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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진실’, 그것은 ‘회복의 기회’의 다른 말이다영화 ‘아유레디’ 시사회를 보고

어떤 문제를 피하거나 정면으로 맞닥뜨린다는 뜻의 직면(直面). 이것은 포비아(Phobia: 실제보다 대상이나 상황을 지나치게 비합리적으로 두려워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정신질환의 일종) 치료법의 하나로 정신의학계에서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포비아를 피하지 않고 대면하게 함으로써 그 허상을 직접 경험케 하는 것이다. 언뜻 굉장한 뚝심을 필요로 하는 것 같지만 그만큼 탁월한 치료책도 없다. 직면으로 해결되는 게 어디 포비아뿐이랴.

9일 저녁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아유레디’ 시사회는 ‘불편한 진실’에 대한 직면 그 자체였다. 이 자리에는 탈렌트, 선교사, 목회자, 교수, 기자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즐거운 관람 시간이 되길 바란다’는 사회자의 인사가 끝나기 무섭게 화면은 천안함․연평도 사태, 북한의 세습 등 무거운 뉴스 화면으로 관람객들을 안내했다.

   
▲ 9일 저녁 '아유레디' 시사회 참석자들이 영화 관람을 위해 코엑스 메가박스에 모여 있다. ⓒ유코리아뉴스

북한의 3대 세습에 대한 비판과 함께 영화는 북한에 불어닥친 경제위기와 식량난, 그로 인한 아사자 속출을 두만강변에 널브러진 끔찍한 시신들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영화 속 한 인터뷰이의 말대로 ‘전쟁보다 더한 재앙’이 북한을 휩쓸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그래도 몇 번씩 뉴스를 통해 접했기에 별로 특별하거나 이상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영화는 한국교회의 아킬레스건 ‘신사참배’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다. 1938 9월 ‘한국 교회’로 상징되는 장로교 총회는 신사참배를 공식 결의했다. 우상숭배가 아닌 국민의례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영화는 신사참배를 기념하며 자랑스럽게 찍은 목사들의 사진, 설교를 통해 조선의 청년들을 강제징용으로 종군위안부로 내몰았던 사건들, 해방 이후에도 신사참배 회개는커녕 여전히 교권의 실세를 차지해온 ‘교회 지도자들’, 심지어 6.25 전쟁 와중에도 나라와 민족에 대한 걱정보다는 교회 내부 분열을 일삼았던 사건들을 생생한 사진과 함께 고발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한기총 해체, 소망교회 내부 싸움, 여의도순복음교회 사태까지도 영화는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마치 ‘추적60분’이나 ‘뉴스타파’ 등의 고발 프로그램을 보는 것 같다.

한 목회자는 이런 한국교회를 향해 “우리는 지금도 매일매일 신사참배를 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리고 있고, 또 다른 목회자는 “한국교회가 이런 모습으로 어떻게 북한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인가?”라고 탄식하고 있다. 그야말로 영화는 한국교회의 쌩얼, 민낯을 숨김없이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극장에 오는 사람들의 마음은 가볍고 유쾌하기 마련인데 신나야 할 극장에서 1시간 30분 내내 마음은 불편했다. 편안한 극장의 좌석이 그야말로 좌불안석이었다. 환한 표정으로 극장에 들어왔던 사람들도 나갈 땐 어둑한 얼굴인 걸로 봐서는 별반 다르지 않은 심정 같았다. 통일한국의 소명, 세계선교의 사명, 한국사회의 최후 보루…. 한국교회에 대해, 말뿐이었다. 그것도 공허한 수식어. 실제로는 통일, 선교, 희망의 반대로 가고 있는 교회인데 말이다. 물론 이것은 일부 교회나 지도자의 이야기일 뿐 80%의 한국 교회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20%의 문제가 한국교회의 대표격이라면 남 이야기가 될 수 없는 것이다. 그 문제는 곧 나의 문제가 되는 것이다.

영화 시작 전 허원 감독은 관람객 앞에서 이런 말을 했다. “4년 전 새벽에 하나님께서 내게 보여주셨던 걸 이제야 작품으로 만들게 됐다. 많은 사람들이 북한을 위해 기도하는데 그들이 준비됐는지 하나님께 물어봤다. 그때 하나님께서 ‘서로 사랑하라’고 하셨다. 그 서로 사랑은 남한과 북한이 서로 사랑하는 게 아니라 남한의 우리끼리 먼저 사랑하라는 거였다. 그것이 가장 큰 통일 준비라고 하셨다.”

가까이에 있는 사람도 품지 못하면서 38선 너머에 있는 북한 사람들을 품는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위선이다.

   
▲ 영화 '아유레디' 포스터

똑같은 메가박스에서 며칠 전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를 상영 중단해버리는 사건이 지금도 일파만파 논란을 키우고 있다. 보수단체의 반발을 우려했다는 게 메가박스 측의 설명이었다. 그런데 ‘아유레디’도 만만치 않다. 영화에서 실명 비판하고 있는 한기총, 소망교회, 여의도순복음교회의 회원들이나 교인들이 얼마든지 메가박스를 협박해 시사회 자체를 막을 수도 있는 그런 불편한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영화에는 인터뷰이가 35명 가량 등장한다. 솔직히 이들의 인터뷰가 영화의 시나리오를 거반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하나같이 틀린 말이 없다. 더군다나 평소 한국교회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진 사람들이란 점에서 이들의 목소리는 흘려버려서는 안될 내용들이다.

예수님으로부터 비판받았던 사람들은 비기독교인들이 아니었다. 신앙이 있다고 하면서 신앙과 반대되는 행동을 하는 위선자들, 그들을 예수님은 적나라하게 비판했고, 심지어 싸우기까지 했다. 예수님의 죽음 배경엔 이들 위선자들, 그러니까 당시 유대종교 지도자들이 있었다. 예수님의 비판의 화살은 그들의 양심을 마구마구 찔렀던 것이다. 그 직면 속에서 그들은 회개를 선택하는 대신 위선을 따랐다. 진실은 죽고 거짓이 살았다.

‘아유레디’는 몹시 불편한 영화다. 하지만 직면해야 할 현실이고 진실이다. 그 직면을 통해 회개와 회복으로 나아갈 것인가, 아니면 위선을 고집하며 멸망으로 주저앉을 것인가. 통일한국이라는 가나안땅 앞에서 ‘아유레디’는 양자택일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교회를 향해, 나를 향해.

김성원 기자  op_kim@ukore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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