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이야기라면 스크린을 통해 볼 이유가 있을까?

▲ 이경규가 3번째로 선보이는 영화 '전국노래자랑'
▲ 이경규가 3번째로 선보이는 영화 '전국노래자랑'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TV를 통해 방송된 ‘전국 노래자랑’은 전 국민의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높은 인지도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대한민국 최초의 오디션 프로그램이라고 불릴 정도로 스타들도 많이 배출해, 장윤정, 조영구, 박상철, 별 등 전국노래자랑을 거친 스타들도 많다.

제작자 이경규가 성공시킨 ‘복면달호’도 노래를 통해 사람들에게 감동적인 스토리를 전달했다는 점을 상기하면 그만큼 출연자들의 노래에 스토리와 감동이 함께 있는 ‘전국노래자랑’은 매력적인 소재가 분명했다. 허나 23일 공개된 영화 ‘전국노래자랑’은 생각보다 힘이 빠진 영화라는 느낌이다.

▲ 너무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탓일까? 심심한 스토리가 아쉽다
▲ 너무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탓일까? 심심한 스토리가 아쉽다
영화는 평범한 출연자들의 빛나는 하루라는 주제가 무색하게 출연자들의 모습을 다소 심심하게 풀어놓는다. 제작자 이경규가 “억지로 감동을 주려고 하지 말고 억지로 울리지도 말라고 했다”라고 밝혔지만 영화는 시종일관 주요 인물들의 행적을 따라갈 뿐이다. 중간 중간 웃음이 터져 나오는 장면도 있으나 스토리에서 오는 감동은 크지 않고 마지막까지 카메라는 인물들을 가만히 바라보며 비출 뿐이다. 너무 웃기기만 하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을까? 영화 내내 한 호흡만 더 나아가면 웃음이 터지는 장면을 애써 잘라낸 흔적마저 엿보인다. 오히려 일부러 웃음의 포인트들을 다 끊어낸 것 같은 생각도 든다.

영화 ‘전국노래자랑’은 관객들이 영화에 기대하는 바를 조금 오해한 듯하다. 사람들의 행동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 극장에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떤 사람은 화끈한 액션을 보며 답답한 속을 풀어내고 싶을 것이고, 또 어떤 이는 가슴이 아플 만큼 슬픈 영화를 보며 펑펑 울며 우울한 감정을 털어내고 싶을 것이다. ‘전국노래자랑’에는 관객들을 만족시키는 포인트가 부족하다. 실컷 웃을 수도 실컷 울 수도 없는 영화가 만들어져 버렸다.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볼 것이라면 매주 TV를 틀기만 해도 나오는 ‘전국노래자랑’을 보기 위해 굳이 극장에 찾아갈 이유가 있을까?

▲ 좋은 소재, 좋은 배우를 갖춘 영화 '전국노래자랑'
▲ 좋은 소재, 좋은 배우를 갖춘 영화 '전국노래자랑'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하다. 이미 '2000만 배우'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해운대, 광해 등 대작 영화를 비롯해 다양한 영화에서 연기력과 매력을 뽐내온 김인권의 연기는 자연스럽고 류현경과의 호흡도 실제 부부를 보는 것처럼 편안하다. 유연석과 이초희의 커플연기는 다소 답답한 감이 있지만 풋풋한 만남의 첫 모습을 보는 것 같아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한다. 김수미, 오광록 등 중견배우들의 캐릭터도 잘 살아있다. 좋은 소재에 좋은 연기까지 갖춘 영화 ‘전국노래자랑’ 조금만 더 영화의 중심 소재를 단단하게 했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하루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빛나는 하루를 그려낼 수 없었을까?

한줄 평: 이경규가 만든 영화라고 꼭 웃겨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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