드들이 높은 성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대표 화장품 기업들이 잇달아 국내 유망 화장품사 인수에 나선 것.

특히 2015년 하반기부터 불기 시작한 중국발 사드 정국에도 불구, 확고한 충성고객을 구축하고 중국은 물론 세계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올리고 있는 기업들이 인수 대상이 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2017년 AHC로 대변되는 카버코리아가 유니레버에 3조원에 인수된데 이어 다음해인 2018년 3CE로 좋은 성과를 거둔 스타일난다가 로레알그룹에 6000억원으로 추산되는 금액으로 인수됐다.

그리고 어제 닥터자르트로 대표되는 해브앤비가 에스티로더컴퍼니즈에 인수된다는 공식 발표가 나오면서 또 한번 국내 화장품 업계에 반향을 불러오고 있다.

기업명 대표 브랜드 대표 인수기업 인수금액
카버코리아 AHC

이상록(1974년생)

유니레버

2017년

3조원
스타일난다 3CE

김소희(1983년생)

로레알

2018년

6000억원 추산

해브앤비 닥터자르트

이진욱(1976년생)

에스티로더

가치 17억 달러

12월 발표

글로벌 대표 화장품 기업들은 왜 이들 기업을 인수했을까. 그리고 이들 기업은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이들 기업의 이야기를 정리해 본다.

3040 젊은 오너, 그리고 한류
글로벌 기업에게 차례로 인수된 카버코리아와 스타일난다, 해브앤비는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3040의 젊은 대표가 설립한 회사, 한류 열풍과 함께 중국 등 해외에서 큰 인기를 얻은 브랜드를 보유했으며 히트 제품을 만들었고, 마케팅에 확고한 경쟁력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먼저 이들 기업의 창립자들은 젊었다. 카버코리아 이상록 회장은 1974년생, 해브앤비 이진욱 대표는 1976년생, 스타일난다 김소희 대표는 1983년생이다.

기존 2세 경영에 들어간 다수의 화장품 기업들과 비교해 젊은 나이. 그 때문일까. 그들의 행보는 회사 설립 이후 파격적이었으며 기발했고, 신선했다.

이들 3개 기업 중 먼저 창업 한 곳은 카버코리아였다. 1999년 설립된 카버코리아는 에스테틱 전문 화장품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이후 집에서도 에스테틱에서 받는 관리 만큼 좋은 화장품을 지향했으며 2012년 얼굴 전체에 바르는 아이크림을 론칭, 무서운 성장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2013년 홈쇼핑 론칭 이후 해당 제품은 여배우 아이크림으로 불리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으며 국내는 물론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기 시작했다.

물론, 카버코리아는 그 이후 샤라샤라, 비비토 등 다양한 브랜드를 론칭, 실패의 쓴맛을 보았고 어려움도 있었다.

그럼에도 이를 극복 할 수 있었던 것은 이경록 회장의 선구안과 뚝심이었다. 젊은 사업가 답게 획기적인 제품을 개발하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것에 매진하는 그의 모습은 이른바 “사업을 하는 ‘촉’이 있다”는 말로 대변된다.

그는 주의에 만류에도 불구, 도산대로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으며 이화여대 앞에 에스테틱 숍을 오픈,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했다.

브랜드숍 사업을 위한 샤라샤라 오픈, 화장품과 패션의 만남으로 주목 받은 비비토 론칭 등도 이러한 도전과 신념이었다.

모든 것이 성공하고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지속적인 투자와 파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업계 처음으로 유명 모델 3명을 한 브랜드 모델로 기용하며 선택과 집중을 보였고, 채널별 전용 제품 개발 등으로 새로운 변화를 주도했다.

그리고 그는 역대 국내 화장품 인수가격 중 최고라고 할 수 있는 3조원에 유니레버에 회사를 판매하며 또 다른 의미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냈다.

 
 

그 다음은 해브앤비다. 2004년 설립된 해브앤비는 글로벌 기업을 만들겠다는 이진욱 대표의 신념으로 설립된 회사였다.

론칭 초기부터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며 오히려 해외에서 먼저 이름을 알리고 국내에 알려진 브랜드로도 유명하다. 일부에서는 닥터자르트라는 브랜드 네임으로 수입 브랜드로 알고 있던 이들도 있었다.

2005년 비비크림을 론칭해 성공적인 론칭을 알린 그는 국내 시장 보다 해외 시장 공략에 많은 공을 들였고, 그 결과 닥터자르트는 미국, 중국 등 35개국에 진출하며 해외 시장에서 좋은 성적표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이어진 화장품 업계의 세라바이이딘 열풍, 최근에는 시카크림 열풍을 만드는 주역이 되었으며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에스티로더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또한 중소기업임에도 ‘우먼스 웨어 데일리(Women’s Wear Daily, WWD)’가 주관하는 ‘세계 100대 뷰티 기업’에 이름을 올렸고, 결국 에스티로더에 전체 지분이 인수되는 오늘을 만들어 냈다.

 
 

2004년 의류쇼핑몰로 출발해 2009년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한 스타일난다는 당시 22살의 김소희 대표가 설립한 회사다. 의류쇼핑몰로 시작해 화장품을 론칭, 성공이라는 이름을 쓴 대한민국 쇼핑몰 론칭 화장품 1세대다.

스타일난다는 앞서 언급한 카버코리아, 해브앤비와 달리 메이크업 브랜드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성공한 브랜드로 메이크업 브랜드 3CE(쓰리컨셉아이즈)가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 론칭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인기를 얻은 스타일난다는 신선한 패키지 디자인과 강력한 팬덤을 바탕으로 성장해 왔으며 패션 기업 기반답게 마케팅에 있어서도 비주얼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보유했다.

그리고 2018년 세계 1위 화장품 기업인 로레알그룹에 인수되면서 또 다른 의미에서 화장품 한류의 새로운 역사를 증명했다.

새로운 역사를 만든 일대종사
이상록 회장, 이진욱 대표, 김소희 대표는 모두 하나의 일가를 이룬 모든 사람이 높이 우러러 존경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일대종사(一代宗師)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이들이다.

 
 

화장품 한류의 대표명사들인 이들 브랜드가 글로벌 브랜드에 인수된 것은 아쉬운 부분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들이 보여 준 다양한 히트 제품 개발과 파격적인 마케팅, 신선한 감각 등의 행보는 국내 화장품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기 충분하다.

무엇보다 이들에게는 공통분모가 있지만 또 다른 의미에서는 각자의 영역을 확고하게 구축한 다른 점도 눈길을 끈다.

 
 

카버코리아의 기반이 홈쇼핑이었던 반면 해브앤비는 헬스&뷰티숍과 편집숍 등 오프라인 기반이었고 스타일난다는 온라인 기반이었다. 각자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했다는 측면, 그리고 서로 다른 유통에서 성장했다는 점에서 하나의 일가를 이루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매년 시선한 아이템으로 스타 제품을 론칭해 냈으며 이를 기반으로 국내 화장품 시장을 주도해 온 것도 관심을 모으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화장품 한류가 시작된 중국에서 그들의 브랜드들은 다양한 마케팅과 함께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으며 선두 기업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그리고 마스크팩 브랜드인 메디힐, 제이준 등에 이어 국내 화장품이 아시아 맹주로 우뚝 서게 했던 또 다른 힘이기도 했다.

때문에 이들의 글로벌 기업 매각은 한편으로는 아쉬움을 남기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국내 화장품의 성장을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길을 열어라, 우린 대륙으로 간다”

 
 

지난해 기준으로 로레알그룹과 유니레버, 에스티로더는 전세계 화장품 매출 순위 1, 2, 3위를 기록하고 있는 기업이다.

또한 수많은 브랜드를 보유했으며 세계 각국에 포진되어 브랜드 이름, 기업 이름만으로도 인정을 받고 있는 기업들이다.

이들이 한국의 화장품 기업들을 주목하고, 투자하고, 인수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 대륙 공략을 위한 첨병을 만든 것은 아닐까.

 
 

사실 현재 세계적인 화장품 기업들의 행보를 보면 세계적인 기업 유니레버와 로레알그룹, 에스티로더가 이들 기업을 인수한 이유는 명확하다.

2015년 하반기부터 불기 시작한 중국발 사드 정국으로 국내 화장품의 중국 사업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카버코리아와 스타일난다, 해브앤비는 여전히 중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으며 확고한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물론 일본과 동남아시아 시장, 그리고 유럽과 미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좋은 성적표를 올리고 있는 유망기업이다. 무엇보다 아직 꺼지지 않은 한류를 내세운 브랜드로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높은 브랜드로 평가된다.

글로벌 기업들 입장에서는 중국 시장 공략에 교두보, 또는 첨병으로 활용할 수 있는 명확한 카드인 셈이다.

그들이 갖고 있는 유통 기반도 매력적인다. 우선 한국 시장에서 카버코리아는 홈쇼핑에서, 스타일난다는 온라인에서, 해브앤비는 헬스&뷰티숍에서 확고한 기반을 만들고 있다.

 
 

또한 면세점을 비롯한 다양한 해외 홍보 창구가 있으며 명동과 신사동 가로수길 등 한국의 화장품 거리에 그들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확고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에 확고한 유통 기반을 구축했으며 지금도 높은 매출을 기록, 여전히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 중이다.

한류가 이제 글로벌 화장품 기업들의 무기가 되었고, 이미 중국에서 오랜 시간 기반을 만들어 온 이들 글로벌 기업의 새로운 경쟁 무기가 된 것이다.

잘 키운 기업의 매각 어떻게 볼 것인가?

 
 

카버코리아와 스타일난다 해브앤비의 글로벌 기업들의 인수는 한편으로는 자랑스러운 부분이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세계 1, 2, 3위 기업에게 매각될 정도로 성장했고,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마음도 어쩔 수 없다. 글로벌 기업의 화장품 한류 기업 인수로 한류의 주인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의미에서는 ‘아름다움을 만든다’는 화장품의 근간이 ‘잘 만들어서 잘 파는’ 새로운 화장품 산업 문화를 만들어 낸 것은 아닐까 하는 노파심이다.

그들이 만들어 낸 성장은 매우 놀랍다. 하지만 급변하는 시장을 본다면 사업가로서 이들의 판단은 옳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한민국 화장품의 내일을 생각할 때 성장하는 기업의 탄생은 환영할 일이지만 이 기업들이 우리 품에서 벗어나 다른 나라의 기업의 품으로 간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들이 국내 화장품 산업의 내일이라고 한다면 또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키워지고 팔려지겠는가.

물론, 역사는 계속될 것이다. 과거 더페이스샵을 매각했던 정운호 회장이 다시 네이처리퍼블릭으로 화장품 업계에 복귀한 사례를 본다면 회사 매각 후 2년이 넘으면 이들 대표들 중 누군가는 다시 화장품 사업을 전개하고 또 다른 역사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대한민국 화장품의 새로운 시대를 대변했던 카버코리아와 스타일난다, 해브앤비가 글로벌 기업에 인수된 것이 비싸게 팔기위해 화장품 사업을 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내일이 되지 않길 소망해 본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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