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뉴스 북한
북한의 ‘인덕정치’는 당근형 채찍이다김정은, 인민을 정치의 주인으로 여길 수 있을까?


일찍이 김정일의 지도자적 자질을 부각시키기 위해 북한이 제시했던 ‘인덕정치’가 김정일 사후 김정은 시대의 개막과 더불어 다시 한 번 화두에 오르고 있다. 2010년 공동사설에서 처음 등장한 ‘민심’이라는 문구는 올해 공동사설에서 ‘인덕정치’, ‘광폭정치’ 와 함께 사용되고 있다.

아버지로부터 부여받은 권력을 가지고 젊은 나이에 우상숭배의 대상으로 등장한 김정은이 빈약한 권력토대를 강화하기 위해 자신과 김정일을 동일시하는 우상화와 함께 본격적인 민심잡기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김정일 사망 3일 후 평양시민들에게 서둘러 수산물(동태와 청어)을 공급한 것 또한 인덕정치를 앞세워 민심을 사기위한 전략 중 하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인민을 정치의 주인으로 여기고 인민에 대한 사랑과 믿음으로 모든 정치를 실시해 나간다’는 ‘인덕정치’가 새로운 김정은 시대의 민심을 잡기위한 미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논리에 따르면 ‘인덕정치’를 구현하는데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경제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의 수반이다. 그러나 공동사설과 김정은의 최근 행보를 보면 과연 현재의 북한에서 ‘인덕정치’의 실현이 가능할 것인지 의구심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새해첫날 김정은의 첫 행보는 경제부문이 아닌 ‘탱크사단’ 시찰이었다. ‘선군정치’가 있고서야 ‘인덕정치’, ‘광폭정치’가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이 북한의 논리이지만 지도자가 강성국가의 대문에 진입하는 역사적인 해의 첫날부터 군부시찰에 나선 것은 ‘인덕정치’ 실현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것이 누가 봐도 자명한 일이다. 공동사설에서 ‘경제’의 순위도 軍-黨의 후순위로 밀려나 있다.

문제는 김정은 체제가 안정되고 민심을 잡기 위해서는 경제문제 해결이 선결되어야만 할 상황임에도 올해 북한의 경제전망은 그리 밝지 못하다는 것이다. 우선 1998년부터 2011년 공동사설까지 빠짐없이 등장하던 ‘강성대국건설’의 목표가 2012년 공동사설에서 ‘강성국가건설’, “강성부흥전략”으로 바뀌는 등 목표가 추상화 되면서 슬그머니 하향조정 되고 있다는 것이다.

‘‘강성부흥’, ‘강성국가’의 추상적인 목표와 함께 ‘지식경제형 강국’건설이 강조되는 점 또한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북한이 우리 식의 ‘지식 경제 강국’건설을 사회주의건설의 전략적 노선과 목표로 정한 것은 가망 없는 경제의 전반적인 양적성장을 포기하고 경제의 질적 성장을 연상케 하는 무형의 ‘지식 경제 강국’ 건설이 곧 ‘강성국가’, ‘강성부흥’이라는 이미지를 주민들에게 심어주어 무의식적으로라도 기대와 희망을 갖게 하려는 속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잘 드러내고 있는 대목이다.

‘인덕정치’ 실현의 가능성이 더욱 희박해지고 있는 부분은 또 있다. 올해 들어 북한이 ‘강성국가’ 건설의 주공전선으로 정한 경공업과 농업부문에서조차 구체적인 목표와 실현 방도를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은 2011년 공동사설에서는 “인민소비품생산의 현대화, 과학화, 경공업에 대한 전 사회적 국가적 관심, 경공업에 필요한 원료와 자재 자금을 제때에 원만히 보장, 8월 3일 인민소비품 생산운동을 독려” 하는 등 목표와 방도를 분명히 했었다. 그러나 2012년 공동사설에 와서는 “경공업부문에서는 현대적인 생산기지들이 커다란 은을 내게 하는데 최대의 힘을 집중”, “인민의 기호에 맞고 인민의 인정을 받는 질 좋은 경공업제품들이 더 많이 쏟아져 나오게 해야 한다”는 추상적인 목표를 제시한 것은 경공업 발전과 인민생활향상의 구체적인 방도가 없다는 표현이다.

또 석탄, 금속, 철도 등 인민경제 선행부문, 기초공업부문이 ‘함남의 불길’ 따라 새로운 100년 대 진군을 다그치기 위한 돌파구임을 지적하면서도 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긴장한 전력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해 경제추진동력의 부족함을 스스로 노출하고 있다.

특히 ‘함남의 불길’로 대표되는 주체비료(흥남비료)와 주체섬유(2.8비날론)에 대한 언급이 작년에 비해 구체적이지 않은 것은 화학공업에 기초한 경공업 발전정책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함남의 불길’이 타오르는 불길이 아니라 생명력을 잃고 사그라져 가는 불길임을 스스로 시사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북한으로서 올해 정치행사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김일성 생일 100주년을 성대하게 맞이하기 위한 준비사업 역시 평양시의 면모를 일신(만수대지구 살림집 건설, 도시경영사업, 원림 록화)하고 지방의 거리와 마을을 개명 하는데 그치고 있어 가시적인 경제적 성과 보다는 정치적 선전효과에 더 큰 기대를 하고 있다는 내심을 드러냈다.

그밖에 경제발전을 위한 방안으로 대중의 정신력 발양을 고취시키는 대중운동과 경쟁운동을 벌릴 것을 강조하는 것도 경제문제 해결의 자신감이 없다는 속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강성대국’에서 ‘강성국가’로 경제목표가 하향조정 되고 김정일 사망이라는 변수가 생긴 작금의 북한상황은 3차 7개년 계획의 목표를 완충기(1993년) 목표로 하향조정 했던 시기와 김일성의 사망(1994년) 이후 ‘고난의 행군’으로 불리는 최악의 식량난과 경제난을 겪었던 시기와 매우 흡사하다.

추락하는 경제와 인민생활의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북한이 주장하는 ‘인덕정치’는 본질에 있어서 민심을 달래는 달콤한 당근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당근으로 만든 채찍인 것이다.


김명성 통일비전연구회 사무국장

 

김명성  @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