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시스템 속에서 더 견고해진 박찬욱의 색깔

▲ 박찬욱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 ‘스토커’
▲ 박찬욱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 ‘스토커’
영화 ‘스토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에서 손꼽히는 감독 중 하나인 박찬욱 감독의 첫 할리우드 진출작이다. 거기에 한국에서는 미국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로 유명한 배우 ‘웬트워스 밀러’가 8년간 준비한 첫 각본이다. ‘웬트워스 밀러’는 배우의 각본이라는 선입견을 깨기 위해 제작사에 가명으로 시나리오를 보내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거장 ‘리들리 스콧’과 ‘토니 스콧’ 감독이 제작과 기획을 맡았으며 “박찬욱 감독의 영화이기 때문에 선택했다”는 ‘니콜 키드먼’까지 합류했다. 이정도 제작진과 출연진이라면 화제를 모으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세간의 관심도 ‘박찬욱’감독이 ‘니콜 키드먼’과 할리우드에서 어떤 영화를 찍었느냐는 사실에 쏠렸다. 하지만 지난 2월19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한국에 첫 공개된 영화 ‘스토커’는 할리우드도 ‘니콜 키드먼’의 이름도 중요하지 않은 누가 봐도 분명한 ‘박찬욱’의 색을 가진 영화였다.

▲ 특유의 섬세한 영상미로 박찬욱의 색깔을 보여주는 영화 ‘스토커’
▲ 특유의 섬세한 영상미로 박찬욱의 색깔을 보여주는 영화 ‘스토커’
선댄스 영화제에서 미리 공개된 영화 ‘스토커’에 대한 평가는 호평이 주를 이뤘었다. “한국에서 스토커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게 될지 염려된다”라는 박찬욱 감독의 말이 무색하게 19일 처음 선보인 ‘스토커’는 완벽한 긴장감과 고도로 정제된 영상미를 두루 갖춘 또 하나의 명작이었다. ‘웬트워스 밀러’의 첫 각본은 마치 박찬욱 감독을 위해 쓴 것처럼 그의 기존 영화들과 일맥상통하는 긴장감과 미스테리함이 있다. 18살 소녀의 매력과 비밀, 어딘가 어둡고 단절된 듯한 ‘스토커’가의 분위기는 박찬욱표 영화들이 가지고 있던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받은 듯하다. 등장인물들 간의 호흡도 완벽하다.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혼란스러워하는 인디아역의 ‘니콜 키드먼’은 박찬욱 감독이 “할리우드 작업의 장점은 니콜 키드먼과 같은 배우와 함께할 수 있었다는 것”이라고 밝힌 이유를 한 번에 증명해내며 슬픔에 빠진 미망인과 새로운 매력에 이끌리는 한 여자의 모습을 표현해 냈다.

▲ 박찬욱 감독이 손에 꼽은 명장면 ‘피아노 연주’
▲ 박찬욱 감독이 손에 꼽은 명장면 ‘피아노 연주’
영화의 전반적인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는 중심인물 ‘인디아 스토커’역의 ‘미아 바시코브스카’는 신비로운 매력으로 스크린을 중심을 차지했다. 이 소녀는 박찬욱 감독의 섬세한 영상미와 과감한 카메라 워크까지 고스란히 받아들여 관객들을 ‘스토커’가의 저택 속으로 빨려들게 한다. 특히 비밀스러운 삼촌 찰리와의 피아노 연주신은 ‘인디아’가 ‘찰리’를 통해 스스로를 한 단계 성숙시키고 본인의 본질을 찾아나가는 과정으로 비춰지며 영화의 긴장감을 한층 끌어올린다. 이 장면에 사용된 음악은 현대 음악가 ‘필립 글래스가’가 선사한 곡으로 아름답고도 최면을 걸 듯 영혼을 울리는 곡이다.

인디아와 이블린 두 여인 모두를 매혹시키는 찰리역은 매튜 구드가 맡아 열연을 펼쳤다. 단정한 신사의 모습으로 등장해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매너 있는 모습으로 신뢰를 얻은 찰리는 비밀스러운 모습을 간직한 채 18년 만에 처음 만난 인디아에게 광적일 정도의 집착을 보인다.

▲ 시각적 은유로 가득 찬 영화 ‘스토커’
▲ 시각적 은유로 가득 찬 영화 ‘스토커’
18살 사춘기 소녀의 잔혹하고도 아름다운 성장기, 순수함으로 가득 찬 소녀에서 유혹적이지만 자기만의 색깔을 찾은 여인으로 성숙해가는 모습을 영화 ‘스토커’는 관객과 놀이라도 하듯 100여분의 시간동안 은밀하고도 매혹적으로 풀어놓는다.

2월27일 전야개봉을 통해 선보이는 영화 ‘스토커’, 동화적이면서도 미스터리하며 숨 막히는 긴장감과 시각적 은유로 가득 찬 ‘스토커’가로 들어갈 시간이 다가온다.

한줄 평: 박찬욱 감독의 할리우드 여행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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