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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반도의 비핵화 실현" 왜 삭제되었나북한의 대남정책의 뿌리는 ‘김정일 3대 혁명유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작년 12월 17일 69세의 일기로 사망했다. 이른바 철의 장막 김일성 시대를 거쳐 독재자 ‘김정일 시대’도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에서 열린 영결식과 김일성광장에서 열리는 중앙추도대회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이제 3대에 이어 세습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북한에서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이른바 김정은 시대 개막인 것이다. 이에 따라 대한민국은 새로운 키워드의 대 북한정책을 수립하게 되는 시점을 맞이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2012년 1월 1일 북한은 “김정일동지의 유훈을 받들어 2012년을 강성부흥의 전성기가 펼쳐지는 자랑찬 승리의 해로 빛 내이자”라는 제목의 당․군․청년보 ‘신년공동사설’ 을 발표했다. 북한이 갑작스런 김정일 사후 당면하게 된 김정은 체제가 어디로 갈 것인지를 가늠해보게 하는 대목인 것이다. 다시말하면 김정일 사망 후 김정은 체제의 첫 공식적인 국가운영계획과 전망을 발표한 것이다. 한편 같은 날 “김일성민족” “김정일조선”의 상속인인 김정은은 새해 첫날 아버지가 그러했던 것처럼 “오중흡7련대칭호를 수여받은 조선인민군 근위서울류경수 제105탱크 사단”을 방문했다. “노동신문” 1월 2일부에 따르면 군인들은 김정은이 촬영장에 나오자 “김정은 결사옹위!”의 구호를 외쳤다고 한다. 중앙통신은 이 사단이 “지난 조국해방전쟁(6.25전쟁) 시기 전쟁개시 3일 만에 서울을 타고앉아 괴뢰 중앙청에 공화국 기를 휘날리었으며 서울방송국을 점령하고 서울해방소식을 온 세상에 선포하였을 뿐 아니라 대전해방전투를 비롯한 수많은 전투들에서 미제침략자들에게 영웅적 조선인민군의 무쇠철마의 본때를 보여주고 혁혁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전한다.

김정은의 이 행보는 얼마 전(11년 11월 24일) 북한의 “청와대 불바다”위협 발언을 연상하게 한다. 우리의 입장에서 결코 가볍게 스쳐갈 일만은 아닌 것이다. 북한이 김정은을 최고사령관으로 추대했다고 발표하고 이어 그의 첫 국정운영이 상징성을 갖고 있는 군부시찰부터 시작되었다는 점은 무엇을 말해주는가? 이 대목이 중요한 것이다. 이번 북한이 발표한 공동사설에서 강조하는 “김정일의 혁명유산”을 연결시켜 그 의미를 풀어보고자 한다. 물론 김정일의 혁명유산이 체제상속의 의미로 사용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과연 체제상속에만 필요했었는지 여부를 다시 한 번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12월 28일 북한이 발표한 ‘노동신문’ 정론에 의하면 “김정일동지의 유산”은 “인공지구위성의 제작 및 발사국의 자랑에 핵보유국의 존엄, 지식경제시대의 새 세기 산업혁명, 민족의 정신력”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3대 유산의 특징은 한반도에서 북한만이 가지고 있는, 다시 말해서 남한과의 차별화가 명확해지는 수단 인 것이다. 어쩌면 점차 정통성 경쟁의 야망이 되살아나는지도 모른다. 인공지구위성은 광명성 1호 (1998년 8월 31일 발사)와 광명 성 2호 (2009년 4월 5일 발사)로 자체의 기술로 개발하여 우주궤도에 진입시켰다고 자랑하고 있는데(사실 성공여부는 밝혀지지 않음) 이는 금년 10월에 진행되는 한국의 “나로호” 발사 직전에 위성발사를 계획하고 정통성을 확보하려고 하는 내심이 보여 지는 대목이다. 또한 북한이 자랑으로 내세우고 있는 김정일의 유산인 ‘핵보유국의 존엄’ 역시 그들의 표현대로라면 대국들의 틈 속에서 한 많던 약소민족이 가슴을 당당히 펴며 세계를 굽어보는 인민으로 만들어 준 자랑이라고 떠들어대고 있는 것이다. 즉 남한에는 없는 북한만이 가지고 있는 수단이며 민족의 자산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지식경제시대의 새 세기 산업혁명”이라고 말하고 있는 대목이다. 북한의 설명에 따르면 “지식경제란 과학연구와 기술개발을 기초로 하고 무형자산의 투입을 기본으로 하는 경제”라는 것이다.(2011년 6월 19일부 “노동신문” 5면) 무형자산은 기계, 건물, 현금등과 같이 형태가 있는 유형자산에 대비되는 개념으로서 물리적 실체가 부재하다는 점이다. 결국 북한이 가지고 있는 속셈은 전반적인 경제성장은 포기하고 특정부분의 개발과 발전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지식경제시대란 적은 투자로 큰 효과를 얻는 시대란 말인데 이는 북한이 소프트웨어산업에 국가적 역량을 투자한다는 것이다. 이 역시 북한이 남한과의 정통성 경쟁에서 중요한 일점으로 내세우는 것이다. 최근에 있었던 북한의 사이버공격(디도스 공격)과 해킹사건이야말로 지식경제의 산업혁명에서 이야기하는 그들만의 정보획득의 무형자산의 투자방식이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세 번째는 북한이 “민족의 정신력”이라고 언급하고 있는 대목이다. 이번 공동사설에서 북한은 금년을 6.15공동선언의 실천 강령인 10.4선언발표 5주년이 되는 해라고 강조하며 민족이라는 표현을 유례없이 많이 사용하고 있다. 특히 “조국통일위업의 진두에는 김정은”이 서있다고 표현하는 대목이라든가 “지난해의 정세흐름은” “반통일 세력은 반드시 패한다는 역사의 진리를 다시금 확증해주었다”는 대목을 통해 올해야말로 조국통일위업 수행에서 결정적 전환을 가져와야한다고 역설한다. 이는 곧 남한의 정국에 직접적으로 간섭하겠다는 의도를 전면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부분이다. 여기서 표현하는 지난해의 정세흐름은 서울시장 선거를 의미하는 것이고, 반통일 세력은 집권여당으로서 금년도 남한의 총선, 대선을 통한 정권교체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대목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앞으로 ‘김정일의 3대 유산’ 은 북한의 대남정책의 원칙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우선 업적과 능력이 부재한 김정은이 최고사령관의 지위를 정당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2월~3월에 진행되는 한미연합훈련을 전쟁선포로 간주한다는 가정하에 최고사령관 명령을 하달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내에서 최고사령관인 김정은에게 장군님의 존함을 붙이고 인민들에게 준전시상태를 선포함으로서 긴장을 조성하여 최고사령관 중심의 일심단결을 도모할 속셈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장성택이(12월 25일) 대장군복을 입고 나타났던 것도 김정은 최고사령관을 장군님으로 모시겠다는 그들의 계산을 나타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밖에 대남정책으로는 3월에 있을 “핵 안보정상회의”(3월 26일~27일)에 대한 반발로 강경성 수위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역사적으로 공동사설에서 지적해오던 “조선반도의 비핵화 실현”이라는 문구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데서도 나타난다.

이번 공동사설에서 핵은 또한 김정일의 유산이라고 정의하고 있다는 점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될 대목이다. 특히 비핵화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던 점만을 보더라도 김정일 사망으로 중단된 북미대화를 적극적으로 전개할 의사가 없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수 있는 것은 현재 북한이 생각하고 있는 것은 김정은 체제로서는 미국에 대한 기대효과가 매력적이지 않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의 오바마 정권은 말기이기 때문에 새로운 교섭은 다음 정권에서 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남한과의 관계개선도 금년은 크게 기대하지 않을 것으로 해석된다. 그것은 남한에서 금년에 치러 질 총선과 대선에 직간접적으로 간섭할 의사를 내비친 것에도 잘 나타나있다.

끝으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이 또 하나 있다. 바로 북한의 대외정책 기조가 바뀐 것에 주목해야한다는 점이다. 일찍이 냉전시기에 공산권국가들이 건재해 있을 때 북한의 대외정책이념은 자주, 친선, 평화였었다. 그러던 것이 89년부터 자주, 평화, 친선으로 우선순위가 바뀌었고 금년에는 다시 자주, 친선, 평화로 변화하고 있다. 여기서 자주라 함은 북한자신의 자주권을 말하고 친선은 같은 이념을 가진 사회주의국가, 평화는 제국주의를 상징한다. 여기서 평화의 개념이 뒤로 밀린 것은 앞으로 북한이 이념적 외교로 선회할 것임을 의미한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북한에서의 개념의 변화는 모든 저작물의 해석권을 독점한 수령의 지시 없이는 어떤 것도 독자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상과 같은 변화는 북한의 정책이 이념적 외교로 선회하고 있는 변화라는 점을 분명히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89년 동유럽에서 탈사회주의 현상이 연이어 나타날 때 “동유럽의 바람이 평양에도 불까”라며 기대해 본적이 있었다. 또한 사회주의 거두인 소연방이 붕괴되고, 김일성이 사망되었을 때에도, 그리고 유례없는 북한인민의 “고난의 행군”으로 많은 아사가 발생할 때, 3년 전 김정일이 심장병으로 쓰러졌을 때도 “북한 붕괴론”은 우리사회에서 끊이질 않고 대두되어 왔다. 심지어 김정일만 죽으면 북한에 반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고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가 기대했던 어떤 경우에도 특별한 사항은 일어나지 않았고 결국 그것들은 우리들의 희망사항이고 기대일 뿐, 현실적인 변화는 없었다. 이러한 과거들은 ‘북한의 김정일 3대 유산’ 은 우리들에게 북한의 진정한 본질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며 그들의 공격에 대응할 만반의 준비를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위기는 동시에 기회이다. 지금이야말로 그 어떤 강경도발에도 심사숙고하여 흔들림 없이 차분히 준비해야 할 시기인 것이다.


통일비전연구회 소속 최경희(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최경희  ckhu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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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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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phzibah 2012-02-10 17:15:27

    지금이야말로 그 어떤 강경도발에도 심사숙고하여 흔들림 없이 차분히 준비해야 할 시기인 것이다.

    누가 무엇을 어떻게 차분히 준비해야하는 것인지요?

    특히 교회와 일반대중이 차분히 준비해야하는 것은 무엇인지요?   삭제

    • 이정임 2012-01-10 14:48:17

      예리하고 정확한 분석입니다. 감사합니다.   삭제

      • 박문규 2012-01-08 09:54:55

        아주 좋은 글이고 많이 배웠습니다. 캘리포니아 인터내셔날 학장 박문규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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